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거미 질 때 샌디에이고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운전하며 소형 디지털 녹음기에 구술한, 막연히 LA/운전 시들이라고 생각하는 작품들의 모음 - 정지돈 첫 번째 연작소설집
정지돈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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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총체적으로 돌이켜볼 때. 나는 언제나 그래왔듯, 본질적으로 초현실주의자입니다.˝


첫 챕터를 읽을 때 부터 ‘이게 소설이라고?’ 연신 작품의 소개글을 읽고 이게 진짜 소설인지 찾아보고 읽었다. 그러다 그냥 체념했다. 이 소설이 ‘모빌리티’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기에 이해하기를 포기했다. (ㅎㅎ)

소설 속 내용은 다양한 영화와 문학 작품을 소개하며 ‘움직임’의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에게 집중하기도 했다.

내가 지금 뭘 읽고 있는지 모르는 부분이 많았다는 것. 각 챕터가 끝날때마다 앞선 챕터와는 전혀 다른 부분으로 시작해서 연작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야했고 같은 등장인물이 나와서야 안심하고 읽었다.


가장 이해하기 쉬웠던 챕터는 <내부순환>. 사실 이마저도 그저 이해를 포기하고 읽었지만 그렇기에 내용을 알 수 있었던가…?ㅎㅎㅎ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힘은 중간 중간 ‘풉’하고 미소짓게 하는 작가의 유머러스. 몇 장면은 사진으로 소개해본다.



이 책을 읽는 분들에게 권하고 싶은 팁은. 이해를 하려 하지 마세요. 이 책은 작가의 생각의 흐름입니다. 왠지 얼마전 읽었던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떠오르는 작품이었다… 그냥, 제 리뷰는 이렇습니다.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다, 어려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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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는 게 뭐 어때서 - 씩씩한 실패를 넘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모험
김수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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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달았을 때 하고 싶은 거 다 하렴.‘


아나운서로 일한지 3년.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긴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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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전반전의 고군분투와 성공과 실패들을 적 고 보니, 결국 내가 책에 담은 것은 지난 선택들에 대한 변명이자 선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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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가슴 속에 품고있는 ’사직서‘를 제출하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할 날이 더 많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금의 직장을 그만두지 못한다. 경제적인 이유.

저자에겐 받아도 남지 않던 월급과 새벽 출근으로 잦아진 수면장애, 그리고 다 큰 나이에 이불에 저지른 실수. 그 당시 저자에겐 충격이었을 사건을 계기로 삶을 되돌아보고 사직서를 내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살아온 날들과 살아갈 날들을 돌아본다.



최근 육아 휴직이 끝나고 복귀한 회사에 적응하느라 하루하루 피곤한 하루를 살고 있다. 어린 두 아기들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어린이집에 붙들려 현재 삶을 적응중이다.
매일 퇴근하고 오면 아이들과 놀아줄 시간도 없이 밀린 집안일을 하느라 진땀을 뺀다. 그리고 하루 1시간의 독서, 어쩌면 그 시간도 못 가지고 정신없이 골아떨어진다.

최근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 남들도 다 이렇게 사는지 의문을 가진다. 아마 그렇겠지. 아이 가진 집안의 풍경이 우리 집안과 다를게 없겠지. 그러면서도 이렇게밖에 살 수 없는지, 아이들과 공유하는 시간은 턱없이 모자라고 내 시간은 생각도 못하는 나날을 보내는 와중에 이 책을 접했다.

나도 저자처럼 당장 사직서를 내고 아이들과 내 시간을 확보할 용기와 경제적 여유가 없으나 대리만족을 느꼈다고할까? 언젠가 나도 이렇게 하지 않을까, 막연히 생각하게 되었다.

시간이 벌써 자정을 넘었다. 내일 출근을 위해 얼른 잠자리에 들어야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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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in 상하이 도미노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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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에서의 재회를 기뻐하며,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는 세 여자들이었다. 공항에서 나온 세 여자는 해맑은 얼굴로 초봄의 상 하이 거리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이 장면이 새로운 도미노의 한 조각이며, 이미 여러 줄들이 쓰러 지기 시작한 줄은 모른 채.”


앞서 읽은 도미노의 새로운 시리즈 <도미노 in 상하이>이다. 온다 리쿠의 또 다른 ‘패닉 코미디’가 출간됬다. 새 시리즈 출간 기념으로 앞서 소개되었던 <도미노>와 같이 표지로 개정되었다.



중국의 대표 동물 판다. 전작인 <도미노>에 등장했던 간토생명의 직원들이 휴가차 상하이를 들린다. 또 다른 곳에서는 동물원을 탈출하기 위한 판다 ’강강‘의 탈출 소동, 세기의 보물 ‘박쥐’를 삼켜버린 도마뱀, 박쥐를 가지려는 범죄조직들. 이미 약간의 줄거리만 읽어도 다시 <도미노>의 좌충우돌이 느껴진다.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이 호텔 ‘청룡반점‘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박쥐를 소유를 둘러싼 이들의 운명은? 박쥐는 누구의 손에 들어갈 것인가!


전작과 다르지만 같은 맥락의 좌충우돌 코미디 액션 활극! 약 20년 만의 시리즈 출간으로 전편과는 사뭇 다른 느낌도 났지만 결국 저자의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작품.


지친 일상에 잠깐의 시원한 바람이 되어줄 <도민노 in 상하이> 과연 다음 작품이 나올지 궁금하다. 일본과 중국이 나왔으니 혹시 다음은 한국인지, 아니면 다른 개성 넘치는 국가가 될지도 궁금하다.
출근과 육아로 지친 와중, 잠깐의 웃을을 전해준 <도미노 in 상하이> 여러분에게 소소한 위로가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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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노 도미노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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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카가 가와조에 겐타로의 뒤통수를 향해 그렇게 말한 순간, 눈부신 섬광이 하늘을 갈랐다. 
그때, 세계가 색을 잃고 모든 것이 흑백으로 변했다. 그 흑백의 순간에 그때까지 의미 없이 제각기 흩어져 있던 뭔가가 딱 하는 소리와 함께 하나로 이어진 것 같았다.
그 순간, 흑백 화면으로 변한 역의 중앙광장에서 동시에 사람들이 갑자기 여러 생각을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이 순간, 그들을 강하게 연결시켰다.”



첫 장부터 겁을 먹게 만드는 28명 등장인물들의 이름과 한마디. 사실 나는 어느 책이든 등장인물 소개를 미리 읽지 않고 작품에 들어가서 소개되는 사람들이 나오면 그 때 처음으로 돌아가 찾아읽는다.

‘그런데 28명은 좀 심한거 아니야?’ 하고 생각하며 읽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사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초반에는 흐름을 타려고 좀 많이 집중했었지만 한 번 흐름을 타다보니 등장인물들의 개성도 눈에 보인다.

1억엔 짜리 계약서를 마감시간까지 본사에 전달해야하는 간토생명 직원들의 우여곡절, 또 다른 곳에선 아동 뮤지컬 <에미>의 오디션을 기다리는 아유카와 마리카가 설사약을 탄 음료수를 마시며 난항을 겪게 된다. 생애 처음 도쿄에 올라온 할아버지가 도쿄역에서 길을 잃고 도쿄역을 폭발시키려는 태러범들까지…



전혀 연관없는 사람들이 자기들의 이야기를 시작하더니 결국 제목의 ‘도미노’처럼 서로 만나게 되버렸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등장시켜놓고 부드러운 만남을 써버린 작가님, 정말 대단하다.

온다 리쿠의 책을 처음 접했을 때 작품이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 었다. 이 책을 읽었을 때의 충격, 아직도 잊을 수 없고 내용은 기억안나도 작가의 이름을 뚜렷히 기억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이후 <밤의 피크닉>은 왠일인지 읽다 포기했던 기억이…)

그런 미스터리 작품만 쓰는 줄 알았는데 10년도 더 전에 이런 좌충우돌 우당탕탕 작품을 썼다니… 작가님을 새롭게 보게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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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
에르난 디아스 지음, 강동혁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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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러스트’는 1920년대 미국 월 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앤드루 베벨에 대한 이야기에 관한 책이다. 정확히는 베벨에 대한 네 사람의 시선이 소설, 자서전, 회고록, 일기의 형식으로 표현되었다.

이 책을 아무 정보 없이 읽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내용인가?‘ 하고 황당했을 것 같다. 각 챕터마다 다른 형식으로 심지어 전혀 다른 분위기를 품고 있으며 측히 첫 번째 챕터에선 베벨을 벤저민으로 각색했기에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세 번째 부터 이게 뭔가 싶더니 머지먹 챕터에 팡!!! 소름… 와우!


제목은 ‘트러스트’는 신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며 대체 누구의 글을 믿어야 되는지에 관해 나온 제목이라 알았는데 금융적 용어에서도 다른 의미로 쓰인다고 한다.
월 스트리스를 배경으로 했기에 경제, 금융, 돈에 따라오는 권력 등의 우리가 익히 알고 불편해하는 문제들을 이야기 한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각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니 뭔가 옴니버스식의 드라마 한 편을 본 느낌.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연작 소설이라 한 껏 집중하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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