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을 둘러싼 아름답고 따스한 이야기

과수원을 점령하라 ㅣ 사계절 중학년문고 4
황선미 지음, 김환영 그림 / 사계절 / 2003년 4월

배꽃 마을 과수원에 살고 있는 한 가족과 그 가족들을 둘러싼 자연이 어우러진 이야기. 

과수원 주인 부부와 할머니, 오리 가족, 고양이 호피, 여름 나그네 찌르레기, 오래된 은행나무에 깃든 신(神-서낭), 들쥐가 각각의 글에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가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본 듯 하다. 

과거 아기자기한 마을이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낯설게 변해가지만 과수원은 옛 모습을 지닌 것으로 시작하는 것으로 사람가 동물, 자연이 어떻게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과수원으로 인해 주변 모든 생물들에게 넉넉한 쉼터를 제공하면서, 옛날의 인심과 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오리 가족의 물가 나들이, 애완동물로 길러진 고양이 호피가 길을 잃고 쥐와 함께 생활 할 땐 자기 정체성을 찾지 못했으나 점차 성장하면서 자신의 모습을 찾고 과수원집에 와서는 완전한 고양이로 거듭나게 되고, 철새인 찌르레기와 토박이새 까치의 자리에 대한 작지만 큰 분쟁과 화해, 옛날 마을 어귀에 자리 잡고 있던 서낭의 이사, 아파트 공사로 인해 이주를 해야 하는 들쥐들의 이사 이야기는 서로 먼저 과수원을 찾지 하기 위한 경쟁, 할머니의 보물지도에 그려진 진짜 보물(?!) 이야기까지 자연이라는 한울타리 안에서 모두 사이좋게 어우러지는 모습이 참으로 좋다.  

그 자연 속 일부인 우리네 사람들도 자연에 동화되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절로든다. 더구나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요즘에는 더욱더.  

참으로 잘 어우러진 이야기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주~욱 읽고 난 다음엔 맨 뒤부터 다시금 한 번 더 읽으면 전체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처음부터 읽으면 그 이야기 속에서 다음 이야기 주제가 나오는 데 얼핏 그냥 읽으면 이 재미있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해하기 어렵단 생각을 할 수 있으므로 다시 한 번 뒤부터 읽어 보기를 꼭! 권하고 싶다. 그림도 따스함이 느껴져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