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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 혁명 - 맛은 즐기고 칼로리는 낮추는 비밀
레이첼 허즈 지음, 장혜인 옮김 / 인라우드 / 2025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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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혁명 - 레이첼 허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빨간 표지 아래로 흘러내리는 페파로니 피자와 포크가 5개나 그려진 강렬한 표지다. 오늘 저녁도 피자같이 짜고 느끼한 음식이 땡기지는 않는지 궁금하다. 나는 이런 유혹을 매일 참을 정도로 식욕에 대해 강한 갈망을 느끼고 잘 지는 타입이다. 음식이 이기고 나는 살찐달까. 책은 정말 자세하고 현대의 연구들을 망라해서 우리가 느끼는 <맛>에 대한 설명을 해나간다.
다시금 알게된 것은 어릴적 학교에서 배웠던 혀가 느끼는 맛의 구역화가 잘못되었다는 것이었다. 잘못된 혀지도는 1942년 하버드대 교수인 보링의 잘못된 추론으로 인해 생겨났다. 쓴맛은 혀 뒤쪽, 단맛은 혀끝, 신맛과 짠맛은 혀 옆면에서 느낀다는 바로 그것이다. 지금은 이 가설이 틀렸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혀의 어느 곳에서도 맛을 느끼는 차이는 크지 않다. 다만 혀 중앙선은 미각맹으로 맛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아침 식사에서 쓴맛을 가장 잘 탐지하는 것은 유전자에 비롯되었다고 한다. 브랙퍼스트 답게 굶는것을 브레이킹 하는 것이 아침식사다. 특히 굶다가 아무것이나 막 집어먹으면 생존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쓴맛을 구별하게 되어있다. 쓴맛은 상한 음식에서 주로 나오고 쓴맛을 주는 음식들은 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쓴맛은 이른 아침에 가장 민감하고, 오후에는 덜 민감해진다고 한다.
최강의 4가지 맛은 단맛, 쓴맛, 신맛, 짠맛 이다.
새롭게 받아들이게 되었던 <또다른맛>에는 감칠맛, 지방맛, 칼슘맛, 매운맛이 있다. 특히 누가 이야기하지 않아도 유지방 함량이 높은 아이스크림을 잘 찾아낼 수 있는 나같은 사람은 지방맛을 잘 구분하는 사람일테다. 지방은 짠맛이나 단맛같은 다른 맛과 섞여야 비로소 우리가 알고 좋아하는 현란한 감각이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우리는 <먹방>이라고 부르는 먹어치우는 방송에 대해 <푸드 포르노>라고 표현한 것을 보고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보통 다이어터들이 보상심리로 보거나 한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다. 나의 경우에는 새로운 메뉴들이 궁금할 경우 화면으로 보기도 한다. 역시 긴긴밤 치킨과 라면이 먹고 싶을 경우 나 대신 나트륨과 칼로리를 잔뜩 섭취해줄 사람을 찾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콘텐츠들은 무해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체중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고 어린이들이 볼 경우 전달되는 메시지등의 문제가 있을수도 있다고 한다. 아마 판단이 서지 않는 나이에 너무 큰 자극으로 다가오지 않나 생각한다. 식욕이야 말로 엄청난 갈망을 가진 원초적 욕망이니까.
작가는 <건강한 음식>이라는 라벨에도 현혹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몸에 좋고, 유기농이고 건강한 재료료 만들었다는 타이틀을 붙이면 고칼로리라고 소개하는 제품들 보다 훨씬 더 섭취한다고 한다. <유기농>에 대한 맹신도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내가 어떤 유기농 제품을 먹었다고 한다면 이것이 일반 식품보다 몸에 더 좋고 열량도 적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단다. 나도 지금 냉장고에 사다놓은 유기농 샐러드믹스를 생각하면 그냥 양상추나 버터헤드와 다를바가 없는데도 훨씬 더 좋겠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유기농이라는 라벨에 인건비와 가격을 측정해서 그 값을 주고 사왔으니까. 문제는 이 유기농을 먹고 나서 이 생각을 구실삼아 면죄부를 주고 다른 덜 건강한 음식을 더 먹는다는 것이다. 일단은 이런 라벨효과에 휘둘리는 타겟이 나라는 것 또한 잘 알게 되었다.
맛의 정의부터 음식을 사랑하는 이유들, 푸드 마케팅, 소울푸드 등 먹는 행위와 결과에 대한생각을 해보게 하는 책이었다. 음식에 대한 사회 인문학적 개념들이 많아서 <식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