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지음 / 그로우웨일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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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척해도 오십, 그래도 잘 지내보겠습니다 서미현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는 광고계에서 카피라이터로 25년 정도 근무한 베테랑이다. 본인은 고지식하게 한우물만 판 우물 안 개구리라고 이야기 하지만 이직이 잦은 나 같은 삽질러들에게는(프로 우물 옮김러) 대단해 보인다. 사람들의 소비와 욕망을 이끌어내야 하는 직업을 오래 가진 것과 별개로 무척이나 소탈하다. 4n살인 내가 곧 맞이할 오십에 대한 어떤 다름이 있을까 했는데, 나도 너무 일찍 늙어버린걸까 대부분 공감할 수 있어서 웃펐다. 책의 프롤로그에서는 k장녀와 k장남의 사이에서 섭섭이로 태어나버린 자신의 소개가 있다. 이후 엄마와의 50년 동거에 대한 이야기도. 사람의 인생에서 내가 가보지 못한 길로 살아보긴 힘들고, 남들도 그렇기에 어떤 온전한 이해도 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

책은 따뜻하면서도 자조적이다. 왜 그런 느낌을 받는지 모르겠다. 속깊고 따뜻한 안에 열정 있는 언니인데, 겉으로는 하도 찔려서 단단한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나는 저자와 일면식도 없다. 오십 정도 되었으면 물욕도 사람과의 관계도 어느 정도 어거지로 안 되는 것은 알게 된 나이라 그럴까. 외국에 살아서 여름에만 딱 한 달 살이 하러 온 친구와 MBTI중에 내향형만 같고, 나머지는 다 다른데도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했다는 내용에서 서로 간의 이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느꼈다. 나도 요새 유행어처럼 TC야 같은 무미건조한 T성향이다. 그런데 내 주변에는 극T가 워낙 많아서 상대적으로 이해받길 원하다 보니 상처받는다. 저자의 말에서 인간관계는 등호는 절대 될 수 없고, 부등호가 이쪽이었다 저쪽이었다 한다는 말에 무척 공감했다. 안경에 대해서는 나도 작년부터 벌써 노안렌즈(스마트렌즈라 믿고 싶다)를 추천받고 아직은 버틸 수 있다는 오기로 안하고 있는데 엄청 물개박수 치면서 읽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게 아니구나. 누가 노안이세요. 늙어서 그래요 그럼 받아들이기 싫은 그런 청개구리 같은 마음 말이다. 그리고 여행 메이트랄지 지금은 시간대가 안맞아서 따로 하고 있는 독서모임 등에서 느슨하지만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연대할 수 있는 모임을 꼭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참 징징거리는 성격인데(실제로 친한 사람들한테만 함) 좀 더 사회적으로 안 그런 가면을 쓰는 연습도 하고, 인간관계도 좀 강제로라도 넓혀야 다가오는 50에 덜 외롭지 싶다. 그래야 나도 늙어서 파워E할머니들에게서 나이 묻기를 당했을 때 좀 더 재치있게 받아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별로 안 친한 사회에서 만난 인맥들이 보면 파워E라고 보는데, 나머지 기운은 집에서 집순이로 채우는 실제는 파워I성향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나이 먹음이 좀 더 멋스러워 지는 밸런스에 대해 같이 생각해봤다. 아무데서나 누구와 말 걸지 말고, 혼자 밥을 먹을 때도 꼿꼿하게 품위있게 먹어야지 생각해봤다.

그나마 작가와 나의 공통점을 찾자면 특별히 하고싶은 일을 못 찾은 것 정도겠다. 나도 누가 취미가 뭐세요 라고 물으면 선뜻 독서라고 말하기가 껄끄럽다. 그만큼 책을 미친 듯이 좋아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내 친구들 중에서는 내가 제일 책을 많이 읽기는 하지만, 양만 많다고 양질의 독서가 아닌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작가는 베이킹을 좋아하는데, 생각보다 홈메이드로 만든 빵은 슴슴하고, <홈메이드>를 붙이는 동시에 질이 팍 떨어지는 강등사태가 일어난다고 하여 배꼽을 잡고 웃었다. 역시 맛있는 빵은 사먹는 게 진리라고 한다. 내가 하고 싶었던 것 중에 그림그리기(진짜 재능1도 없음)와 조각이 있었는데 다시 스물스물 하고 싶은 것을 해보는 시간을 찾아야겠다. 별다르게 물건을 늘리지 않는 취미활동이 나에게도 다가왔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토분에 관심이 생겨서 그런지 내가 수제로 물레질해서 만든 테라코타 화분이 갖고 싶어지긴 한다. 이것도 물론 사는 게 훨씬 싸다. 그렇지만 사랑과 영혼처럼 물레질 하는 로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까. 또한 정서적으로도 흙을 만지는 게 사람한테 도움이 된다지 않는가.

이외에도 엄마를 모시면서 돌봄을 하고 있느라 삶의 시간과 우선순위가 바뀐 것 등 저자가 짊어진 무게가 느껴졌다. 나도 1인가구로 머지않아 이렇게 지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더 공감하며 읽었던 것 같다. 결혼하지 않은 채로 50을 맞은 사람의 이야기를 또 그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아는 지인을 늘리고, 해보고 싶은 것에 도전해보고, 해보고 싶은 것들을 찾아내봐야겠다. 사람들과 좀 더 어울릴 수 있는 40대의 중간을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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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세전환 - 성공을 꿈꾼다면 먼저 태도부터 바꿔라
이시한.김진수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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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세전환 - 이시한, 김진수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시한 작가와 김진수가 같이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명이 <빨간 토끼>. 그래서 태세전환 책 표지에 마치 앨리스의 토끼굴로 들어가는 빨간 토끼의 하반신이 그려져 있다. 빨간 토끼가 의미하는 바는 평범한 하얀 토끼들 가운데 비범한 한 명을 의미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하게 성공한 포인트(평비점)를 인터뷰로 담은 채널의 내용을 이해하기 쉽도록 책으로 엮었다. 3가지 파트로 이루어져 있다. 삶의 태도, 사회에서의 태도, 마지막으로 일에서의 태도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기억하고자 하는 한 가지는 80:20이다. n잡까지는 아니더라도 생업과 종사하는 일에 대한 열정은 80%를 꽉 채워서 할 것. 그리고 나머지 20%에 대해서는 내가 관심 갖는 것, 미래의 내가 되고 싶은 것, 사람들과의 인맥 쌓기, 뭐가 되든지 간에 새로운 미래를 위해 도전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으라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계속 <지게차기능사> 딴다고 말만 하고 시도하지 않았던 것을 바로 실천해 버렸다. 연차를 내고 연습면허를 발급받고, 바로 운전면허 시험장에 가서 도로연수를 신청했다. 아마도 2주 후면 1종 면허를 따고, 지게차기능사 필기를 도전하게 될 것이다. 특별히 지금 하는 일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내가 야채장사를 하거나 쿠팡에서 일할때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따고 싶었던 것이라. 4월 한 달간의 주말은 중장비와 씨름을 하게 될 것 같다. 이 작은 성취가 얼마나 나에게 도움이 될 지 생각만 해도 반갑다. 운전면허에 100만원씩을 다시 들이고 싶지 않다고 했던것도 여우의 신포도처럼 그냥 넘겨버리려고 하는 나의 마음을 되돌려준 태세전환이라는 책에 고마움을 표한다. 특히 헤이든 원 배우가 영어를 한국에서 연습하고 할리우드 배우가 된 편은 나도 엄청나게 자극을 받았다. 특히 이편은 일부러 유튜브까지 찾아보았다. 본인은 무명배우 최초로 예술인 비자인 O-1비자를 받았다고 겸손하게 이야기 한다. 그렇지만 365일 동안 하루 2시간씩 기본기를 닦았다. 그리고 자신의 부족함을 전화영에에서 확인하고, 코로나 시기라 어딜 나갈 수도 없는 시점에서 포기하지 않고, 외국인을 상대하는 음식점에 잡오퍼를 넣어서 영어에 자신을 노출시킨다. 세상에 맨날 영어회화 학원비에 기부나 할 줄 알았던 나에게 어떤 사람은 이렇게도 길을 개척하는구나 하고 놀랐달까. 확실히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은 대부분 <실천>을 한다. 그리고 그 실천을 하기까지 그리 오래 고민하지 않는다. 탁상공론만 계속 해봐야 실제로 부딪혀보고 체득하는 게 더 빠르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또한 모임공간을 계획해서 퇴사하고 사유의 서재를 열고, 다시 음식과 공간을 파는 대표. 비건 레스토랑을 열어서 성공시켰지만 본인은 비건이 아니라 맛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는 대표등 의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이야기는 많다. 특히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냐고 생각했던 나에게 주인이 되는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일을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위메프오 하재욱 대표에 대한 이야기도 경종을 울렸다. 이 사람은 어떻게 말단 사원이 생각지도 못한 대표의 재가도 얻지 못한 일을 해내게 된 것인지 말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더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가 이것을 아는가 모르는가 보다 할 수 있는가, 하겠다에 초점을 맞춰 플로우를 타고 나가야 한다는 것. 겁을 내거나 예전 방식으로만 하려는 생각으로는 앞으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깊게 들었다. 세상은 여러 가지 일들을 빠르게 전환하며 해나가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으므로, 얼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들에 스위치 온 하는 연습을 해보자. 유연한 사고는 얼른 장착하고, 난 한 가지밖에 못한다고 생각치 말고 지금 하는 일 이외에 미래를 위한 20%의 투자는 매일매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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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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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 마타요시 나오키



 

*본 도서는 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은 저자의 직업인 코미디언이 되고 싶어 고군분투하는 네 사람의 이야기다. 서로 만담 콤비니까. 처음 시작은 아타미에서 불꽃 축제의 무대에 선 가미야씨와 도쿠나가와의 만남이다. 도쿠나가의 팀명은 <스파크스> 아마 불꽃이라는 제목처럼 도쿠나가의 열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가미야선배의 팀명은 <천치들>이다. 이후 너 내 전기 작가가 되라 라는 말로 가미야와 도쿠나가는 자주 어울리고 즐거운 만남을 갖는다. 책의 내용 면면히 둘의 코미디에 대한 내 기준 얼탱 없는 말들이 자주 나온다. 그런데, 그 상황들이 제법 진지하다 그런데도 항상 두 사람은 재미있는 것을 만들기 위해 항상 생각한다. 아마 원문을 그대로 살려서 읽었던 일본 독자들은 이 대사 하나하나도 만담개그라서 무척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한다. 이 책에서 실제로 웃은것과 달리 내게는 무척 슬프게 다가왔다. 특히 가미야씨의 마지막 모습 변신은 정말 도쿠나가가 웃어주길 바랬던 단순함이었다고는 여겨지지 않아서 더 슬펐다.

가미야 씨는 돈도 없고 특별히 무대 수입빼고는 거의 놀고 먹는 백수다. 그래서 마키씨의 집에서 얹혀 산다. 성매매를 해서 가미야씨의 가오를 세워주기 위해 용돈까지 주는 그녀의 집에서 나와야 했을 때. 그때도 도쿠나가와 함께였다. 새롭게 만나는 남자가 집에 와있는데 무대의상을 챙기러 가기위해 들러야 하는 사람과 그 사람을 죽이지 않도록 기괴한 부탁을 받으며 같이 따라나간 도쿠나가. 결국 부탁해서 들어줬지 않냐는 황당한 웃음을 마지막으로 마키와는 끝이 난다. 그 전에 전골요리나 술이 잔뜩 취해가지고 세 명이서 마키의 집에서 보냈던 즐거운 시간도 가버린 것이다. 눈을 사팔뜨기를 하고 기괴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마키는 어쩌면 인간실격의 요조를 닮았다. 영화라면 마츠코를 닮았을 것 같았다. 언젠가 가본 적 있는 기치조지 근처를 지나지나 멀리 있는 마키의 집에 갔던 두 사람의 발자취가 내가 갔었던 그 길이었을까를 떠올리며 읽었다. 기치초지 자체도 상당히 중심가에서는 먼 편인데, 거기서도 더 가다니..

나중에 우연히 도쿠나가가 만난 아들과 함께 있는 마키는 그 미소가 그대로 보인다고 해서 무척 다행이었다. 역시 두 사람이 같이 살기 위해서는 한사람의 희생만으로 되는 건 없다고 생각했다. 코미디를 생각하는 것 만큼 가미야씨도 염치가 없기 때문에 둘이 잘 될 수 없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그도 얼마나 괴로웠을까. 최근 왜 이렇게 유머감각이 없냐고 물었던 사람에게 생각지 못한 말을 들었다. 상대방을 웃기기 위해서 망가질 필요까지는 없다고. 나도 참 상대를 웃게 만들기 위해 애를 썼던 사람이구나 싶어서 <불꽃>을 읽는 동안 이들이 무대를 찾아서, 언제나 준비하고,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을 너무 잘 읽을 수 있었다. 스파크스의 마지막 무대 쯤에서는 나도 가미야씨 처럼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되어버렸다. 파트너가 없어서 끝이나는 생명이라니. 그래도 남아있는 이들의 불꽃은 어떻게 되는 걸까. 계속 실패라고 해야 할지, 현실과의 타협이라고 해야 할지 시원한 미래는 보이지 않는다. 슬프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노력을 하고 있기에 공감 받았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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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런에게 고통받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
박지훈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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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 빌런에게 고통 받는 당신을 위한 처방전 박지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세상에는 많고 많은 회사가 있으며 그 회사들 마다 빌런들이 있다. 책에서도 말한다 당신이 혹시 빌런에게 고통 받고 있지 않은가? 그럼 당신이 빌런일 수 있다고 말이다. 사람들은 말은 안하지만 회사에서 녹록치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일을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 성격이 나쁜 사람, 티미한 사람 등 나와 같지 않은 사람들과 일이라는 작업을 계속 해야하는 게 직장이다.

책은 단계별로 기본도 지키지 않는 빌런 일하면서 만나면 안되는 빌런 회사 밖에서도 만나면 안되는 빌런으로 3단계 빌런들을 소개하고 있다. 빌런들의 일화와 대처방식 그리고, 그 빌런에게 조차 배울점이 있다면 이런 점이지 않을까 하고 초 긍정마인드를 심어준다. 빌런에게 배울점이 있긴 있다. 다들 할 말을 아주 쿨하게 한다는 것이 배울 점이고, 그게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지 모른다는 것이 그것일까. 아무튼 그냥 성토대회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 해보면 이런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 하며 리마인드 해보기 좋은 책이다.

k 직장인이라면 정말 대부분 공감하며 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기본도 지키지 않는 빌런 중에 내가 제일 싫어하는 3대장이 모여 있다. 작가의 말처럼 시간과 인사와 청결을 지키면 어느 정도 기본은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줄 수 있다. 남의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 것. 시도 때도 없이 흡연타임을 가지면서 회의에 늦는 것 등. 시간약속을 했으면 지키는 게 매너다. 그리고 기본이다라는 생각에 진심 공감한다. 오기로 했으면 와야 되는거고, 안오면 회의 빼버리자는 거 진짜 공감인데, 나의 경우는 오너가 자주 그랬어서 옛날 생각이 나곤 했다. 오너가 안오면 어쩝니까. 기다려야죠. 이건 빌런 끝판왕이니까요.

그리고 인사도 대부분 안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공감했고, 나도 인사를 하면서 꼭 그 공간의 분위기를 다르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남이 하건 안하건 나는 인사를 잘하자. 나도 어떤 때는 잘하고, 어떤 때는 조금 덜하고 그런 날도 있었기에 반성했다.

남의 소지품을 뒤지는 빌런. 길게 얘기하지 않겠다. 내 기준 충격이상이었다.

청결 빌런은 진짜 심각하게 안 씻는 사람을 만나보면 치를 떨게 된다. 상하수도 시설이 안 되어있는 우물물 길어서 씻는 시대에 사는 것도 아닌데 머리 안감고 오는 사람들은 왜일까. 왜 회사 와서 손발톱을 깍냐구요. 우리 회사에도 있다. 매일 회사 와서 면도하는 사람. 누구냐고는 이야기하지 않을게요. 왜 그러셔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회사 밖에서도 만나서는 안 되는 빌런 중에 <한숨 빌런>이 랭킹했다. 그런데, 미안하다. 내가 요새 한숨 빌런이 되었다. 3월이라 업무는 몰려들지 전화도 빗발치지. 메일 열면 업무량은 많은 자료를 취합해서 줘야 하는 메일들 뿐이지 그래서 3월 중순까지 한숨 빌런으로 살았다. 내가 분위기를 망치는 주범이 되고 있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는데, 역시 다른 빌런이 약하면 내가 빌런이었던 것인가.

만났던 많은 빌런들의 이야기와 소소하게 터지는 사이다 해결책 등으로 읽는 동안 개운했다. 꼭 이 방법이 다 통하지는 않더라도 공감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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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련만 - 내 인생의 문장들
장석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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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 촛불이면 좋으련만 – 장석주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다. 작가의 다작과 인생의 문장들을 통해서 시인의 독서목록과 그의 단상을 엿볼 수 있었다. 내가 읽어본 책들도 있고, 당연히 아닌 책들이 더 많다. 

인생 첫 문장의 거의 탑으로 이름을 올리는 <설국>도 좋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설국은 읽어보지 않았는데, 그런 놈팽이의 이야기였다니? 하고 놀란정도. 다만 예전부터 설국은 눈의 고장이었다 보다는 설국이었다 그 자체의 어감이 좋아서 그걸 좋아하는데, 최근 판본의 번역이 실려있어서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좋았다. 군의 경계가 갈라지는 터널. 지금은 이제 수선화와 산수유 등 노랑의 물결이 다가올 시점인데, 그래도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진 눈의 고장을 밟아보고 싶어졌다. 나에게 눈의 고장은 북해도이지만, 설국에서의 배경은 군마현와 니가타현의 접경지대를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키스를 한다는 것은> 이라는 꼭지는 참 여러 번 읽었다. 생각보다 키스의 효용성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 행위의 의미가 나에게는 어떤 것 인가를 생각했달까.

 키스 자체는 묘하게도 공허한 행위다. 마치 음식도 없이 식사하는 것이라고 할까? 우는 행위와 비슷하게 키스는 내적인 계기를 가지지만 외적인 이득은 없다. 섹스는 적어도 생식의 목표를 지향할 수 있으나 키스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 키스는 그 자체가 목적인 셈이다. <이토록 철학적인 순간> 로버트 롤런드 스미스의 책이다.

키스 자체가 묘하게 공허하다고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확실히 이 작가의 말에 따르면 또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그렇지만 키스를 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상대방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는 행위이고, 암묵적인 감정의 교류가 있어야만 할 수 있는 합의의 의식이라고 믿는다. 또한 생식의 목적을 지향하는 행위보다 더 로맨틱하다고 생각한다. 

정훈희의 <꽃밭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인데, 박정만 시인과의 에피소드가 슬프게 실려있다. 초단위로 시를 뱉어간 시인의 시를 만나보아야 겠다. 

자주 들었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가 프랑스와즈 사강의 말이었다는 것도 이 말이 나오게 된 계기를 보며 조금 슬퍼졌다. 자동차 사고로 모르핀 중독이 되고 다른 고통을 받아야 했다니. 물론 전문을 말하자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마약 상습 복용으로 재판에서 한 증언이라고 한다. 지금 엄청난 사람들이 자기파괴를 일삼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 말이 그래도 좀 낭만으로 들렸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돌이킬 수 없는 수 없는 도파민 중독들이 많으니 어릴 때 들었던 느낌과는 사뭇 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그 많은 문학소녀는 어디로 갔을까를 보면서, 나는 전혜린 키드인가에 대한 생각도 해보고, 전원생활도, 어릴적 소개받아서 읽었는데 큰 감흥이 없었던 <월든>도 이제 다시 펼쳐봐야겠구나 했다. 

다른 사람들의 문장과 거기에 덧붙은 사연까지 읽으며 작가의 삶의 많은 면면을 본 것 같다. 무심하게 생각되는 곳도 있고, 시처럼 아름다운 부분도 있었다. 역시나 명문은 사람에게 울림이 되어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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