국악과 록이라는 가까이 하기 너무 먼 장르의 음악을 소화해 내기
위한 저자의 실험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나 해금이라는
악기가 가진 특성상 자신이 원하는 음을 발견하고 찾아내기 위해
얼마나 전력을 다했을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두 줄 뿐인 악기,
줄을 만지는 손가락과 두 개의 줄 사이에 끼워진 활로 소리를 내는
단순한 구조의 악기인 해금으로 무군무진하고 독특한 소리를 내는
저자의 모습은 경이롭기도 하다. 전통과 미래라는 아득한 세계를
걸어 나오는 소리들은 격정과 절제를 가진다. 격렬하게 몰아치기도
하며 깊고 잔잔하고 폐부를 스며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