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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 왕자
조훈희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5월
평점 :

부린 왕자 – 조훈희
*본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나(부동산 박사)는 건물주들과 한 잔 걸치고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잠들었다. 깨어나니 청초한 부린 왕자가 곁에 다가와 <아저씨...... 나 좋은 부동산 하나만 찍어줘!> 하면서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린 왕자의 양 한 마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대사였다.
부린 왕자의 시작은 물론 그림으로 시작된다. 보아뱀을 어른들은 모자라고 인식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이야기의 시작은 다 쓰러져가는 아파트로 치환된다. 처음 듣는 1970년대 서울 마포구 창전동 와우아파트 붕괴 사고에 대한 내용이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한 참 전 일이니 알 수 가 있나. 실제로 일어났던 사고인가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다. 그 처참함이 이루 말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삼풍이나 성수대교 때도 그리 놀라지 않았던 것이었을까 싶었다. 그렇게 보아뱀은 안전진단 D등급 플랜카드를 건 아파트 그림으로 바뀌고 사람들의 환호를 얻는다. 재건축 검토가 가능한 등급이기 때문이다. 물론 환호하는 사람과 실거주 하는 사람은 다를 테지만.
부린 왕자는 서울이 아닌 소행성리 612번지에서 왔다. 장미 대신 여자친구를 떠나 좋은 부동산을 찾으러 왔다고 했다.
정치인과, 유튜버, 폭락론자, 개발업자, 공무원, 공인중개사를 만난다. 늘 개발계획만을 발표하고, 시장의 절벽론을 민다. 개발업자는 언제나 팔아먹을 생각 뿐이고, 공무원은 퇴근생각 뿐이다.
이후 기획 부동산 컨설팅업자, 카페의 사람들, 사막 여우와 같은 역할의 길냥이도 만난다. 단체 임장 버스 운전사가 하는 말은 기가 막힌다. 단체로 임장을 다니면서 여기저기 혹해야 같이 나눠서 지분투자 한다는 말이 말이다. 서로가 서로의 지붕이자 아픈손가락이 되어준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린 왕자에 대한 패러디 작품은 두 번째 만나보는 것이었다. 하나는 <애린 왕자>로 내용보다는 말투가 사투리로 나온 작품이었다. 이번에 만난 <부린 왕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부동산 현실을 꼬집으면서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어서 의미가 있다. 실제로 작가가 부동산 박사님이신 것도 킥이다. 결국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제일 소중한 법인데, 부린 왕자는 좋은 눈에 보이는 부동산을 찾게 될 것인가 숨죽이며 읽게 된다.
부린 왕자, 너도 좋은 집 가졌다면 나에게도 좋은 부동산 하나 찍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