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로이탈
서경희 지음 / 문학정원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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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청소년. 요즘 우리가 너무도 자주 접하는 단어이다. 주인공

정국은 우리가 흔히 그렇게 부르는 '비행 청소년'이고 세상과

위선에 대항하는 방법으로 '폭력'을 선택한다. 또 다른 주인공인

'가을'은 게이라는 의심과 폭력적인 따돌림과 눈총을 받지만

언제나 당당하게 맞서지만 폭력은 사용하지 않는다. 작가는 두

청소년의 시선으로 세상에 맞서 이렇게 말한다. '소년들에게는

그저 자기 얼굴을 제대로 바라봐줄 단 한 사람이 필요했다'


정국과 가을의 게이라는 소문의 출처가 밝혀지면서 우리는 소위

어른들의 '위선'의 민낯을 마주한다. 거짓된 말 한마디가 주는

파문은 거대한 해일이 되어 덮치고 사실 아이들은 무방비 상태가

된다. 세상은 자신들이 보고 듣고 생각하는대로 믿는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만 받아 들이기에 여기엔 진실도 거짓도 없다. 다만

'이기심'만 존재한다. 공간이 좁으면 좁을수록 그 강도는 더욱

강력하다 못해 당사자들은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린다.


정국의 독백과도 같은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을 잡아 끌었다.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바보같은 질문이다.

어떻게 살고 싶냐고 묻는게 맞지 않을까'. 어쩌면 아이들은 삶이

무엇인지 우리보다 더 깊이 고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이 드러나지 않고 표현되지 않아 우리가 모르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약 우리가 그 아이들의 얼굴을 제대로 한번

보게 된다면 그것이 출발이 될지도 모른다. 관심과 사랑이라는

커다란 움직임의 작은 시작이 '시선'이다. 그리고 그 시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경로를 이탈하셨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를 가끔 무시해도 괜찮은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 너무 획일화되고 성공일변도의 세상이

아닌 이것저것 도전해 보고 실패도 해봐도 넉넉하게 기다려 줄

아량을 갖춘 그런 세상을 꿈꿔 보며 비행(非行)청소년이 아닌

비행(飛行) 청소년이 많아지길 소망해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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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다웠던 인생의 한 페이지 -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는가?
류쉬안 외 지음, 하진이 옮김 / 굿북마인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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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부터 강렬하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우리는

얼마나 진솔해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 따라온다. 이어서 저자는

우리에게 '인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나다움이 무엇일까. 나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다.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닌 스스로 선택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며 자기를 지키며

세상앞에 당당해지는 것이며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세상이 제시하는 수 많은 법칙과 방법이 아닌 스스로의 방법과

규칙을 가지고 자신을 정화하고 정제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5명의 인물들은 그렇게 살았고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선택의 연속 속에 산다. 그리고 그 선택은 반드시 책임을

가져온다. 무엇을 선택하였느냐는 때론 삶의 가치를 뒤 흔들기도

한다. 이것을 위해 다른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에 선택은 어떤

의미에서 포기이다. 때문에 그 선택엔 희생이 따른다.


'나는 이제야 진정한 내면의 평화는 내가 선택하고, 그 선택을

위해 대가와 희생을 치렀을 때 비로소 얻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문장은 동안의 삶을 돌아 보게 한다. 무엇을 위해 살았고 무엇을

위해 애썼으며 무엇을 향해 가는지에 대한 진솔한 질문이 앞선다.

누구나 안다. 선택에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다만 그 책임을 지느냐

마느냐는 오롯이 본인에게 닿려 있다. 그 선택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다.


이 책이 끊임없이 요구하는 한 가지가 있다. '변화'디. 저자들은

변해야 한다고 변해야 산다고 말한다. 여기서 변화는 타인에 의한

변화가 아닌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한 변화를 의미한다. 우리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선물"이기에 우리는 이 소중한 삶을 위해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며 나아가야 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고 자신감을 펼쳐야 한다는 진리는 언제나

동일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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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단둘이 나주 여행
정서연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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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걸었던 거리를 걷는다. 낯선 여행자의 시선이 아닌 익숙하고

정겨운 고향의 그 길을 엄마와 딸의 걸으며 삶의 터전이자 일상이었던

그곳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프롤로그에 자신의

고향 나주를 이렇게 표현한다. '나주, 마음속 깊이 간직한 그립고 정든

나의 고향이다.'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모든 삶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저자도

그런것 같다. 시선이 바뀌면 대상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바라보는 면이

달라지기에 우리의 시선이 무엇을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없이 가보았던 알려진 곳부터 전혀 낯설고 새로운 장소는 묘한

이질감과 동질감을 동시에 가져 온다. 내 마음의 고향인 강릉이 그렇다.

신도시가 형성된 그곳은 마치 다른 곳인듯 하나 구 도심은 여전히 옛

기억을 가지고 있어 추억과 공존한다. 저자의 고향 나주도 그렇다.

저자는 이것을 새로운 감촉과 따뜻함으로 표현한다. '구도심의 남산은

지극히 평범하고 너무도 소박하다'


석관정 나루터에서 느끼는 '흐르는 강물처럼'의 기억은 여유로룸과

자유로움을 동시에 느끼게 하지만 역시나 인공미가 주는 답답함은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저자는 이곳에서 평안함을 느꼈다. 음식에

지명이 붙은 몇 안되는 음식인 나주곰탕을 좋아한다. 덕분에 나주에

갔을 때 일부러 몇 군데 집을 다녀 보았고 입맛에 맞는 한 집을 발견하여

머무는 내내 식사를 했다. 우연히 가 보았던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나주교회는 고고함이라는 단어가 생각 났고 신숙주의 생가나 이순신

장군을 도왔던 나대용의 생가는 보존과 전승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기억이다. 참고로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가져와서 만든 지

명이다.


이 책에는 저자의 진심이 담겨 있다 단지 출판을 위한 책이 아니라

자신이 사랑하고 살아왔던 곳에 대한 애정이 문장 하나 사진 한장에서

절절히 느껴진다. 사람이 감출 수 없는 감정 중 하나인 사랑이다.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나주'를 정말 사랑한다. 더불어 사랑하는

'엄마'와의 여행이라 더욱 그렇다. 여행은 자신을 돌아보는 좋은

기회가 된다. 자신을 발견하고 타인을 느끼며 그리고 함께가 되어 가는

과정이 여행이다. 우리의 삶이 긴 여행의 일부인 것도 그래서이다.

그리고 우리는 여전히 그 길 위에 서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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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곁
박지현 지음 / 별빛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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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보면 불현듯 오래된 지인과 함께 이야기하며 산책을 하는 느낌이 드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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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의 곁
박지현 지음 / 별빛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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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노라면 친한 지인과 숲 길을 걸으며 이야기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걸음이 걸음을 인도하고 그 안에 말들이 뒤엉키며 홀연히

시간과 호흡하는 그런 시간이다. 저자는 셀수 없는 걸음으로 이

숲을 오가며 자신만의 나무들을 심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흥미롭게

산책을 '산 책'으로 표현하고 '책 속'이라는 독특한 해석을 내 놓으며

숲에서 오직 나만이 내딛을 수 있는 걸음은 얇은 감촉과 작은 바람

소리를 가졌다고 말하는데 비슷한 감정을 가져본 내 마음에 쏙 들어

온다.


바다의 색은 하늘과 관계 있다고 한다. 태양의 강렬함이 더욱 빛을

발하는 짙푸른 바다도 좋지만 잔뜩 흐린 날의 하늘과 같은 잿빛

바다는 바다의 속울음을 드러내듯 강한 여운을 남긴다. 저자는

눈부시지 않는 검푸른 풍경이 마음의 눈을 깊이 뜨게 하고 새들의

날개짓을 더 희어 보이게 한다고 말한다. 마치 절망 속에서 피어

오르는 희망의 끈 처럼 잿빛 바다는 묘한 희망을 보여준다.


아침 풍경을 채워 가기 위해 더 일찍 눈을 뜨고 더 길게 걷다 보니

어느새 의젓한 꿈의 나무가 되어 간다. 그렇게 나무가 되어 가는 나는

어느덧 아름을 두른다. 그리고 그곳은 누군가의 의지며 생명이며

자그마한 쉼이 된다. 그렇게 나무가 나이가 들면 켜켜이 시간이 쌓이듯

나의 삶에도 그런 시간의 편린과 흐름들이 모여 하나의 삶이 되어 간다.


고요히 움직이는 그저 풀잎 사이를 스쳐가는 바람 소리처럼 무심할 수

있는 시공간에 몸을 던져 기어코 획득한 유심한 아름다움의 산책길은

삶의 위안이며 희망이다. 함께 함에서 누려지는 삶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홀로인 우리는 스스로 서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달빛 아래서도

숨어 지내는 들고양이처럼 잔뜩 커져 있는 눈동자.부풀어 오른 콧등,

파도 같은 입꼬리 같은 그런 치켜세움도 긴긴 겨울 동안 단 한번의

움직임도 허락하지 않는 동물의 진중함도 배워야 한다. 그렇게 우리는

혼자가 되어 간다. 스치듯 가볍게 혼자인 삶을 꿈꿔 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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