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비 박사 석주명 ㅣ 우리시대의 인물이야기 2
박상률 지음 / 사계절 / 2001년 8월
평점 :
나비 박사 석주명!
들으면 아는 이름이나 그냥은 잘 떠 올려지지 않는 분이다.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던 그 분에 대해 알고 싶기도 하고 이제 학년이 된 조카에게 우리 나라 위인들의 생애를 알려 주고 싶어 구입한 책이다. 사춘기 접어들어 생각도 많아지고 몸도 더 커지는 시기에 좋은 글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서.
소개 전에 먼저 읽어 보니 참으로 대단한 분이시다. 뜻을 세우고 한 길로 나아가는 데 있어 거칠 것도 두려울 것도 없이 한 생을 살다 가신 그 분의 삶이 존경스럽다. 물론 가정을 제대로 못 가꾸신 부분은 좀 안타깝지만 말이다.
공부 보다 노는 게 좋아 꼴찌를 했으나 다시금 뜻을 세워 공부에 매진하고 십년을 한 분야에 열중하라는 선생님의 뜻을 따라 조선 나비에 전생을 받친 그 분.
나비 찾아 전국을 떠돌고 자신이 겉모습은 무심했던 그 분이 색다른 나비를 쫓아 3시간 동안 나비를 쫓아 산을 해맨 사실은 과거 산을 생각해 볼 때 참 대단한 일이다. 또한 육지뿐만 아니라 우리 나라 섬까지도 샅샅이 연구해야 한다는 그 판단과 노력.어느 누구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한다. 일제 강점기에 살면서도 자신의 조국을 어떤 식으로 지켜야 하는 지 생각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나라 사랑을 실천한 그 분께 경의를 표한다.
전쟁 조차도 그의 연구를 멈추지 못했던 그 분의 나비 사랑, 나라 사랑이 이름도 알 수 없는 동포의 총에 맞아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어이 없으나 그의 업적은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은 영원하리라 믿는다. 또한 제주에서의 생활 동안 제주 방언을 채집하여 기록으로 남긴 것은 나비 박사의 또 다른 일면이기도 하다.
이 책 속에서 기억하고 싶은 글을
"밝은 해가 떴을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둥운 밤에도 잘들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해."
여러 차례 미국 유학을 권고 받았을 때 그의 말
"남에게 배우는 것만큼 나도 남을 가르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니까요. 우리 나라는 후진국입니다. 하지만 우리 땅의 지료를 확실하게 계통을 잡아서 바로 세우면 그것으로 선진국의 국민들을 가르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 것을 확실하게 해 놓으면 그것은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며 인정 받을 수 있다는 것. 먼저 우리 것을 알아야 합니다.그래야만 남의 것을 받아 들일 수도 있습니다.또한 우리 것은 세계적인 것과도 통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실 하나는 당시 국제어로 통용되었던 에스페란토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폴란드의 안과 의사 출신인 자멘호프가 창안한 세계 공통어를 석주명 박사가 세계 학회에 글을 쓸 때 사용했다는 사실.
일제 강점기에 일어나 영어로 발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어를 사용한 것도 대단한 일이다.연구하는 시간을 최대로 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 시간을 10분을 넘기지 않고 점심도 주머니에 땅콩으로 해결했다는 것에 감탄을 지나 어이 없기 까지 하다. 이런 열정이 우리에게로 온다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