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윤동주의
십자가의 한 구절이다. 여기에서 시인은 자신의 삶을 예수에 투영시킨다. 조국의
상황과 현실 앞에서 절망하고 아파하는 자신과 죽기위해 와서 죽음을 받아 들여야하는
예수를 '괴로웠던 사나이'라 묘사한다. 그 아픔을 알기에 그 고통과 괴로움을 알기에
현실 속 자신과 조국의암담한 현실 앞에서 시인은 예수를 떠올린다. 그러나 그 죽음
뒤에 올 것을 알기에 행복한 예수와, 조국의 현실이 지금 비록 암담하지만 마침내갖게
될 조국의 해방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행복한 예수를 부른다. 죽음 앞에서 조차 초연했고
마침내 죽음을 이긴 예수의 모습 속에 자신을 대비시킨다. 그렇게 십자가에 달려 죽은
예수처럼 자신에게도 그 십자가가 허락 된다면 그렇게 해서라도 조국의 해방과 독립을
얻을 수 있다면 그 길을 걷겠다고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흘리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예수는 죽음을 맞이했고 시인도 죽음을 맞이한다. 몇 번이고 읽었다.
읽는 내내 절절함이 묻어난다. 시어 하나하나가 시인의 염원과 열망이 담겨있다. 그
간절함이 뿌려진 피 마냥 시 속에 녹아 있다. 어떤시에서는 한참을 머물렀다. 그리고
책 장을 덮으며 그토록 열망하던 해방을 보지 못하게 데려간 하늘이 원망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