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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엄남미 지음 / 책들의정원 / 201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60~70년대의 장애인들은 주로 분리교육을 받고, 시설에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통합교육이 강조되고, 장애인에 대한 인권이 사회적으로 중요시 되면서, 장애인이나 부모가 일반 초·중·고등학교에 입학을 원할 경우 학교장은 거부할 수 없게 법으로 제정 되었으며, 각 급 학교에서는 1년에 1회 이상 법(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의해서 반드시 장애이해교육을 실시하여야만 한다.
장애인과 장애인부모, 특수교육 관련자들의 많은 노력에 의해서 그동안 우리 사회에도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과거에 비해 비장애인들의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장애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특수(특수교육대상자)가 무슨 수업을 하냐? 장애인 인권 이 딴 것이 무슨 필요가 있냐?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그리고 서울의 모 교장은 도움반(특수학급)에는 에어컨도 틀지 못하게 하고, 특수교육대상자들을 위해서 별도로 책정된 예산(특수학급 운영비)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다가 뉴스에까지 나오기도 하였다. 저런 식의 사고를 가진 교장이 어디 저 사람 하나뿐이겠는가?
[세상에는 네모가 너무 많아] 이 책은 장애인 부모가 직접 쓴 장애이해교육 자료이다. 보통의 장애인 부모들은 아이가 사고 등으로 장애인이 된 경우, 충격을 받고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리고 자기 아이가 장애인이 된 이유를 다른 사람에게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작가는 그렇지 않았다. 트럭 운전사의 잘못으로 아이가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 트럭 운전자와 딸을 용서하고자 했으며, 아이에게 더 잘해주지 못하는 자신을 원망했다. 사실 사고로 아이를 평생 장애인으로 살아가게 했으면서 일단 합의 하고자 하는 가해자의 태도에 독자인 본인도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작가의 의연한 태도는 정말 놀랍기까지 했다.
장애인들의 삶은 불행하기만 할까?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타케가 이미 말했지만, 장애로 인해 불편할지는 몰라도 인생은 대만족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장애를 특장(特長)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도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을 행복이라고 했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면 미래의 행복은 오지 않으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무엇을 하든 행복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장애가 불행한 것은 아니며,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의 마음이 문제인 것이다. 장애나 불리함이 때로는 큰 장점이 되기도 한다.
장애인들은 우리 비장애인들과 함께 살아간다. 저자도 책의 마지막에서 이야기했지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비장애인들의 인식이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장애인들의 네모난 면보다 둥근 면을 더 보기를 바란다. 장애인의 10%만 선천적 장애인이며, 90%는 살아가면서 사고, 약물 등 후천적인 요인으로 장애인이 된다. 이처럼 지금은 비장애인이자만 어느 한순간에 장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