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박경철의 자기혁명 - 시대의 지성, 청춘의 멘토 박경철의 독설충고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2년에 작성했습니다.

도대체 이 책의 논점은 뭘까?
처음 김난도교수님의 책처럼 청년들에게 고하다가 이어령 교수님의 글처럼 청년들에게 어려운 미술품이나 전시품을 쉽게 설명하며 자아인식에 대한 개념을 설명하는 듯 하다가..
결국엔 구체적으로 글 쓰는 법과 뭐 책 읽는 법에 대해 끝을 맺었다.
읽은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그랬던거 같다.

보아하니 6년 동안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강연을 한 것을 정리한 것이라고 한다.
전에 박경철님의 강의를 들어봤기에 그의 박학다식과 그리고 고뇌하는 그의 사색의 깊이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나마 일관성 없어보이는 이 책을 그냥 그 분과 대화한다는 생각으로 읽었다.
뭔가 무기력하고 지칠 때 내 마음 속에 원동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결국 행복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있는 셈이다. 이는 이성적인 이성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 혹은 그녀를 얻기 위해 해쓰는 과정에서 느끼는 가슴 떨림과 심장의 고동은 아프고 매혹적이지만, 막상 서로 사랑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하면 그 감정은 처음과 달라진다. 더구나 서로를 만나 과정 자체가 우연이었음을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 간절한 것은 손에 넣지 않은 것이라는 행복의 공식을 지키려면, 물론 그것은 완전히 성취할 수도 없고 그것을 성취하는 공식이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필연)이 우연과 결합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즉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하기 위해서 어떤 계획된 것의 결과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과정을 위해 지금도 애쓰고 있는 중이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관계에 사로잡혀 질주하며 그 관계 속에서 상대적 서열을 규정하면서 스스로 자위한다. 그러나 그것이 학업이건 돈이건 권력이건, 모든 행위는 서열짓기에 불과하다. 내 서열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나를 규정하는 관계어는 점점 늘어난다. 그리고 그 복잡한 층위의 관계 속에서 점점 나를 잃어간다.
여기서 나를 잃어간다는 것은 실존적이지 않다는 뜻인데, 원래 실존은 속성에 우성하는 것이다. 진짜 나는 간절하게 원하는 것, 나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 나 자신을 자각하는 것에 숨어 있을 뿐이다.


소유하고자 하는 욕망이 개인의 경제적 성취와 소수집단의 부만을 대상으로 삼을 때 욕망은 날카롭고 사악하며 통제 불가능해지지만, 그 대상이 사회 전체로 넓어지면 욕망은 부드럽고 선량해진다.
결국 이런 욕망의 상대적 통제와 전환만이 행복의 방정식을 완성하는 유일한 해법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개인과 사회가 행복을 얻을 수 잇는 아름다운 수식이 확정된다면 지금 우리가 대립중인 ‘복지‘와 ‘성장‘ 이라는 당대의 명제를 두고 어떤 사회구조를 완성해나가야 하는지 그 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사람은 태생적으로 모든 것에 권태를 느낀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물면 따분해하고, 같은 종류이 음악을 들으면 금세 지루해하며, 매일 같은 사람을 만나면 식상해한다. 이것은 인간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다. 이런 권태를 이기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권태를 느끼면서도 직접 변화를 이끌 용기를 내지 않는다. 들판에서 살던 원시시대에 무리 속에서 보호받으며 무리와 함께 하는 것이 가장 안정하다는 인식이 인간의 DNA속에 깊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홀로 살길을 찾아나서기보다는 무난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다.


책은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 중에서 부실한 부분을 지우고 새로운 지식을 입력하는 메모리반도체 같은 것이다. 새로운 지식이 들어오면 기존의 지식 중에서 진부한 것이 지워지고 그 위에 새로운 지식이 덧입혀지는 것이다. 좋은 책을 읽고 새로운 사유를 만나 지식을 얻게 되면 기존의 지식체계가 수정되고 덧칠된다. 그런 측면에서 책읽기는 나를 연마하는 것이다.



‘시간이 없다‘는 말은 위선이다. 시간은 늘 충분하다. 단지 우리가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시간이 없는 것이다.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꿈꾼하면 잠을 희생하든 놀이를 포기하든 달콤하지만 의미없는 일들을 포기하고 새로운 시간을 만들어서 충분히 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상황을 만들어가면서 후회없는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리고 만약 선택했다면 산을 옮기는 우공의 태도로 그 일에 몰두하는 것이 진정한 도전이다.


경쟁에 대하여
타인의 장점을 질투하면, 그의 장점은 가려지고 약점만 두드러지는데, 이 경우 나는 나를 개선시키거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회를 발로 차버린 셈이 된다. 하지만 그것을 선망으로 전환하면, 그 사람의 장점을 내가 긍정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나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가 큰 성취를 이루긴 했지만 나보다 나은 점이 보이지 않아 더 질투가 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에는 그의 성취를 단지 운이나 과대포장의 결과로 여기지 말고, 오히려 그렇게 내 눈에 보잘 것 없어 보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위치에 올라갈 수 있었던 그만의 장점이 무엇인지 발견조차 못하는 나의 안목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고, 그의 성취에 진심어린 경외를 보내야 한다. 이렇게 상대를 경외하고 선망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진정한 겸손이며 이로써 타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두자.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11-29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존의 생각이 새로운 생각에 의해서 조금씩 혹은 한꺼번에 밀려나는 순간이 좋아서 책을 많이 읽게 됩니다. 북플로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볼 때도 이런 좋은 반응이 생깁니다. ^^

책한엄마 2016-11-30 00:03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가끔 이렇게 옛날 리뷰를 보면 부족한 글솜씨가 창피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 예전 제 생각을 볼 수 있어 즐겁습니다.^^사일러스님 옛날 지식이 지금 새로운 지식에 의해 한꺼번에 밀려나간다는 표현 정말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