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 번은 꿈 꾸는 여행, 그 아름다움과 자기 성찰

서른 여행 - 다르게 시작하고픈 욕망
한지은 지음 / 청어람장서가(장서가) / 2010년 8월

서른 여행이라~, 좋겠다는 생각이 먼저 떠오르게 하는 책이다.  

누구나 한 번은 꿈 꿔 봄직한 여행.

나 역시나 그런 여행을 꿈 꿔 봤지만 아직까진 용기가 나지 않아 망설이고 있는 데 이 책을 읽는 동안 온 몸이 근질근질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끓게 만든다. 일상을 벗어나 다른 나라, 다른 문화를 접하면서 나를, 내 나라를 돌아 보고 싶은.

그러나 현실은 여러가지로 옭아매고 선뜻 용기 내어 떠나기 쉽지 않다. 포기해야 할 부분과 돌아와서의 적응 등등...

지은이가 떠나기 전에 했던 고민들과 동일한 종류의 고민을 하게 만든다. 그래서 더욱 부럽다. 내가 실천하지 못하고 있기에. 

지은이가 여행에 관한 기사를 쓰던 사람답게 그녀의 글 속엔 그 장소에 가보고 싶게 만드는 당김이 있다. 지금 당장은 못 갈지라도 추후에 가봐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만드는. 

그녀는 멋진 서른을 맞이하고자 현재를 털어버리고 나를 찾아 떠났다. 자신의 경제 형편에 맞게 움직여간 그녀의 여행에 함께 동행하는 기분이 들게 만드는 책 읽음이었다.

그녀 처럼 느끼고, 그녀처럼 보고, 하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녀와 함께 한 이 여행이 참으로 좋다. 

직접 경험하면 이와는 또 다른 느낌일수도 있으나 책을 읽는 것으로도 진한 감동이 밀려 와 참으로 좋다.  

인도를 시작으로 해서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등. 그녀는 7개월 여정을 함께 하고 나니 많은 것을 경험한 것 같다.

어느 곳을 방문 하던 단편적인 판단은 위험한 것이라는 것과 세상 어느 곳에든 좋은 사람만도 또 나쁜 사람만도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 다른 문화를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또 여행자가 지녀야 할 가장 큰 덕목은 자신이 누렸던 자연에의 고마움을 그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 풀문 파티를 즐긴 후에 여행자들이 누구랄 것도 없이 청소하는 것은 모두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라는 것 등등. 세상은 다른 듯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지은이는 우리에게 여행을 떠나라고 말 하는 듯 하다. 실상은 내 마음의 소리인데도 말이다. 

책 이름을 보면서 나 역시 서른을 기다렸던 생각이 난다. 왠지 그땐 서른이 되면 세상을 더 많이 이해하고 더 폭 넓게 볼 수 있고 매사에 흔들림이 없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를 했던 스물아홉 그때의 내가 생각나게 한다.

살아보니 내 기대는 그저 기대일뿐이라는 것. 스스로 자라야 한다는 것. 그저 자라거나 폭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서 얻어지는 것이라는 것을 지금은 안다.  

이 책은 여행을 매개로 하나 실상은 자신을 뒤돌아 보게 만드는 책이다.

중학생만 되어도 충분히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이 책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그래서 난 이 책을 누구에게 선물할까 생각 중이다. 

그녀가 쓴 글 중에서 

" 여행이 길어질수록 참는 것보다 풀어내어 그대로 느끼는 일이 쉬어진다." 

"느낌 살아야겠다. 조금 더 여유롭게 즐기면서 살아야겠다. 살아지게 두는 것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어 정성을 다해 살아내야겠다. 가끔은 뛰지 말고 걷고, 걷지 말고 멈춰 서고, 앞만 보지 말고 뒤돌아 보며. 행복? 그건 정말 별게 아니다." 

"여행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 편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가방이 가벼워질수록 여행은 무거워지는 법이라고." 는 말에 공감하면서 나 역시 여행을 꿈 꿔 본다. 

서른을 훌쩍 넘겼지만 지은이의 열정을 받아 나 역시 여행을 계획해 본다. 기꺼운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