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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일의 겨울 ㅣ 사거리의 거북이 10
자비에 로랑 쁘띠 지음, 김동찬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10년 2월
평점 :
요즘엔 접하기 힘든 산골 문화.
과거 우리네 조상님들도 같은 모습이셨을 거 같은 데.
사랑이 하나 그득하나 결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음 속으론 넉넉하게 인정하고 있지만 입 밖으로 내서 알려주지 않는 마음 속 저 바닥에 꽁꽁 숨겨 놓은 넘치는 사랑.
그런 할아버지의 사랑이 손녀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차분하게 잘 그려지고 있다.
"153일의 겨울"이란 책 제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무슨 뜻일까 생각하면서 읽기 시작했는 데 처음 몇 장을 읽고 나서 임신한 엄마가 안정을 취하기 위해 딸을 돌 볼 수 없음에 아기가 태어날 때까지 떨어져 살아야 할 기간이었다.
태어나서 4~5번만 본 할아버지, 괴팍한 성격이라 알고 있는 할아버지, 그녀가 느끼기엔 미친 늙은이가 계신 곳으로 가서 생활해야 할 기간이 5개월 정확히는 153일.
아버지를 따라 가 본 할아버지가 계신 곳은 눈이 많고 추운 산골 마을. 시간이 얼른 가서 엄마랑 아버지가 있느 곳으로 돌아 가고 싶어 하는 갈샨(소녀 이름)과 그녀 할아버지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가는 과정을 적고 있다.
너무 다른 생활과 환경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면서 보듬어 가는 그 과정이 아름답고 마음이 찡~하게 그려지고 있다.
아들이 아니라는 이유로 싫어하던 손녀가 읽어 주는 "노인과 바다"를 귀 기울여 듣는 할아버지, 또 어리지만 당신 손에 강하게 키워진 손녀에 의해 생명을 유지하게 되는 할아버지.
미친 늙은이로 치부하던 할아버지한테서 말을 빠르게 잘 타는 방법, 양치는 방법, 검독수리 길들이기 등을 배우면서 가까워지고 서로를 의지하고 이해하고 받아 들이는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
요즘 처럼 공부와 경쟁에 시달리는 우리 어린이들이 읽으면 좋을 가슴이 따스해지는 이야기이다.
읽는 데 2시간이 채 결리지 않는 분량이니 요즘 가슴 싸~한 부모님들도 함께 읽고 부모님의 어릴 적 이야기와 곁들여 함께 이야기 하면 좋을 듯 싶다.
부모님들의 어릴 적 이야기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옛날이야기일테니 말이다.
더욱더 좋은 것은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는 요즘 상황에 맞게 책을 찍는 데 쓰인 종이가 재생지이며 잉크가 콩기름 잉크라는 것이다.
어린이 책을 만드는 회사라면 어느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데 그런 부분에서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번 겨울 방학 운동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 책을 읽어 보는 것도 감성 발달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