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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 한 권으로 끝내기
김새미 지음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튀빙겐으로의 유학을 준비하던 그 시절, 정말 아무도 없는 광야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을 발견하고
영국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나에게 이 책은 너무도 반가운 책이다. 그당시 대사관을 들락거리며
제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유학을 위한 준비를 해야만 했었는데 한 권으로 유학의 처음부터 끝을
가능케 하는 이 책은 그야말로 '유레카'이다.
그때도 그랬다. 어느 대학으로 가고 싶은지가 아니라 내가 공부하고 싶은 학문이 어느 대학에 개설 되어
있으며 어떤 교수진이 있는가가 중요한 선결과제였다. 그런데 정보가 제한적이다 보니(지금처럼 구글링
하나면 거의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시대가 정말 좋기도 무섭기도 하다) 유학을 다녀오신 교수님들이나
대사관 직원 혹은 독일문화원 직원을 통해 얻어내는 정보가 대부분이었던 시절이다. 내가 가고자 했던
튀빙겐의 정식명칭은 에버하르트 카를스 튀빙겐 대학교(Eberhard Karls University, Tubingen)로 1477년에
설립된 신학과 철학으로 유명한 학교였다.
책을 읽어 나가면서 예전에 벽에 부딪쳤던 몇 가지가 생각났다. 예전엔 입학정원제(NC, Numerus
Clausus)어서 말 그대로 성적 순으로 자르는 방식만 있었는데 요즘은 몇개 학과를 제외하고는 NC가 없는
학과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성적순이 아니다 보니 외국학생들의 유입 가능성이 조금 더 많아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외국어로서의 독일어 시험인 Test Deutsch als Fremdsprache(Test DaF)는
당시 독일 유학을 준비하던 이들에겐 지옥과도 같은 관문이었다. 점수를 따기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시험 횟수가 너무 적어 한번 실패하면 육개월을 기다려서 시험을 봐야 했던것 같다. 독일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도 종로와 강남에 있었던것 같은데 그나마도 유학을 위한 학원이 아니라
생활 독일어를 가르치는 곳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거의 매일 독일 문화원에 모였었다.
이 책은 처음부터 자세하게 그리고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그만큼 첫번째부터 핵심을 이야기
한다. '왜 꼭 독일이어야 하는가'는 정말 중요한 문제이다. 독일을 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다. 어떤 학문을 공부하고 싶은지와 누구에게 배우고 싶은지도 중요하다. 선택지는 많이 있다.
그 많은 선택지 중에서 꼭 독일이어야 하는 이유를 말할 수 없다면 오히려 조금 더 쉬운 곳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때와는 다르게 요즘 유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말을 그 이유로 든다. '10명이 유학을
준비해서 6명이 독일어 수준을 맞추지 못하여 고국으로 돌아가고 4명이 대학에 입학한다. 4명 중 2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그중 한명이 대학 졸업과 동시에 독일 내 직장을 찾는다.' 결코 과장되거나 부풀린 말이
아니다. 그만큼 어렵다. 먼저 언어의 습득이 생각처럼 수월하지 않다. 정말 열심히 노력해도 한계를
느끼게 되고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 있는 이들에게 발급되는 C1을 가졌어도 토론이나
발표에서 벽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다른 언어에 비해 숙련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기도 하다.
모든 유학이 그렇겠지만 결국 언어가 관건인데 특히나 독일어는 더 어렵다.(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
저자의 친절함에 감사한다. 실전편에 실려 있는 사진들은 이 책 한권으로 독일 유학을 끝낼 수 있음을
완벽하게 재현해 낸다. 사진과 내용에 적혀있는 대로 진행하면 별다른 어려움을 가지지 않을 만큼
상세하고 정확하다. 유학을 준비할 당시 함께 공부하던 지인에게 이 책을 보여 줬더니 첫마디가 "진작
좀 나오지"였을 정도로 내용도 실하다. 그러면서 우리는 '다시 해볼까'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