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정상입니다
하지현 지음 / 푸른숲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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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원 ‘생활기스 상담소‘ 강의록
<도시 심리학>이란 책으로 알게 된 정신과 전문의 하지현 교수님. 이 분이 굉장히 진보적인 곳, ‘벙커원’에서 강의를 하신다고 했다. ‘생활기스 상담소’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 강의가 모아져서 책으로 나왔다. 강의 들면서 ‘내 이야긴가?’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문자화되어 다시 한 번 보게 되니 더 좋다. 말로 들을 때와 또 다른 깨달음이 온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점은 내가 생활에서 느꼈던 버거움 들이 나만의 문제만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가끔 내 삶이 버거워 힘들어 하는 것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 심리적으로 ‘조금’ 힘들 때 이런 저런 사례들을 보면서 교수님이 ‘괜찮아, 다 그래. 그럴 수 있어. 심각한 일 아니야.’라고 토닥여주는 느낌이다.
내가 왜 무리 안에서 피곤한지에 대한 내용.
동양인들이 흔히 갖는 거리감, 어딘가 소속돼야 할 것 같긴 한데 소속되어 있으면 또 힘들고 기 빨리는 것 같고 나를 잃어버릴 것 같아. 왜냐하면 내가 약하거든. 그래서 강한 집단에 들어가면 그 집단에 휩쓸려가지고 내가 아닌 것 같고 뭔가 내가 막 소모 당한다는 느낌을 경험하게 돼요.(99)
뭔가 내가 우울할 때 ‘병인가?’라고 생각하며 함부로 상담을 하지 말라는 경고도 들어있다.
제가 그래서 섣부른 상담 같은 거 함부로 받지 말라 그러거든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어요. 이게 세무조사 같은 거예요.
상담하는 분은 ‘봐, 네가 이래서 그런 거야.’ 이렇게 얘기해요. ‘너의 트라우마는 이런 거야. 너의 문제는 이래서 이런 거야.’ 그럼 내일도 똑같은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저 오늘 하루 기분이 나쁜 것일 뿐이지도 모르는데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구나’라는 걸 증명하게 돼요. 본의 아니게.(112)
‘나는 왜 자꾸 투덜대지? 이 심리의 근원은 뭘까?’라고 항상 궁금해 했던 부분도 명쾌하게 설명해 주신다.
짜증이란 저강도 분노예요. 누가 톡 하고 건드리면 바로 팍 발산해버리고...누가 건드리기만 해봐! 하는 상태죠. 이렇게 자꾸 짜증이 나는 자신이 미우니까 화내고, 돌아서면 바로 후회하고 자책하고, 그러니 물이 확 끓어오르는 순간이 반복되는 거죠.(155)
내 식탐에 대한 부분
이게 우리가 갖는 중독의 기본 메커니즘입니다. 이분은 여기에서 먹는 것으로도 갔어요. 먹는 게 묘한 만족감을 주거든요. 일단 당 수치를 올라가니까 뇌가 화학적 만족을 얻어요. 그래서 새로운 악순환이 만들어집니다.(162)
강의를 들으면서도 많은 공감이 갔던 부분은 바로 여기다. 이 부분이 교수님과 내가 참 많이 닮아서 내가 오히려 교수님을 좀 불편하게 바라보는 구나..라고 느꼈던 부분이었다.

사람에 따라 최적의 거리라는 게 있어요. 사람마다 자기가 안전하다고 여기는 보이지 않는 거리가 있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은 거리가 좀 먼 게 좋고, 어떤 사람은 가급적 가까운 게 편안해요.
흔한 예가 말을 놓는 거예요. 성인이 된 다음에 사회에서 누굴 만나면 말 놓기가 쉽지 않죠? 그런데 어떤 사람은 한두 번 보면 바로 나이 물어본 다음에 “형이라고 불러도 돼요?”하고 소주병 따르면서 한 손으로 받으래요. 반대로 1-2년을 만나도 서로 존대하는 게 편한 사람도 있어요. 그렇다고 거리를 두겠다는 게 아니라 그게 예의이고 편안한 거죠. 지킬 건 지키면서 지내는 게.
열심히 이 강의를 들으며 느껴지는 교수님에 대한 뭔가 모르는 불편함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한 후 난 알았다. 하지현 박사님과 내가 좀 심리적 거리감 같은 게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을 말이다. 사람들과 말 잘 못 놓고(남편은 거의 컬쳐 쇼크. 남편 이후로 말 놓으면 더 친해지는 줄 오해하고 내 리듬 깨고 말 짧게 했다가 끊어진 인연도 꽤 됨. 그냥 나답게 살자는 교훈을 남긴 에피소드.) 무리 안에 완전히 끼지 못하고 좀 아웃사이더처럼 있는 게 편한 그런 사람. 아마도 나에게 있는 그런 면이 하지현 교수님에게 보일 때, 거울로 내 얼굴에 난 뾰루지를 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기가 빨린다는 분. 내 이야기인 줄 알았다. 어쩌면 엄마랑 내가 자주 싸우는 이유도 이거다. 내가 무슨 얘기만하면 체력 안 되는 엄마는 신경질만 낸다. 하지현 교수님의 말을 통해 내 입장을 밝힌다.
이런 분들에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 중 하나는 상대방이 당신에게 해줬으면 하는 방식대로 하지 말라는 겁니다. 지나치게 친절한 금자씨 같은 분들이 있어요. 남이 너한테 해주길 바라는 만큼 너도 남한테 해주면 돼. 이런 말 많이 하죠? 그걸 공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이 나한테 해주길 바라는 건 내 입장이고 상대방은 전혀 다른 거 원할 수도 있거든요. 그건 착각이에요.
강의를 들으며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은 위안을 얻었다. 현대 사회를 살면서 이 세상에 부딪히면서 나만 상처 받는 게 아니구나.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상처를 받으며 ‘생활 기스‘를 얻고, 혹시 이 흠이 병원에 가서 약을 발라야 낳는 것인지 나처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세상에서 살아내느라 지치고 힘들어서 무기력해지거나 혹은 질리거나 혹은 짜증이 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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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생각한다
김용철 지음 / 사회평론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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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쓴 글입니다.



참 많은 생각이 오가는 책이다.

처음에는 불편했고
중간에는 난해해졌으며
마지막에는 뭔가 씁쓸해지는..
유쾌하지 않지만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하는 문제들이다.

사실 엄밀히 따져 말아면 그의 말들은 자신에 대한 핑계로 점철 되어 있고 또 자신에 대해 극도로 우호적으로 쓴 글에 매우 불편함을 금할 수 없다.
카톨릭, 종교의 힘을 뒤로하여 양심선언을 했다는 것이 못내 부끄러워진다.
진정한 자기 참회가 있은 후에 남을 비난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일을 잘 해냈고 상대방이 나의 약속을 이행하지 못해 매우 불쾌해 있었으며
박봉 검사월급으로 힘겹게 살아가다 인간답게 돈 많이 주던 맘에 안 맞은 직장에서..
어떤 일을 계기로 나를 내치자 이번에는 제대로 뒤집으려고 내 몸을 던져버린다.˝
라는 것이 그의 마무리였다.

물론 자신의 인격과 모든 것을 버리고 양심선언을 한 것은 멋있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는 그들을 통해 온갖 부귀를 다 누리고 온갖 잘난척을 다 한 후에 이렇게 비밀스런 일들을 까발리는게
과연 그가 부르짖는 ‘정의‘로운 일인가 생각해본다.

차라리 나는 돈을 갖고 싶었고 돈을 갖아 행복했으나..
그 시간을 후회한다.
또 참회하며 회개한다..라면서 스스로를 낮추는 글을 썼다면..내가 이렇도록 불편해 했을까 생각해본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이해하는 것은 어느정도 그의 직업병을 이해하는 것과 일맥상 통해있다.

우리 아버지는 검찰은 아니지만 거의 똑같은 일을 맡고 계신다.
(아빠 회사는 정부 부처 비리 등을 검찰에게 넘겨주는 권한을 갖고 있다.)
우리 아빠가 하는 일을 쭈욱 보면 자신이 옳다고..
악법도 옳은 것이라는 강한 잣대가 있어야 비로소 성과가 나오는 직업이다.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순간..내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 조직의 잣대가 무너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 분은 그 직업정신이 아직도 녹아있는 것은 아닐까...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이제는 변호사 빵집을 하시는 분이라 이젠 좀 유연하게 자조적인 글을 써도 될텐데 말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세상엔 많은 선택들이 있고 또 그 선택에 따라 자신의 위치가 달라진다.

비록 이렇게 많은 비판적인 글을 썼음에도 나는 김용철 변호사를 응원한다.(혹시 이번에 형사소송법 책 냈나?동명이인?)
왜냐하면 이런 용기있는 행동이 우리 사회의 균형을 이뤄주는데 한 획을 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짝짝짝~~~~
세상에 더 많은 양심들이 살아있기를 바라며..
글을 맺는다.

우리 사회에서는 로비 잘 하는 사람, 다양한 인맥을 잘 관리하면서 권력을 요리하는 사람을 ‘인간성‘이 좋다고 보는 경우가 흔하다. 글쎄, 그게 인간성이 좋은 걸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좋은 평판을 누린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꼭 옳은 일은 아니다. 조직의 이익과 사회 정의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조금 극단적인 사례지만, 범죄 조직 안에서 동료들에게 인간성 좋다는 말을 듣는 자가 있다면 과연 그의 인간성을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굳이 범죄조직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 꼭 정의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는 소속 집단에서 인정받는 것만을 중시하는 분위기 탓에 옳지 않은 일을 하더라도 동료 및 선후배들에게 좋은 평가만 받으면 된다고 빋는 이들이 많다. 인맥을 통해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 까닭에, 자신이 속한 인맥 그물에서 떨어져나갈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한번 따돌림 당하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겪는 것도 이유다. 그래서 소속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저지른 사회적 범죄가 멋진 무용담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나 동료가 이런 행동을 칭찬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조직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는 게다. 나는 삼성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봤다. 진실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욕을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옳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칭찬을 듣고, 나쁜 짓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욕을 먹는 사람이 대개는 옳은 길을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간성이 좋다."는 평가는 이런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에게조차 칭찬 듣는 사람을 오히려 높이 치는 분위기가 짙다. 이런 사람들이 ‘의리‘가 있다거나, ‘보스‘기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부류를 가리켜 ‘남자답다‘거나 ‘통이 크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쩨쩨하지 않다‘거나 ‘대범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리에 무감각한 문화가 생겨났다. 인간적으로 친하기만 하면, 무슨 짓이건 허용된다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인간적인 친분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못을 지적하는 게 진짜 용기다. 그리고 이런 용기를 지닌 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돼야 비리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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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6-12-07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그는 그들을 통해 온갖 부귀를 다 누리고 온갖 잘난척을 다 한 후에 이렇게 비밀스런 일들을 까발리는게
과연 그가 부르짖는 ‘정의‘로운 일인가 생각해본다.

차라리 나는 돈을 갖고 싶었고 돈을 갖아 행복했으나..
그 시간을 후회한다.
또 참회하며 회개한다..라면서 스스로를 낮추는 글을 썼다면..내가 이렇도록 불편해 했을까 생각해본다.“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생각나는 글입니다...

기득권 집단과 어울려놓고서 갑작스러운 양심선언을 한다는 것...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그대로 있었다면 많은 부귀영화를 누렸을 테고... 그렇지 않더라고 해도 양심선언을 통해 부귀영화와 양심 모두 챙길 수 있는 점이 있겠습니다.

그래도 그들을 통해 악한 집단의 실체를 알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에 마지막에 김용철 변호사를 응원한 것이겠지요.

군사정권, 삼성.. 이런 더럽고 추잡한 곳에는 오로지 정의만을 외치는 사람들에게는 구역질나고 힘든 곳일 것입니다...

타락한 사람들이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지요...

그렇다면.. 자본가... 자본가의 끄나풀.. 누구의 잘못이 큰 것인가..

수요가 없다면 공급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기준에 의하면 자본가를 욕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수요는 자본가들의 악행일 것이고, 공급은 끄나풀일 테니까요.

이런 문제는 답을 내리기 어려운 참으로 애매한 문제 같습니다..

무엇이 옳다 나쁘다..라고 정하기가 어렵겠더군요..

중요한 것은 바로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저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입니다..

어떠한 집단에 속해있을 때 그 집단의 전체적인 이데올로기에 반대할 수 있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중요한 결정이 인맥에 좌우되는 비율이 높을수록 결국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층에게 유리해진다. 이들은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인맥에 접근하기가 쉽다. 반면, 서민들은 아무리 친화력이 뛰어나도 이런 인맥에 다가가기가 어렵다. 인맥을 활용해 이익을 얻는 일은 인간적인 친화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돈이 많거나, 고위 공직을 지냈거나, 좋은 학교를 나온 사람일수록 인맥 중심 사회에서 유리하다.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사람을 잘 사귀지 못 하는 편인 이건희, 김인주 등이 광범위한 로비를 통해 한국 사회를 제멋대로 흔들었던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다. 보통 사람이 아무리 친화력이 좋다한들, 돈으로 인맥을 산 자들을 당해낼 수는 없는 일이다.




page 413






아주 좋은 부분을 발췌하신 것 같습니다.




“ 우리 사회에서는 로비 잘 하는 사람, 다양한 인맥을 잘 관리하면서 권력을 요리하는 사람을 ‘인간성‘이 좋다고 보는 경우가 흔하다. 글쎄, 그게 인간성이 좋은 걸까.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서 좋은 평판을 누린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집단 구성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꼭 옳은 일은 아니다. 조직의 이익과 사회 정의가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조금 극단적인 사례지만, 범죄 조직 안에서 동료들에게 인간성 좋다는 말을 듣는 자가 있다면 과연 그의 인간성을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굳이 범죄조직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 꼭 정의에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 ”




쉬운 예로 학교 내 폭력 집단은 본인들끼리는 인간성이 좋다면서 서로 칭찬을 하는 경우가 있겠지요. 그런데 그들에 의해 폭력의 피해를 입는 아이들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 우리 사회에서는 소속 집단에서 인정받는 것만을 중시하는 분위기 탓에 옳지 않은 일을 하더라도 동료 및 선후배들에게 좋은 평가만 받으면 된다고 빋는 이들이 많다. 인맥을 통해 중요한 결정이 내려지는 경우가 많은 까닭에, 자신이 속한 인맥 그물에서 떨어져나갈까봐 두려워하는 것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한번 따돌림 당하면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겪는 것도 이유다. 그래서 소속 집단에서 인정받기 위해 저지른 사회적 범죄가 멋진 무용담으로 통하는 경우가 많다. 상사나 동료가 이런 행동을 칭찬하고 격려하기도 한다. 조직을 위해 위험을 감수했다는 게다. 나는 삼성에서 이런 경우를 많이 봤다. ”




집단 이기주의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지요.. 문제라고 생각하더라도.. 또..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저 자신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때문에 쉽게 바꾸지 못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향하는 집단 이기주의는 또 다른 이기주의겠지요. 악한 집단에 들어가 악행을 저지르면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함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악한 집단을 배제하고서라도 제대로 된 사회의 성찰을 해내기 위함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점입니다...





“진실로 인간성이 좋은 사람은, 욕을 먹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옳은 일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칭찬을 듣고, 나쁜 짓을 하는 이들에게서는 욕을 먹는 사람이 대개는 옳은 길을 걷는 사람이다. 그리고 ˝인간성이 좋다.˝는 평가는 이런 이들에게 돌아가야 마땅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나쁜 짓을 하는 사람에게조차 칭찬 듣는 사람을 오히려 높이 치는 분위기가 짙다. 이런 사람들이 ‘의리‘가 있다거나, ‘보스‘기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부류를 가리켜 ‘남자답다‘거나 ‘통이 크다‘고 하는 이들도 있다. ‘쩨쩨하지 않다‘거나 ‘대범하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리에 무감각한 문화가 생겨났다. 인간적으로 친하기만 하면, 무슨 짓이건 허용된다는 분위기가 생기는 것이다. 인간적인 친분이 깨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잘못을 지적하는 게 진짜 용기다. 그리고 이런 용기를 지닌 이들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확산돼야 비리도 줄어든다. ”



나쁜 짓을 하더라도.. 집단 내의 이득을 가져오는 사람이라면 칭찬을 받게 되어 있지요..

이것은 어딜 가나 똑같을 것 같습니다..

사회 전체가 집단 이기주의에 물들여있지요..

그 행위가 자신이 속한 집단을 위한 선행이라고 하지만...

선행과 악행의 구분을 떠나서... 사회를 병들게 하지요...

그래서 인간관계를 잘 한다는 것이 실제로 인간관계를 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제 자신은 과연 부조리한 삶의 울타리 안에서 악행으로부터 자유로웠는지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여러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글 포스팅 해 준 꿀꿀이님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책한엄마 2016-12-08 07:53   좋아요 1 | URL
본문보다 더 본문같은 깊이 있는 답글 감사합니다.

이 당시 전 진보적인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기에 굉장히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책이라는 매체가 절 변화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당시 제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는 표본으로 글쓰기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김영성님 글 반복해 읽어보며 제 생각을 다시 정리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종이달 2022-06-09 0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공부의 시대
김영란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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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으로서 집에서 왜 직업과 관계없는 소설을 좋아했는지,과연 책읽기가 필요한지에 대한 강연을 책으로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몰입감이 있었지만 읽으신 책이 난해한 책이어서인지 뒤는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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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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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쓴 글입니다.

레포트 러쉬와 중간고사 압박 와중에도 읽었던 책.
네가 쓴건 로저스의 인본주의 이론에 따른 상담법과 생활지도에 대한 고찰이었는데..
다른 그룹은 프로이트적 상담과 생활지도이론이라..
만약 그걸 쓰면서 이걸 읽었으면 많은 도움이 됐겠다..싶었다.

교과서 페러프라이징을 한 입장으로(마감 후에 읽어보니 비문 작렬..어쩔겨..ㅠㅠ)
이 책을 읽어보니 정말 쉽고 재밌게 프로이트에 대한 심오한 이론을 잘 풀어쓰고
또 그 이론을 실제에 잘 적용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안타깝게도 읽은지 일주일이 지나서 신선한 감동과 느낌이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
아무튼 심리학적 책들은 읽을수록 재밌고 또 다시 내 내면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느낌이다.

아..맞다.전에 읽었던 앙드레 크리스토프책의 한국어버전같다.
앙드레 책은 역서라 좀 답답한게 많았는데 역시 한국인은 한글로 지은 책을 읽어야겠단 생각도 들었다.
다만 여긴 자존감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걸 자존심으로 표현했다.
앙드레 책에서는 자존감과 자존심은 다르다고 굉장히 길게 설명했던거 같은데..

아무튼 추천하고 싶은책~
베스트셀러는 확실히 이유가 있다.

분노는 판단력을 흐리게 합니다. 분노의 함성 속에 진실은 왜곡되고, 부분적 진실은 진리로 등장합니다. 화가 나면 남의 말이 잘 안 들리기 때문입니다. 적대감이라고 하는 아주 성능 좋은 모터가 마음에 생겨서 좋은 뜻의 말을 걸러 내거나 왜곡해서 나쁜 뜻으로 듣게 합니다. 그러니까 상대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들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용서하려는 마음을 그 필터에 덧씌우면 보정이 되어 도움이 됩니다.
화는 자기애의 상처에서 터져 나옵니다. 상대가 나의 가치에 상처를 주면 분노를 통해 자기애를 지켜나가려 합니다. 자기애란 내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자 나의 가치에 대한 사랑입니다. 자기애는 내가 항상 무대의 중심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는 주인으로 남아 있기를 원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 수치심, 분노가 얼른 찾아옵니다. 사귀고 있는 연인과 식사하는 자리에 사랑하려고 친구를 데리고 나갔다가 그가 그녀에게 보이는 관심 때문에 화가 난다면 자기애가 상처를 받은 것입니다. 세 사람이 모이는 자리는 늘 위험합니다.
정말 자신이 있는 사람은 화를 잘 내지 않습니다. 스스로 남보다 훨씬 더 우월한 존재라고 억지로 우겨 생각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자존심에 상처를 받으면 불가티 화를 냅니다. 그 상처를 ˝나는 누구여야만 한다.˝고 늘 주장해오던 자아 이상에 대한 ‘선전포고‘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사실 화를 낼 일이 별로 엇습니다. 그리고 남들을 그냥 그 사람들 자체로 받아들이면 그들에게 과도한 기대를 해서 화가 나는 일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내가 세상을 움직일 수는 없지만 내가 나를 움직일 수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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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 2016-12-01 2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마음에 담아가요 감사합니다

책한엄마 2016-12-02 10:27   좋아요 1 | URL
오타가 있네요.
칭피하네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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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에 작성했습니다.

도대체 이 책의 논점은 뭘까?
처음 김난도교수님의 책처럼 청년들에게 고하다가 이어령 교수님의 글처럼 청년들에게 어려운 미술품이나 전시품을 쉽게 설명하며 자아인식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는 듯 하다가..
결국엔 구체적으로 글 쓰는 법과 뭐 책 읽는 법에 대해 끝을 맺었다.
읽은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그랬던거 같다.

보아하니 6년 동안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강연을 한 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전에 박경철님의 강의를 들어봤기에 그의 박학다식과 그리고 고뇌하는 그의 사색의 깊이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나마 일관성 없어보이는 이 책을 그냥 그 분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뭔가 무기력하고 지칠 때 내 마음 속에 원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결국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는 셈이다. 이는 이성적인 이성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 혹은 그녀를 얻기 위해 해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슴 떨림과 심장의 고동은 아프고 매혹적이지만, 막상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하면 그 감정은 처음과 달라진다. 더구나 서로를 만나 과정 자체가 우연이었음을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간절한 것은 손에 넣지 않은 것이라는 행복의 공식을 지키려면, 물론 그것은 완전히 성취할 수도 없고 그것을 성취하는 공식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필연)이 우연과 결합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된 것의 결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과정을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는 중이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관계에 사로잡혀 질주하며 그 관계 속에서 상대적 서열을 규정하면서 스스로 자위한다. 그러나 그것이 학업이건 돈이건 권력이건, 모든 행위는 서열짓기에 불과하다. 내 서열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나를 규정하는 관계어는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그 복잡한 층위의 관계 속에서 점점 나를 잃어간다.
여기서 나를 잃어간다는 것은 실존적이지 않다는 뜻인데, 원래 실존은 속성에 우성하는 것이다. 진짜 나는 간절하게 원하는 것, 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 나 자신을 자각하는 것에 숨어 있을 뿐이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개인의 경제적 성취와 소수집단의 부만을 대상으로 삼을 때 욕망은 날카롭고 사악하며 통제 불가능해지지만, 그 대상이 사회 전체로 넓어지면 욕망은 부드럽고 선량해진다.
결국 이런 욕망의 상대적 통제와 전환만이 행복의 방정식을 완성하는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행복을 얻을 수 잇는 아름다운 수식이 확정된다면 지금 우리가 대립중인 ‘복지‘와 ‘성장‘ 이라는 당대의 명제를 두고 어떤 사회구조를 완성해나가야 하는지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모든 것에 권태를 느낀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면 따분해하고, 같은 종류이 음악을 들으면 금세 지루해하며,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면 식상해한다. 이것은 인간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이런 권태를 이기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권태를 느끼면서도 직접 변화를 이끌 용기를 내지 않는다. 들판에서 살던 원시시대에 무리 속에서 보호받으며 무리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안정하다는 인식이 인간의 DNA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홀로 살길을 찾아나서기보다는 무난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중에서 부실한 부분을 지우고 새로운 지식을 입력하는 메모리반도체 같은 것이다. 새로운 지식이 들어오면 기존의 지식 중에서 진부한 것이 지워지고 그 위에 새로운 지식이 덧입혀지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고 새로운 사유를 만나 지식을 얻게 되면 기존의 지식체계가 수정되고 덧칠된다. 그런 측면에서 책읽기는 나를 연마하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꿈꾼하면 잠을 희생하든 놀이를 포기하든 달콤하지만 의미없는 일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선택했다면 산을 옮기는 우공의 태도로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다.


경쟁에 대하여
타인의 장점을 질투하면, 그의 장점은 가려지고 약점만 두드러지는데, 이 경우 나는 나를 개선시키거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린 셈이 된다. 하지만 그것을 선망으로 전환하면, 그 사람의 장점을 내가 긍정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가 큰 성취를 이루긴 했지만 나보다 나은 점이 보이지 않아 더 질투가 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에는 그의 성취를 단지 운이나 과대포장의 결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그렇게 내 눈에 보잘 것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던 그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발견조차 못하는 나의 안목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의 성취에 진심어린 경외를 보내야 한다. 이렇게 상대를 경외하고 선망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진정한 겸손이며 이로써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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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29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생각이 새로운 생각에 의해서 조금씩 혹은 한꺼번에 밀려나는 순간이 좋아서 책을 많이 읽게 됩니다. 북플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볼 때도 이런 좋은 반응이 생깁니다. ^^

책한엄마 2016-11-30 00:03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가끔 이렇게 옛날 리뷰를 보면 부족한 글솜씨가 창피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예전 제 생각을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사일러스님 옛날 지식이 지금 새로운 지식에 의해 한꺼번에 밀려나간다는 표현 정말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