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가 날 짓눌렀다. 그것은 사방이 조용해서 생긴 고요가 아니었다. 내 자신의 고요였다.”




아이들이 자고 있는 집에서, 주방에서, 오븐에 머리를 집어넣어 가스 자살로 사망했다는 저자의 충격적인 내용을 어느 책에서 읽고 그녀가 궁금해졌다.

찾아보니 영국의 유명한 시인이자 단편소설가.
내가 시를 읽고 이해하기는 어려울 듯 하여 자전적 소설이라는 작품 <벨 자>를 구매하게 되었다.



19살의 에스더 그린우드는 유명 잡지사의 공모전에 당선되 한 달간 뉴역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되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그녀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메마르고 어두운 대도시를 경험했던 것 같다.

사실 작품 속 그녀의 우울이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에스더는 가파르게 떨어지고 추락했고 스스로를 놓아버렸다.
내가 겪었던 사회의 부조리함과 주위 사람들의 냉대와 냉정함을 에스더는 이겨내지 못 한 것 같았다. 그녀가 회복하지 못 할 정도로 차가웠겠지…
우울이 이렇게나 무서운 것이라 다시 느꼈다.



저자가 죽기 몇 주 전 가명으로 써낸 소설이라 그런지 작품 속 주인공을 자꾸 저자로 대입하고 ‘소설’ 보다 ‘자전적’ 이라는 말에 집중하게 되어서, 그저 그녀가 무너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어떤 것이 그녀를 회복시켰을지를 찾아보고 돌아보게 되었다. 그렇지만 결국 저자는 무너졌고 그 어떤 것도 그녀를 지탱하고 일으켜 세우지 못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