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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와 무늬
최영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참으로 오랫만에 읽게 된(? 선물로 받은 책이라) 소설이라 어찌 다 읽을까 걱정되었었다.
요즘 소설을 읽지 않은 탓에 소설 문장이 눈에 들어 올까 하는 어줍잖은 걱정을 했었는 데
이 책은 그런 내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훌훌 잘 넘어 갔다.
내용이 가볍거나 쉬워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살아 숨쉬기에 말이다.
소설은 허구라는 것을 왠만한 어른이라면 다 알텐데 무슨 소린가 하겠지만
이 책은 너무 사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게 잘 씌여져 허구라는 느낌이 전혀 없다.
한번 시작하면 다 읽을 때까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을만큼 현실적으로 잘 씌여져 있다.
삼십대 후반이나 사십대 이상인 사람들이 본다면 "맞다, 맞어" 하고 맞장구를 칠 정도로 정교하고 세심하게 잘 그려져 있어, 허구라는 작가의 말이 믿어지지 않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실타래 풀듯 기록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만큼
그러나 작가가 아니라 하면 아닌 것이라고 믿어야 하는 게 책을 읽는이들이 가져야 할 생각이므로
그 부분에 대해선 반론이 있어선 안되리라 생각한다.
짤막하게 정리해서 소설의 형태를 조금 빗겨간 느낌도 없지 않아 들지만 그래도 난 이 책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가슴이 서늘해질만큼 실제적으로 표현된 이 책을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데 아직 그 대상을 찾지 못했다.
왜나면 이 책을 읽자마자 리뷰를 작성하고 있기에.
이제 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어떤 사람에게 권하면 같은 감동을 받을 지 생각해 봐야겠다.
그래야 공통 부모를 가지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