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해독 - 인간관계, 연봉, 번아웃, 불편한 진실이 가져다줄 긍정적 마인드셋
테사 화이트 지음, 한다해 옮김 / 흐름출판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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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 해독 - 테사 화이트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내가 책에 형광펜을 긋는 일은 많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사 화이트의 <불만 해독>은 그 내용이 쿨하다 못해 시니컬한 느낌이라 좋아하는 부분에 노랑노랑하게 형광펜을 엄청 그어가며 보았다. 내가 최근에 생긴 회사에 대한 불만이 바로 회사가 인식하는 방법과 사원인 내가 생각하는 방법이 달랐다고 작가가 이야기해 주더라. 일단 회사의 존재가치가 뭐냐고 물으면 당연히 <이윤 추구>라고 대답할 수 있다. 우리는 회사에 월급 루팡이나 하려고 모인게 아니다. 회사에 온 이상 회사와 연봉계약을 맺고 계약관계에 의거하여 내 연봉만큼의 성과를 내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다 알고 있지만 회사 가서 빈둥빈둥 놀고 싶은 건 나뿐만은 아니겠지. 작가는 인사과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회사에 재직한 직원들이 회사의 관점을 간과한다는 사실에 경악하였다. 즉 회사의 DNA로 보면 흔히들 회사는 직원의 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건 거짓이라 말한다. 진실은 회사는 아군도 적군도 아니며 오로지 성과를 내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른 하위 명제는 회사는 매출증가와 효율성증대, 비용 절감 측면에서 더 이로운 결정만 내리 것이라는 이야기다.

내가 회사에서 맡은 업무는 관리부서이면서 페이퍼 워크이다. 매출은 오로지 CEO가 수주해 온다. 시스템적으로도 그렇기에 CEO가 자신의 업적을 훨씬 더 크게 부풀린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결국 내가 하는 서포트 업무도 결국 매출증가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혀 소용없는 일이 되어버리니 조금 더 회사의 생각과 비슷하게 여겨보기로 했다. 회사의 수익창출은 제품을 판매하는 영업부, 효율성을 창출하는 기술부, 신제품 개발로 수익을 내는 개발부에 더 관심을 둔다. 이로서 알겠는가. 관리부나 회계부, 인사부, 마케팅부는 수익 대신 비용만 발생시키는 까닭에 새로운 예산을 얻기가 힘든 구조라고 한다.

회사 회의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영업부에서 흥청망청 접대비를 써도 매출 신장만 기록하면 모든 게 다 태풍의 눈 화법처럼 덮여버린다. 낭비되어 보이는 접대비도 결국 매출이라는 회사에 이익 되는 강점 하나면 회사에서 영향력(끗발 이라는 단어를 쓰고싶다)을 발휘한다.

내 연봉이 적은 것 같은가. 나의 실적을 숫자와 기한 있는 테스트를 통해서 레벨업 시켜보라고 말한다. 일단 제일 먼저 제시해야 하는 카드는 내가 진행한 <성과 창출>이 이것이다 라고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어떤 결정이든 기존에 이뤄진 선례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해서 조금 더 빠르고 부드럽게 결정을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활용해보자. 선례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의사결정이 빠르고, 문제가 없었다는 방증이니까 말이다. 나의 경우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신제품 소싱>부분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매출 증가와 직결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나의 성과 창출로 어필해 볼 생각이다.

이외에도 사람문제에 있어서 누구나 한쪽만 잘못하는 일은 없다고 딱 잘라 말해주는 것이 좋았다. 결국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안된다는 것은 서로 문제가 있다는 뜻이란다. 남의 잘못만 크게 보지 말라는 팩트폭행에 이빨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 사람이니까 우리 회사의 빌런은 누구라고 단정짓고 싶지만, 결국 그와 의사소통이 안된다는 것은 내 문제이기도 함을 인정하란다.

진솔한 대화를 해나가려는 노력의 방해물이 되는 부분도 정곡을 찔렸다. 내가 이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직장인의 부분을 잘 짚어주었다. 마음에 안드는 음식점을 가더라도 내가 굳이 이야기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결국 사람이 진솔한 대화를 하지 않는 이유는 <리스크>때문이란다. 내 커리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어그러질 것 같거나 할 때는 함구하게 된다. 괜히 일하면서 사람까지 잃거나 껄끄러워지기 싫으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다 하고 자주 참는 나도 관계의 회복이나 빚진 느낌이 싫어서 그런 스탠스를 취하고는 한다. 회사가 알았어야 하는 문제지만 <내가(스스로 나서서) > 굳이 그 사실을 언급할 필요가 없을 때도 진실함과는 거리가 멀어진다. 엊그제 나의 1차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독단적으로 실행한 프로젝트의 게임 체인저를 말해줄까 고민하다가 결국 이야기 했는데, 이 책을 읽고 그래도 진솔한 대화를 통해서 회사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나의 방향성을 잡아주게 도움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혹시라도 회사에서의 고민이 있다면 테사 언니의 쪽집게 같은 12가지 진실과 거짓에 대한 생각을 흡수해보기 바란다. 내 생각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생각을 리프레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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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에 주목하라 - 제2의 테슬라
안유석 지음 / 처음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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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에 주목하라 - 안유석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최근 미국장이 엄청나게 하락하고 있다. 테크주의 시련은 어디까지일까. 미국주의 경우 종목투자를 안하겠다고 생각한 결심은 자꾸 예외를 두게 된다. 팔란티어의 주식도 분할 구입 해버렸다.

먼저 제2의 테슬라라고 하는데, 나는 ETF를 주력으로 하다보니 개별 종목에 대한 분석이 미흡한 편이다. 이번 책을 통해서 AI 시대의 데이터 홍수 속에서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이하 팔란티어)>의 역량을 알게되었다. 내가 아는 AI 기업이란 오픈 소스로 유명한 구글이다. 구글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팔란티어를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까 한다. 2003년에 설립했지만, 상장은 2020년에 했다. 데이터의 통합을 주로 기술적으로 다루며 B2G 계약이 매출의 절반이 넘기 때문에 정부 부처나 관련자가 아니라면 생소할 수 있다. 팔란티어와 각 세계의 정부들이 계약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수집한 각각의 데이터를 통합하고 식별하여 유의미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팔란티어는 2011년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 추적에 기여했다고 한다.

팔란티어의 제품으로는 고담(Gotham), 파운드리(Foundry), 그리고 최근 발표된 인공지능 플랫폼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가 있다. 고담은 초기 주력 제품으로 2000년대 중반 미국 정부와 정보기관(CIA)의 대테러 분석지원을 위해 개발 되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방대한 데이터들을 구슬이라고 한다면 한줄로 꿰어서 연결하고 통합 분석한다. 이렇게 테러리스트의 움직임이나 잠재적 위험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이었다.

파운드리는 정부에서 쌓은 데이터 통합기술을 민간과 공공기관의 입맛에 맞게 확장한 제품이다. 먼저 정부에서 팔란티어를 선택해버리면, 계속해서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느껴지며 티핑포인트가 민간까지 확대된 느낌이다.

AIP20234월에 새롭게 공개된 팔란티어의 최신제품이다. 기존 파운드리를 사용하는 고객이 가지고 있는 민감한 정보를 클라우드 외부로 유출하지 않으면서도 사내에서 안전하게 AI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고 한다.

결국 국가기관이나 민영기관이 데이터를 가진다는 것은 사람에 대한 막대한 양의 정보를 가지며 빅브라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정보를 열람할 수 있는 권한을 정부나 타인이 얼마나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겼다. 늘 생각없이(클릭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클릭하는 개인정보 수집 동의에 대한 나의 승인이 그들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내보이고 있는지 끔찍했다. 나같은 디스토피아 예상론자에게는 더더욱 심각한 체감으로 다가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팔란티어가 타겟팅할 목표를 더 많이 찾아내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직 전쟁은 종식되지 않았지만, 이 기술이 다르게 쓰였을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사람을 죽일수도 살릴수도 있고, 데이터 프라이버시를 침해하고 감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예측까지 가능) 인권침해와 상충되어 깊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기술의 발전과 나의 자유 침해, 그리고 이 기술의 발전으로 이익을 보는 것은 누구인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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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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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 박소해 , 김재희 , 한수옥 , 한새마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시소게임>은 서로다른 여성 작가 4인이 부부에 대한 주제로 만든 미스테리 앤솔로지(여러작가의 단편소설)이다. 미스테리라고는 하지만 단 한 작가도 부부의 세계를 따뜻하게 그려내지 않은 것을 보면, 조금 씁쓸하지만 독한 맛을 좋아하는 나의 경우 무척 마음에 들었다.

결국 표지의 시소게임처럼 각 단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남편과 아내의 역할에서 각자 속고 속인다. 표지의 시소는 거의 벤치에 가까운 완벽한 평형이다. 둘다 서로를 바라보고 있긴 하지만, 이런 완벽한 균형이란 건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 둘의 표정은 공허하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말인데, 결혼을 결심하게 된 바로 그 이유로 살다 보면 헤어지고 싶다더라. 연애하는 당시는 그렇게 다른 면이 있으니, 보듬어 줘야겠다는 생각이, 저인간은 왜저럴까로 바뀌는 것이 부부의 세계일까. 나는 잘 모르겠다.

책 소개에도 나와있는 마지막 단편인 <시소게임> 한새마 작가의 작품이 제일 독했고, 제일 호쾌했다. 23살 때부터 외국인 아내를 데려와서(라고 쓰고 사와서라고 읽는다) 죽이고 보험금을 타내겠다는 확고한 신념과 목표를 가진 나(재수). 라이따이한이지만 어떻게든 한국에 나를 버린 아버지를 찾아서 복수 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진 <>이 결혼을 이루어낸다. 일이년 안에 잘해주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죽여버리고자 하는 재수는 치밀하다. 학교 원서라고 속이고 생명보험을 잔뜩 들어둔다. 안은 알면서도 무심한 척 남편의 요구를 들어준다. 보험사에서 본인확인 전화가 오면 받아주고, 자신임을 확인시켜 준다. 반년쯤 지나서 자기가 학교는 언제쯤 들어갈 수 있는지 넌지시 물어보는 여유로움까지. 서로 난 당신을 죽일건데 딱해서 어쩌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가능할까 싶지만 둘은 이 완벽한 동거 생활을 해 나간다. 치밀하고도 자신의 설계가 들키지 않게끔. 다만 나 같은 소시민은 와이파이 비번 하나로 클라우드 해킹까지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은 좀 남았다. 안의 아버지는 찾아오라는 주소를 어쩌면 그렇게도 저질스럽고 능멸맞게 써넣었는지 기함한 대목이다. 자기 자식까지 가진 사람에게 어떤 마음을 가지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사람의 희망을 짓밟고, 진심을 농락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악의를 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의 복수가 어떤식으로 발현되는지 읽는 재미가 쏠쏠했음은 물론이다. 도긴개긴이라는 말도 같이 남기겠다.

다음으로는,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 김재희 작가 편도 좋았다. 먼저 <적당한 이혼>을 위해서 설계했던 판이 커지자 갑자기 이이제이 하는 후반부가 코미디였달까. 나는 서로 죽일 연놈같이 느껴져도, 공공의 돈을 앗아가려는 공공의적 앞에서는 똘똘뭉치는 그것이 바로 부부일까. 서로 적당한 설계에 의심을 불어 넣어주는 내부인 한 두명이면 의심의 싹은 비료 없이도 무궁무진하게 자란다. 내가 가진 것은 뺏기기 싫고, 상대방이 알아서 알거지로 나가줬으면 하는 현실적인 부부들의 이혼욕망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역시 흥신소는 믿을 곳이 못되는 것 같다. 약점을 알게 된 사람은 역시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니까. 내가 얻어내고 싶은 정보가 있는 사람들은 정보 의뢰에도 신중을 기합시다.

다 읽고 나서 나를 죽이거나 배신하거나, 이혼 하지 않으려는 노말한 배우자를 만나는 것이 가능한가에 대한 원초적인 의문이 생겼다. ! 나 짝도 없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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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 가세요, 런던의 심리상담실 - 불안한 영혼들을 위한 Dr. Yin의 감정 수업
인이이 지음, 장려진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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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어 가세요, 런던의 심리상담실 - 인이이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런던의 남부러울 것 없는 사람들은 어떤 일로 상담을 받을까.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도 다 그들 나름의 고민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만 그 결이 일반 사람들 보다 조금 더 멀쩡해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달까.

나도 확실히 남들보다는 불안감을 많이 느끼는 편이다. 그 불안의 이면에는 사람이 갑자기 떠날까봐에 대한 트라우마가 제일 크다. 그래서 내 멋대로 하는 것 같지만 남들의 기분을 잘 살피는 것 같다. 최근 알게 된 친구는 자신이 느낄 때도 남들의 기분을 너무나 잘 알아채는 타입이라고 말해왔다. 나 역시도 불안감이 높은 타입인데 이거 괜찮은 만남이려나 했다.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 상황도 타인의 재스처나 말투 때문에 화내는 경우가 생기게 되더라. 그러니 이제는 내가 친구의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 나도 즐거우려고 만나는데 회사에서 눈치보는 것도 힘든데, 여가생활에서 마저도 더 없이 살펴야 하나 피로감이 쌓이고 있는 중이다. 예민함의 감도가 높은 사람들끼리 만나면 그 중에서도 더 예민한 사람의 게이지에 맞춰지게 되더라. 그렇지만 친구와의 관계를 위해서 행복한 척 하고 있다. 이건 누굴 위한 하얀 거짓말일까 생각해보고 있는 요즘이다. 그냥 <가면>을 쓰고 있는게 <관계>유지에 더 유리하기 때문일까.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은 그 사람이 떠나가지 않는 것이므로 힘든 관계가 되더라고 붙잡고 있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결과적으로는 관계의 종료가 나는 두렵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다.

런던의 심리 상담실의 인 박사가 실제로 심리상담을 하면서 만난 내담자와의 사례를 인용, 변형한 책이다.

제일 재미있었던 부분은 불안강박이 심한 내담자가 와서 자기가 여기 오기까지 얼마나 힘들게 시간을 냈는지 아냐면서 상담 회차를 줄이려고 한 것이었다. 처음 왔는데 자신의 문제를 내놓기 보다는 난 별로 잘못한 게 없으니 결론을 빨리 내자고 한 것이었다. 상담실에 찾아오는 큰 발걸음을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

최근 친구들과 오만가지 주제로 이야기하다가도 귀결되는 <노화><나이>에 대한 깨달음도 좋았다. 나이 듦이 두려워 질 때 우리가 정말 회피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도 오늘만 해도 흰머리가 많이 자라나서 머리 염색을 다음 주에 해야할까. 5월에 해도 될까 고민했다. 그저 남들이 흰머리가 좀 있네 하는 지나가는 이야기를 들을 뿐인데도 이 것에 대해서 유난하다. 흰머리 나부랭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재시작의 기회 같은 박탈감과 동급인가? 실제로 나이가 늘어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쇠약해지는 몸이나, 반려자나 동반자가 없는 삶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도 주름이나 흰머리에 집착하게 되는 것은 젊고 생기있어 보이는 예전의 나에 대한 강박이 아닐까 한다. 받아들여야지 하면서도 놓지 못하게 되는 바로 그런 것.

소소한 것에 대해서는 여유를 좀 가지고, 더 중요한 가치에 대해서는 더 심도있게 생각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보다 인생의 큰 파도를 겪었을 때 회피하는 것이 마냥 잘못은 아니라는 조언이 도움되었다. 늘 정면으로 부딪혀서 깨지는 사람이 100퍼센트 존재하지는 않는다. 잠깐의 완충작용이 될 지라도 내 무력함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너무 부끄럽게 생각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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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여성 운전 독립 가이드북
이연지 지음 / 들녘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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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 - 이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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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이동권보다도 바이러스의 창궐이 무서워 차를 사서 오너 드라이버가 되었다. 이제 역병도 끝난지 한참이니 내가 그래도 차에 대해서는 조금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빠차 오빠차 아니고 언니차>를 읽으며 내가 차 부위조차 잘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차의 각 부분의 명칭을 써넣어보라고? 이딴 걸 못하는 사람이 있단 말이야? 했는데 그게 나예요. 그나마 천 만원짜리 대물 사고를 통해서 차의 뒷면과 옆면을 이어주는 부분이 휀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지식은 다음번 후방 추돌 사고에서 상대방 보험사에게 사고부위를 말할 때 똑 부러지게 말할 수 있는 베이스가 되었다. 언니차가 실제로 경험한 경험담을 이야기해 주는 부분이 나는 무척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내 보험사가 다 내편을 들어줄 것 같아도 상황이 요상하게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심지어 불렀는데 상대방 보험사만 오고 내 보험사는 오기 싫다는 뉘앙스도 겪어봤으니까. 세상에 내가 도움 받을 곳은 거기 하나라 오매불망 하는데 그런 전화를 받아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을 받는다. 언니차에서 말해주는 것처럼 보험사 직원은 사고를 직접 겪지 못했으니 최대한 당사자인 내가 말로 풀어서 상황설명을 잘 해줘야 한다. 경찰에게든 양측 보험사에게서든 말이다. 처음 사고가 나면 떨리고, 경황이 없어지지만 세상에 경험해서 나쁠 일은 그다지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차에 기둥이 3개나 있고 그것을 필러라고 부르는 것도 언니차 덕분에 알게 된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 필러들의 쓰임이 운전자가 측면 부딪힘에서 구해주는 역할이라니!! 고마운 걸 몰랐네!!

이외에도 기본적인 도로 상식. 1차선이 아니라 1차로로 불러야 하지만 계속 의식의 흐름대로 부르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된 것. 고속도로에서 사고가 났을 때 무료 견인 서비스가 있으니까 그걸 불러야하는데 하이에나 같은 레카들이 올 때를 대비해 저장해두어야 하는 번호도 알게 되었다. 일단 운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보험사 출동번호를 자동저장 해둬야 한다. 위에 언급한 고속도로 긴급 견인번호는 (1588-2504. 무료) 이다. 꼭 저장해두자.

나의 경우 30대에 운전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책의 서두에서 말하는 것처럼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그 어떤 제약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은 상당한 자유를 획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전을 하기 전에는 몰랐다. 차로만 갈 수 있는 곳을 포기해 버리는 선택지 뿐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시간도 거리도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가고 싶으면 가고, 더 있고 싶지 않으면 돌아오거나 다른 곳을 선택해 갈 수 있는 자유가 생긴다. 전에는 자동차라는 것이 있으면 돈을 모으지 못하는 지름길로만 인식했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경험하게 되는 더 큰 것이 있다고 나도 이야기하고 다니는 중이다. 친구중에 아직도 운전을 시작하지 않은 친구가 얼른 했으면 좋겠는 마음이다.

초보 오너 드라이버 뿐만 아니라 운전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다시금 초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면서 그동안 모르고 있었던 운전과 보험, 도로교통법 등을 다시 숙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경우에는 비보호 좌회전의 경우 꼭 파란불에만 해야 하는 것을 알지만 그렇지 않은 적도 있었다. 사고가 나지 않을 때는 운이 좋은 것이다. 사고가 나게 되면 누가 법을 어겼는지가 첨예하게 대립되니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지르며 운전하는지에 대한 자기반성도 필요하겠다. 오래간만에 차에 대해서 심도있게 알고, 내가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는 점이 좋아졌다.

참고로 작년에 나도 1종을 변종해서 땄는데, 실제로 여성운전자들이 학원에서 1종을 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누가 말리는 것도 아닌데 왜 안 따시는가. 물론 나도 학원에서 내 돈을 내고 따면서도 트럭을 왜 모냐고 강사조차 언급하긴 하더라. 왜는요, 배추장사 할려고 땁니다! 왜요! 당당하게 말해보자. 스틱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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