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누구나 읽고 고민해야 할 이야기

88만원 세대 - 절망의 시대에 쓰는 희망의 경제학 ㅣ 우석훈 한국경제대안 1
우석훈.박권일 지음 / 레디앙 / 2007년 8월

88만원은 비정규직평균 임금 119만원에 20대 급여의 평균 비율 74%를 곱하면 나오는 금액이다. 최근 책에서 88만원 세대로 칭하고 있는 후배들을 맞이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들의 주어진 상황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책을 잡았는 데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한 직장에 근무하면 경쟁자이나 집으로 돌아간 뒤 맞부디지는 그들은 내 자식이며 조카들인 것이다.  

그들의 장래는 곧 현재 기성세대, 기득권 세대의 장래이며 현재 어린 사람들이 장래이기도 하다. 언젠가 부터 우리 나라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시기가 심하게 늦어진다는 생각을 했었는 데 지은이들 역시 같은 생각이다. 그 원인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만 생각하던 내게 이 책은 그 원인들에 대해 선명하고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왜 젊고 유능한 사람들이 88만원 이라는 어줍잖은 급여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지에 대한 경제학자의 분석이 가슴아프게 박힌다. 이들 젊고 어린 친구들을 위해 더 나아가 지금의 기득권자인 기성세대들을 위해 어떤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지에 대한 지은이 나름대로의 고민이 녹아 들어 있는 이야기들이다.  

다른 나라의 문제 해결 방식을 예로 들어 가면서 우리가 나아 갈 길을 함께 모색해 보자고 하는 지은이가 고맙다. 구체적이고 심도 있게 고미날 수 있는 자료들을 제공해 줘서. 

대한민국 국민들 중 15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읽어 봐야 할 책이 아닌가 싶다. 누구나 다 공감하고 방법을 찾을 때라야 우리 나라의 미래가 밝아지리라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된 이야기가 있다. 

" 지금의 20대와 386 세대는 경제적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전선을 형성하는 경쟁 관계에 놓이는 경우가 많은 데, 안정적 직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세대 간 경쟁은 더더욱 치열할 수 밖에 없다 정치적으로 386이 내결었던 대의명분들이 세대 간 분배의 문제를 다루었던 적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현재 한국 사회에서 더욱 격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세대 간 경쟁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앞 세대에게 자발적으로 양보할 만한 경제적 동기는 발생하지 않는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경쟁 관계에 있는 조직 사이에서 서로에 대한 혐오가과 적대감이 극렬해지듯이 386세대는 지금의 20대를 경멸하는 경향이 있고, 지금의 20대 역시 386세대를 혐오하거나 질시하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적대적 관계는 지금의 두 세대가 경제적 생활에서 완전히 은퇴하는 날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 은퇴 후에도 사회적 연금을 놓고 세대 간 경쟁을 하게 될 것이다. 사회적 연공서열제와 종신고용제가 깨어진 지금 386세대는 다음 세대를 돌보아야 할 아무런 의무도 없으며, 똰 세대 내 경쟁과 함께 세대 간 경쟁을 치러야 하는 20대로서도 386세대에게 존경을 표시하거나 조직 내에서의 위계관계를 떠나 그들을 받을어야 할 아무런 사회적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 

" 지금의 선진국에서 경쟁의 틀로 되어 있는 포스트 포디즘에서는 되도록이면 새로운 뮤턴트가 쉽게 등장할 수 있게 해주고, 그렇게 등장한 뮤턴트를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운용하는 시스템인데, 경제학에서는 이 과정을 '혁신'이라고 부른다.  지식경제라고 말하든 혁신경제라고 말하든 아니면 인적자본론이라고 말하든 그 핵심 이론은 똑같다. 돌연변이라고 번역되는 뮤턴트가 쉽게 나올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고, 그 돌연변이로 등장한 제품이나 생산방식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면 결국 그러한 요소가 새로운 우점종이 되어 '집중'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는 말이다.   

책의 내용에 백퍼센트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깨닫지 못하고 있던 것들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이 책이 참으로 고맙다.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보고 특히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은 필독서 처럼 읽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