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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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희를 보며 그녀는 입사 초기의 자기 모습을 떠올렸다. 회사 사람들에게 애써 최선을 다하려했던 자신의 모습을, 그뒤의 낙담을.”



여성에 관한 소설을 읽은지 오래된 것 같다, 의식적으로 피하기도 했고. 직장에서, 사회에서, 가족에게서 여성이 느낀 많은 실망감과 부조리함 그리고 정점을 찍었던 [답신]이란 단편.
사회적으로 많이 일어나는 가스라이팅. 가정폭력의 시작,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이렇게 시작하는지. 그걸 옆에서 지켜봤을 ‘나’의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고통스러웠다.


그 뒤에 이어 나오는
[파종] [이모에게]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가족을 잃은 상실감과 상처로 서로 멀어지는 모녀, 가족을 위해 희생했지만 돌아오는건 매정함과 부당함, 식모살이를 통해 누구보다 그들의 삶은 이해하지만 매정하게 대하는 딸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는 엄마.

<밝은 밤>의 감동과 여운이 너무 컸나, 그래서 기대가 너무 컸나. 현실과 너무 맞붙어서 더 답답했던 여성들에 관한 단편집, 부담스런 요리를 먹은 후 소화가 안 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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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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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단단함이 보이는 단편들. 여성들에 관한 내용이지만 전혀 의식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 읽기 편했으며 뻔하지 않아서 좋았다. 앞으로의 작품들도 응원합니다. 신간 구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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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최선
문진영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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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홍수보다는 말의 빈곤이, 그보다는 침묵이 언제나 나았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 침묵했고 그 침묵에 만족했다. 그리고 결국에는, 서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게 되었다.”




너무 좋았다! 진짜, 이렇게 좋을 수가.

생각해보니 9편의 단편 모두 화자가 여성인데 여성인걸 인식하지 못하고 읽었다. 보통 여성이 주인공이
되면 대부분 사회적 부조리, 성차별 등 읽기 불편하거나 뻔하거나 혹은 페미니즘인 듯한 느낌을 받아서 싫었는데 이 작품은 그런게 없다…!


이 작품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특히 제목인 ’최소한의 최선‘ 어쩜 이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뭔가 슬프면서도 예의바르고 가장 멋진 최선이 아닌가!

모든 단편이 다 좋았는데 꼭 꼽으라고 한다면 [변산에서] [너무 늦지 않은 어떤 때] [한낮의 빛] 이렇게 꼽겠다.
사실 모든 단편이 뻔하지 않고 불편하지 않고 단단했다. 그냥 내 마음에 더 와닿아서 세 편을 골랐다.


신선하다. 너무 편하게 읽었다.
읽고나서 여운이… 오늘 하루 정말 슬펐는데 다 읽고 덮으니 그 슬픔도 뭉글뭉글해진다.
전혀 다른 내용인데도 위로 받은 느낌. 단단한 내용들에 어떤 든든함(?)을 얻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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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가 날 짓눌렀다. 그것은 사방이 조용해서 생긴 고요가 아니었다. 내 자신의 고요였다.”




아이들이 자고 있는 집에서, 주방에서, 오븐에 머리를 집어넣어 가스 자살로 사망했다는 저자의 충격적인 내용을 어느 책에서 읽고 그녀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영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단편소설가.
내가 시를 읽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듯 하여 자전적 소설이라는 작품 <벨 자>를 구매하게 되었다.



19살의 에스더 그린우드는 유명 잡지사의 공모전에 당선되 한 달간 뉴역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녀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메마르고 어두운 대도시를 경험했던 것 같다.

사실 작품 속 그녀의 우울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에스더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추락했고 스스로를 놓아버렸다.
내가 겪었던 사회의 부조리함과 주위 사람들의 냉대와 냉정함을 에스더는 이겨내지 못 한 것 같았다. 그녀가 회복하지 못 할 정도로 차가웠겠지…
우울이 이렇게나 무서운 것이라 다시 느꼈다.



저자가 죽기 몇 주 전 가명으로 써낸 소설이라 그런지 작품 속 주인공을 자꾸 저자로 대입하고 ‘소설’ 보다 ‘자전적’ 이라는 말에 집중하게 되어서, 그저 그녀가 무너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떤 것이 그녀를 회복시켰을지를 찾아보고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저자는 무너졌고 그 어떤 것도 그녀를 지탱하고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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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만화선 8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Jc 드브니 각색, PMGL 만화 / 비채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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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남편과 아들 그리고 평범한 전업주부인 주인공 여성. 대학시절 겪었던 불면증의 증상이 아니라 ‘잠’을 자지 못하는데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날이 지속되는 경험을 하는 주인공.

잠을 한 숨도 자지 않지만 평소 집중되지 않던 독서를 밤 시간 동안 집중할 수 있었고 식욕은 폭발적으로 늘고 심지어 얼굴까지 좋아보인다.



하루의 1/3을 수면으로 채우는 우리 삶에 잠을 자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지 않아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으니 모두가 자는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인 것이다.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어도 집중력은 유지되고 그렇게 하루 8시간의 독서 시간이 제공된다면 묵혀뒀던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겠다.


그렇지만 현실은… 어제 밤 잠을 많이 설쳐서 책을 읽는 이 시간이 너무 피곤하다. 카페인을 쏟아부어도 조용한 집에서 독서하기란 정말, 수면과의 전쟁이랄까.


해당 작품의 마무리가 진짜 이렇게 끝나는 건지, 다소 허무하지만 누구나 꿈꾸던 환상인데 주인공이 책까지 읽어줘서 내 로망(?)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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