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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옥은 나를 죽이지 못했다 - 지옥으로 역주행한 어느 탈북 청년의 22일간의 기록
김강우 지음 / 책과삶 / 2026년 6월
평점 :

나의 지옥은 나를 죽이지 못했다 - 김강우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북한관련 이야기를 많이 찾아 읽는 편이다. 이번에 읽은 <나의 지옥은 나를 죽이지 못했다>는 작가가 탈북한 후, 어머니 탈북을 돕기 위해 재입북 하고 재탈북한 한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읽은 탈북 관련 이야기 중 작가 자신의 얼굴을 전면에 드러냈고, 혜산시의 사진도 보여주는 등 시청각 자료를 통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 북한의 실태와 이미 많이 자본주의가 스며든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대학이나 군 입대도 돈과 빽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 또한 자본주의 같아서 슬펐다. 이후 중국으로 밀수 판매를 위해 도강을 하는 일을 아르바이트로 한다는 것이 얼마나 삶의 팍팍함을 나타내는지 느꼈다. 17살의 나이로 58kg의 쇳덩이를 이고지고 산을 넘고, 압록강을 건넌다. 오며가며 국경의 감시와 총격을 피하는 건 당연지사다. 그래도 이 때의 위안화 벌이를 통해서 압록강을 건널 때의 노하우를 알게 되었다는 작가. 이후 아버지도 탈북하시다 쓰러져간 친구를 도울려다 낙오되고 붙잡혀 다시 북송된다. 북송되면 얼마나 모진 고초를 겪는지, 가족들은 어떤 힘듦을 겪는지도 나와 있다. 어느 누가 조사받고 나온 과정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강제로 내다버린 조국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 겨울날 친척들과 함께 아버지 장례를 치르기 위한 길을 떠난 이야기는 이게 2000년대 이야기가 맞나 싶었다. 얼마나 뼛속깊이 사무쳤을까.
이후 결국 작가는 들쭉 따기와, 60미터 나무에 올라 잣 따기 등을 하며 모은 돈으로 탈북을 실행한다. 중국에서 기거하며 돈을 모으는 일도 현재의 북한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엄밀히 말하면 중국에서 자생하는 생산물을 1차노동력으로 채취하여 판매하는 것이지만, 녹록하지 않다. 중국에서도 검시하고, 같은 북한사람들끼리도 강도 및 탈취를 일삼는단다. 무법 천지가 따로 없었다.
탈북하며 어머니와 새아버지께 3년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남기고 말이다. 한국에 와서는 못 다한 청운의 꿈을 이루려 뉴질랜드 유학길에도 오르지만, 선교사와의 트러블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다. 결국 제 힘으로 돈을 벌어 어머니를 모시고 오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휴대폰 판매일을 하며 고향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영화 같은 일이었다. 게다가 그 친구의 아버지가 북한 브로커 일을 하시다니! 하늘이 도운 기회 아닌가.
어머니를 모시고 오기 위해 다시 북한에 가게 되면서 굉장한 사건사고들이 일어난다. 초소병과의 싸움, 옛 친구와의 조우, 친구 부모님이 숨겨주신 일, 보위부에서 집을 습격하고 어머니가 끌려가신 것 등이다.
내가 굉장히 편하게 살았나. 이 세상에 가난과 배고픔 같은 것에서 자유롭다고 너무 안일하게 지냈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지독한 보이스 피싱범들은 정말 누구도 가리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누군가 나에게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나는 그만큼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생각도 들었다. 그 사람에 소중한 것을 나는 어디까지 지켜줄 수 있을까. 지금은 다시 평범하게 0에서 부터 시작하게 된 작가지만, 새로운 사람들과의 인연과 가족의 품이 있으니 그의 앞날에 행복이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