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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페터 빅셀 지음, 전은경 옮김 / 푸른숲 / 2009년 10월
평점 :
"나는 시간이 아주 많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라는 책 제목이 눈을 화~악 끌어 당겼다.
나 역시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되고 싶은 사람이기에.
어떻게 하면 시간이 많은 어른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한 책인데
하하하.... 읽어 보니 책 제목과는 좀 다른 느낌이다.
요즘 유행어로 살짝 낚인 느낌이랄까, 하지만 기분 나쁘지 않은.
책의 맨 마지막에 옮긴이의 글 제목처럼 "특별한 사건이 없이도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사람들과의 행복한 만남"이라는 것이 정확한 표현으로 느껴진다.
페터 빅셀? 처음 접하는 작가인데 지은이의 글에서 사람 냄새가 난다. 아주 지독하게.
너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들을 작가 특유의 시선과 표현으로 적고 있는 데 처음에 책 제목과 연결해 보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면서 읽어서인지 잘 읽히지도 않고 머리 속에도 잘 들어오지 않았는 데 계속 읽으면서는 나도 모르게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참 많이 비슷하다 하는 생각을 하면서. 나 역시 작가 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분이 있기에.
탁월한 표현력을 지닌 멋진 작가라는 생각이 들고 조금 시간이 흐른 뒤에 다시금 읽어 보고 싶은 책이다. 그럼 아마도 더 많은 부분 공감을 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
특히 이 책 속에서 내 머리 속에 꽂힌 말은 다음과 같다.
세상은 자기 이름을 모른다. 우리가 이름을 붙여 부르면서 세상을 멀리하는 것이다. 알마니아인, 프랑스인, 터키인.... 우리가 더 높은 존재의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면, 팻말에 아마 이런 글이 적히겠지. '인간, 기원은 메소포타미아나 인도 또는 북아메리카로 추정되나 지금은 전 세계에 서식함."
"아이들은 학습하는 게 아니라 발견한다. 날마다 세상을, 그리고 소리와 낱말을, 언어와 연관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책은 누가 뭐라 해도 스스로 읽어 봐야 그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어떤이는 도무지 뭘 말 하려고 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는 데 실은 금방 이해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닌 것이 맞는 것 같다.
나 역시 어려풋이 그려질 뿐 다른 책을 읽었을 때처럼 명확한 무언가가 잡히진 않는다.
즉, 한 줄로 표현이 잘 안된다는 것. 그러나 진짜 읽어 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