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김진우 지음 / 모티브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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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은 하고 싶은 직장인들을 위한 말하기 수업 - 김진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회사의 조직이 커지고 있다. 조직이 커지고 인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소통해야할 것들이 늘어난다. 지금까지 대표와 거의 둘이서 일을 이끌어 나가다가 한 명의 상사와 신입이 들어와 버려서 굉장히 스트레스가 높아졌다. 다름이 아니라 새로 들어온 상사(부장)은 메신저에 한 줄씩 계속해서 자기 할 말을 쏟아놓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확인받을 내용을 정리해서 여러 번 알람이 울리지 않게 하는 편인데, 이 부장은 그런 매너도 없는 것인지 눈쌀을 찌푸리게 한다. 거기에 외부에서 일하는 사람이다보니 다시 요약해서 말하는 것도 하지 않고, 지시하는 대부분의 주어가 빠져있다. 내 마음을 알아보고 알잘딱 하게 해놔라 라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나와 대리는 계속 암호문 해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렇게 역지사지를 해보니 <지시사항 A로 이해했는데 맞을까요?>라는 물음이 없도록 나도 대리에게 지시하려고 애쓰고 있다. 애매한 업무지시에는 <말씀하신 내용A인가요? B인가요?> 라는 닫힌 질문으로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질문하자. <어떻게 하란 말씀이신가요?>라는 답 없는 질문에는 답이 오지 않은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걸 어디서부터 알려주라고 물어보라는 것인가.

나에게 도움이 된 것은 회의가 끝나고 각자의 방향성을 잡은 내용을 회의 끝 10분안에 담당자들에게 전달하면 효과적이라는 내용이었다. 이게 당신의 일인지, 협조할 일인지, 시일이 더 필요한 일인지. 등등에 대한 휘발이 되기 전에 명문화 시켜놓는 것이 각자의 시간절약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더 참고할 내용은 메신저 보고(특히 상사에게) 할 때는 첫줄에 알아볼 수 있도록 내용을 집약하라는 것이었다. 총 내용은 3줄 요약이면 더 좋고 말이다. 어떤 건으로 연락했는지(건명)+결론 먼저 말하기(두괄식: 상사들의 시간은 소중하다) +근거 +요청 식의 순으로 작성한다. 책의 스크립트는 결정이 필요한 건과 단순 공유차원과 통화가 필요할 때를 나눠서 표기해 두어 활용하기 좋아보였다. 그 중 단연 많이 쓰이는 것은 결정이 필요한 순간이 아니겠나. 상사에게 말할때, 보고할때, 30초의 면대면 상황이 생겼을 때 모두 두괄식으로 짧게 시작을 이어가야 한다. 나만 말하기 좋은 시간의 흐름대로의 이야기라면 서로 피곤해진다.

같이 일하는데 무임승차 하려는 동료가 있다면, 서로 파트를 나눠보자는 가이드를 먼저 제시해본다. 그것조차 차일피일 늦춘다면 상사에게 닫힌 질문을 했던 것처럼 자료조사와 발표 중 어떤 걸 할지 물어보는 식의 질문을 하자. 자신이 골랐다고 생각하게끔 하면 그 사람도 어느 정도는 참여할 것이다.

이외에 스몰토크가 힘든 사람들에게는 지금 현재 여기에 관한 것으로 운을 띄워보자. 지금 겨울이 슬슬 되어가고 있으니 <오늘 아침 출근할때 춥지 않으셨나요?>등의 이야기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해보는 것이다. 그 외에는 상대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이야기와 조언을 얻을 만한 것이 있다면 부드럽게 풀어내 보는 것도 좋다. 친밀함도 다지고, 업무의 영향력도 넓힐 수 있다.

불편한 질문에는 웃음(미소 포함)으로 대답하는 것이 굉장히 <이 정도는 괜찮구나>라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된다고 하니 웃음기 뺀 대답을 하는 것도 잊지 말자.

회사생활이 당연히 녹록치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살아야 몸에 사리가 생기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둥글게 살아야 하겠지만, 아닌 건 아닌 거고, 거절할 때는 해야 하고, 모르겠으면 물어봐야 하는데 좀 더 잘해보고 싶은 초보 일꾼들이 읽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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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치매에 걸리면 이렇게 해 주렴 - 20년 경력 요양보호사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
하라카와 다이스케 지음, 서희경 옮김, 카치 데루히코 감수 / 소보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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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치매에 걸리면 이렇게 해 주렴 - 하라카와 다이스케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에 치매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고 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일본에서 요양보호사로 20년간 근무한 작가가 자신이 치매에 걸렸을 때 딸에게 보내는 메세지의 형태로 되어있었다. 치매 관련한 정보와 개인의 경험과 바람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녹아있는 글이었다. 활자도 꽤 큼지막해서 노년층이 자신의 미래를 미리 염두에 두기 위해 읽어보기도 좋아보인다. 가족들이 한 번에 같이 읽는다면 치매 병간호 관련한 큰 틀을 마련해 둘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했으나 최근의 우리와 현실은 별반 다르지 않은 것 같았다. 내 주변 케이스와 비교해보면 재가서비스를 받다가 요양원으로 모시는 경우가 큰 틀이었는데 이 경우가 제일 일반적이리라. 본인이 치매에 걸린다면 결국 주된 보호자인 딸을 위한 결정을 하라는 것이 제일 인상 깊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를 요양원에 보내면 안된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재가서비스에서 요양원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이 요양원에 가면 결국 쇠해서 죽음을 맞게 된다는 카더라와 심리적 죄책감 때문일 것이다. 그 부분을 가장 명확하게 짚어주어 좋았다. 그리고 환자를 돌보는 주된 보호자가 꼭 헤드가 되어서 해당 결정을 해야 한다고 한다. 돈을 댄 사람도, 집안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사람도, 아무것도 안하면서 거드는 사람의 의견을 따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환자의 가장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주도하는 게 맞다.

저자가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언급한 에피소드들 중에서, 환자가 굉장히 집착하는 부분에 있어서 그 히스토리를 알고 나면 의외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대소변을 받아내야 하는 할아버지가 매일 전쟁에서 전우를 구한 이야기를 했던 것도, 지금은 내가 이런 처지지만 이런 쓸모있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아봐 달라는 것이었던 이야기였다고. 그래서 대소변을 받아내는 중에 허리를 잘 들어올려 주셔서 다시금 이동식 변기를 사용하게끔 했더니 가능했었다고 한다. 기저귀에서 다시 혼자 배변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 얼마나 고무적인가. 그리고 그 때마다 환자가 느꼈을 괴로움이 상쇄되는 이야기의 힘이었다. 그만큼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알아주기 원하는 것 같다.

작가 자신의 경우에는 어릴적부터 새 수건을 베개 밑에 깔고 자야 잠이 온다면서, 입소시설에 가더라도 해당 내용을 전달해주기를 적어두었다. 책의 말미에 자신의 공유시트를 예시와 함께 적어두었다. 많은 치매 가정에서 새로운 요양보호사나 시설을 옮기는 과정에서 활용하면 좋을 듯 하다.

먼저 내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고 해도, 죽음에 대하여 어떤 생각과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는지, 내가 내 상태를 온전히 말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하여 돌봄과 적용하지 말았으면 할 것에 대한 기준을 세워두기에도 충분히 좋은 참고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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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 - 어드벤처 인베스터 ‘트래블제이’의 투자 견문록
트래블제이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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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 – 트래블제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작가인 트래블제이는 증권사에서 PB로 오랜 시간 근무하고 은퇴한 파이어족이다. 억대 연봉에 포르쉐911을 몰았던 그지만 10년 동안 세계여행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바로 실천했다. 여행 뿐만 아니라 <유튜버>로서의 인생 2막도 같이 했다. 10년간의 세계여행이라니 나로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지금은 잠시 요양차 한국에 들어와서 28년에 다시 떠날 여행을 계획하며, 동남아의 섬과 중국, 일본 등지를 여행할 생각이란다. 그의 첫 번째 세계일주인 동남아, 미국, 라틴아메리카의 3년의 일정을 <나는 세계여행으로 투자를 배웠다>에 담았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작가는 잘하는 것은 <투자>이며, 좋아하는 것은<여행>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을 살면서 잘하는 것까지 잘 녹여냈다. 지금도 채널에 들어가보니 확실히 투자 관련한 동영상이 훨씬 조회수가 높았다. 투자와 여행의 철학을 같이 이야기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짧게 기억한 두 가지는, 서학 개미로 포지션을 바꿀 생각이라면 <애플>주식을 사라는 것이었다. 본인은 2017년부터 남들보다는 3년 빨리 서학개미가 되었단다. 이제는 여행에서 전부 현금화시킨 돈을 26년 5월부터 수혜를 보고 있는 종목에 집중해서 국장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리고 펀더멘털 관련해서는 결국은 누구보다 이익을 내는가가 아니라 생존하는 것을 제1원칙으로 삼으라는 것이다. 워렌 버핏이 말한 투자 제1원칙처럼 돈을 잃지 말라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투자에 대한 공부 없이는 숏투자를 하지말고 우상향인 롱투자를 하라고 한다. 하락장을 맞출 수 있는 경우의 수와 운이 제한적이라면서.

주식투자를 하는 사람에게 권하는 1순위의 책은 윌리엄 오닐의 <최고의 주식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해서 읽어볼 생각이다. 성공하는 주식투자의 공통점 7가지의 첫 자를 따서 <캔슬림>이라고 부른다.

여행 관련해서는 특별히 동남아시아 관련해서는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없었다. 다만 중국과 접경된 지역에서 여전히 고속철도와 자금 등의 세력이 많이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 여행에서는 이제 세계일주를 할 프리우스를 마련한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차를 사고 나서 60일 안에 정규 번호판을 등록해야 한단다. 그런데 미국을 계속해서 횡단하는 사람에게 이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또한 투자자인 사람이기에 오마하의 현인이 탄생한 네브래스카의 오마하를 지나칠 수 없었다. 지금도 살고 있는 워렌버핏 집주변에 간 에피소드도 즐거웠다. 경비원이 전혀 주차도 못하게 했다고.

중미 관련해서는 미국으로 오가는 길목에 멕시코 경찰력의 70%가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그에 반해 출입국 심사는 카메라가 20개나 찍어대지만 허술했다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아르헨티나가 기억에 남는다. 아마도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은 자원과 자연강국인 브라질을 기억하라고 했지만 말이다. 아르헨티나는 <블루 달러>라는 개념이 있는데 이는 비공식 시장에서 현금으로 거래되는 달러-페소 환율을 의미한다. 1년 만에 물가가 100%씩 오르는 국가라서 많은 양의 환전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단다. 게다가 아르헨티나가 리튬 강국이라는 사실은 처음 알게 되었다. 매장량으로는 볼리비아에 이어 세계2위란다. 그 중심도시가 <살타>라고 한다. 포스코도 살타에 있는 소금호수를 인수해서 채굴하고 있다고 한다. 한달 살기에도 굉장히 매력적인 도시라고.

마지막에 가까운 칠레에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케울랏 국립공원>의 매달린 빙하를 알게 된 것이 좋았다. 칠레라는 곳이 남미 중에 물가가 비싸서 특별히 가보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는데 케울랏 국립공원은 또 하나의 버킷 리스트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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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데브라 N. 맨커프 지음, 정상희 옮김 / 서교책방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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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가는 무엇을 훔쳤을까 - 데브라 N. 맨커프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좋은 예술가들은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들은 훔친다>는 말을 피카소가 했다고 알려지게 된 것은 스티븐 잡스 때문이다. 잡스가 무려 1984년 애플의 매킨토시를 발표하면서 피카소의 말이었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많은 사람들(나 포함) 믿고 있지만, 실제로 이런 말을 피카소가 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대신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인 T.S 엘리엇이 <미숙한 시인은 모방하고, 성숙한 시인은 훔친다>라는 말을 자신의 에세이에 적어둔 것은 기록이 있다.

모방과 훔친 것에 대한 유명인의 말은 차치하더라도 하늘아래 새로운 창조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디서 본듯한 기시감이 드는 작품이 유사이래 없었을까. 결국 위대한 화가들도 뭔가를 그리거나, 감명 깊은 작품이 있었다면 그 영향을 어찌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좋아하는 작품을 따라 그려보고, 더 낫게 만들어보고, 내 색깔을 입혀보는 작업이 결국 본인의 색채를 찾는 길일테니 말이다.

내가 앞서 말한 예시를 책에서 제일 잘 드러내 준 작품이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1850)>을 모작한 고흐의 1851년작 작품이다. 고흐에게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지만 고흐의 씨뿌리는 사람은 굉장히 소심해보인다. 잘 그린 작품으로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다. 그런데 밀레의 씨뿌리는 사람은 농업이란 게 이토록 웅장하고 숭고한 소명의식을 가진이가 하는 일이었나 싶은 마음이 들게끔 인물을 그렸다. 영향받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서 그려본다고 해도 언제나 더 나은 작품이 나오지는 않는다. 다른 이의 매력을 잠시 빌려만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히로시게의 <가메이도의 매화 정원(1857)>을 모사한 <꽃 피는 매화나무(1887)>은 한자까지 따라 그려넣을 정도로 유사했지만 원작을 양 옆에 두고 봐서 그런지 이번에도 원작의 승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의 초반에 등장한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검은색과 금색의 녹턴: 떨어지는 불꽃>이라는 작품은 우타가와 히로시게의 <류고쿠의 불꽃놀이>라는 작품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연관성을 전혀 떠올리지 못했을 정도로 전혀 다른 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대에 에도시대의 작품들의 전반적인 유행이 있었다고 생각해도 그렇다.

완전히 동시대에 같은 가족의 일원으로 확실히 영향을 미쳤구나 생각하게 된 작가와 작품은 클로드 모네가 연작으로 25작품 이상 그린 <건초더미>다.

특히 시카고 미술관에 연작 작품이 제일 많이 소장되어 있고, 계절과 시간대 별로 비교해 볼 수 있다. 모네의 제자이면서 조수였던 블랑슈 오슈데 모네의 <수확>은 확실히 더 풍부하고 따스한 느낌이 들었다. 블랑슈는 모네의 의붓딸이었다가 모네의 장남과 결혼하면서 며느리가 된다. 같은 시기, 같은 시간, 같은 정물을 보고도 결국은 다른 작품이 나온다는 것이 오묘했다.

이외에도 고전을 비틀어 재해석하기로 유명한 작가 마르셀 뒤샹은 모나리자 엽서에 콧수염을 그려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이런 류의 반전은 커힌디 와일리의 기마상을 통한 반전도 현대에 맥을 같이한다. 와일리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작가였는데, 결국 스트리트패션과 인종의 전복을 통해서 권력의 주체를 비트는 법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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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 제6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황보나 지음 / 사계절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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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갱이들 - 황보나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고등학생인 주인공 권현비는 제일 친한 친구인 정미가 죽었다. 그리고 정미의 언니인 유미가 현비를 찾아와 자신의 동생 죽음에 대해 묻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거의 1년이 지났지만 유미는 약속도 없이 계속 현비를 찾아내 불편한 만남과 질문을 시작한다. 심지어 현비는 학교도 옮기고, 집도 이사했다.

당연히 가족을 잃은 슬픔, 친구를 잃은 슬픔 경중을 따질 수는 없을 테다. 그런데, 왜 자꾸 찾아오는 건데, 현비가 뭘 잘 못했다고. 그런 생각이 첫 장을 읽는 순간 부터 치밀어 올랐다. 어른스러운 현비는 그냥 <또 왔네>정도에서 마무리하긴 하지만.

아무리 떠올려도 정미가 죽음에 이르게 된 경위를 현비는 모른다. 다른 점 이상한 점을 생각하려 했을 때도 생각한 건 삼각 김밥을 먹었고 정미의 최애 맛인 참치마요를 자신에게 양보했다는 것 뿐이다. 평소 같았으면 자신이 훨씬 더 많이 양보했었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다.

엄마 아빠는 맞벌이로 너무 바쁘고, 할머니는 틈만나면 잘못한 것도 없는 나에게 참회하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고모는 고모부가 맨홀에 빠지는 사고로 사망했고, 고모와도 왕래를 끊다 시피 한 할머니도 의아하다. 그렇게 마음에 안들어서 결혼도 반대했으면서, 또 사고로 간 사람을 못잊어 슬퍼하는 딸에게는 앞세운 사람 프레임을 붙여 버린다. 그래서 틈만 나면 술독에 빠져 있는 고모와 현비와의 대화가 그나마 가장 인간다운 인상을 주었다. 아직 가버린 사람을 개새끼라 원망하는 고모긴 하지만 말이다.

전학한 학교에서 새로 사귄 친구 소윤은 김라희라는 같은 반 애한테 학폭을 당하고 있다. 욕설과 폭력 그 사이에서 자신은 투명 인간 취급을 받으니 이건 또 뭐라고 해야할지. 소윤은 폭력과 폭언을 당하고 나면 현비에게 들었던 말이 아니라고, 자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반복해서 말해달라고 한다. 마치 그런 일은 당하지 않았다는 세뇌를 하고 싶은 것 처럼 보였다. 그러다가 주위 사람들에게 휩쓸려 또 현비를 버려버리는 이 친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만큼 청소년 시기는 미완성과 불완전이니 그려려니 해야 하는 것인지. 나는 쎄하지 않다고 자조하는 현비가 안타까웠다.

김라희와 관계된 일로 이예준의 집에 찾아가게 된 소윤과 현비. 정확하게 말하면 이예준을 만난 것은 우연이고, 이예준의 동생인 이예영의 커플링 중 한 개를 되찾으러 왔다. 김라희의 외사촌인 권민아가 이예영의 전여친이고 그 커플링 돌려달라고 말이다. 그냥 들러리로 자기 심심하다고 소윤과 현비를 데려온 것이다. 그렇게 얼굴을 트게 된 예준의 집 소파 밑에서 뜻밖의 영혼인 고모부를 만나게 된다. 죽었지만 죽고 싶지 않았다는 고모부의 말이 퍽 딱하다. 그래서 현비에게 죽고 싶은 마음을 모아달라는 영혼의 요청에 그러기로 한다. 물론 이 고모부를 예준의 집에서 나오게 하기 위한 현비와 예준의 거래가 또 화가 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가까운 사람을 잃고 무엇이든 했었던 시절을 떠올리면 또 그럴 수 있겠다고도 생각한다. 그런 시기에는 그 어떤 것도 이상해지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도 예준의 양아치 같은 거래의 시작과 껄끄러운 대화와 그 이상의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계속해서 유미는 현비를 찾아온다. 현비가 마음속에서 일었던 파장이 버려지는 껍질과 동일시된 자신이었던 것을 감지했던 것일까. 일년여간 지켜본 현비에게 그러지 말라고 이야기 한다. 생각해 보니 이 소설에서 또 완전히 무결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현비를 지켜주는 유미도 자신의 연애는 도덕관이 일그러져 있으니까.

그 다음에도 유미가 현비를 찾아올까. 내 바램은 그만 찾아와 줬음 한다. 정말이지 정미가 보고 싶은 현비가 안타깝다. 그렇지만 정미와 같이 살아가고 있을 현비가 그 점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얼마나 그리웠을까. 그렇지만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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