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할머니의 분홍 원피스 청어람주니어 고학년 문고 2
임다솔 지음, 정은민 그림 / 청어람주니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흠~ 쉽지 않은 소재이다. 더구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쓰기엔 주제가 넘 무겁고 힘든 내용이다. 

그런데 지은이 이 어렵고도 무겁고 입조차 떼기 힘든 이야기를 참으로 구성지게 잘도 엮어 내었다. 것두 소등학생 눈높이 딱! 맞춰서. 지은이가 이 글을 쓰는 데 쉽지 않았음을 스스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 처럼 광주 5.18 이야기는 함부로 내뱉어서는 안 될 이야기이지만 또 누구나 알고 경계해야 할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나 역시 그 일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이야기 하라고 하면 36계 줄행랑을 칠것이 분명하다. 너무나 아프고 힘든 우리 현대사이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는 할머니와 외손녀 나빛의 기억 공유를 통해 조금씩 조금씩 한 걸음 한 걸음 풀어 가고 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기억을 손녀인 나빛이 함께 할 수 있는 상황 살정이 독특하고 사람을 잡아 당기는 힘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나빛이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그토록 원하던 영화 캠프에 가지 못하고 치매 증상에 시달리는 외할머니를 위한 엄마의 친정행에 함께 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할머니의 기억 속에서 투명인간으로 돌아 다니면서 과거 광주에서 일어 났던 상황을 보고 알게 되면서 할머니의 이상 행동에 대해 하나 둘 의구심을 풀어 간다. 

왜 할머니께서 분홍 원피스와 초록색 가방을 찾아 헤매이는 지, 엄마와 닮은 사진 속 학생은 누군인지, 엄마는 왜 친정에 발걸음을 안 하신 건 지 등등.  

가해자가 되버린 군인들의 대표인물인 밀짚 아저씨가 방방곡곡을 헤매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조각그림 맞추기 처럼 한 조삭씩 맞춰지면서 엄마, 그리고 밀짚 모자 아저씨의 상황을 이해하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마지막에 할머니는 고단한 삶을 편안하게 정리하시고 떠나시는 이 이야기. 

역사를 왜곡하지 않으면서도 현재 어린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끝까지 읽을 수 있도록 긴장 시키는 구조가 참으로 좋은 책이다. 살짝 아쉬운 점은 5.18 같은 상황이 왜 일어났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는 것이다. 솔직히 거기까지 다루긴 정말 어렵기 때문이겠지만....

광주 5.18에 대해 난 실제 경험은 없다. 없는 사람은 없는 대로 실제 경험한 사람은 경험한 대로 아픔을 간직한 광주 5.18 항쟁은 절대로 일어나서 안 될 일이지만 우리 어린이들도 정확하게 그리고 반드시 알아야 하는데 이 책 한 권이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리라 생각한다. 좀더 깊은 이야기는 좀더 커서 접할 수 있겠지만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들이 읽고 토론을 하면 정말 좋을 내용이다.  

초등학교 5, 6학년용 권장도서로 강추! 

대한민국 근현대사에서 어찌 보면 가장 큰 일이었기에. 잊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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