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날 따스한 방에서 읽으면 좋을 구수한 우리 옛 이야기

도토리 신랑 - 가을 ㅣ 철따라 들려주는 옛 이야기 1
서정오 지음, 김병하 그림 / 보리 / 2007년 11월

히히히... 도토리 신랑? 제목만 들어도 웃긴다. 

서양에 엄지공주가 있다면 우리 나라엔 도토리 신랑이 있다는 말씀. 

하하하하... 아기자기 오손도손 정감 넘치는 이야기가 한 보따리.

한 겨울 추위도 녹일만큼 재미있는 우리 이야기로 인해 입가엔 미소가 떠오르고 곁들여진 그림은 여백의 미와 더불어 재미를 더한다. 화려하지도 않고 공상 과학과 같진 않지만 우리 마음을 따스하게 해 주고 사람 맛이 나는 이야기들이 서른개나 된다. 

글 읽기 싫어하는 어린이에겐 매일 한 개씩만 읽게 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책 읽는 재미를 알게 할 수 있을 책이다. 한 가지 이야기가 길어야 4쪽 분량이고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쓰여져 좋다. 

효가 어쩌구 저쩌구, 우정이 어쩌구 저쩌구가 필요 없다. 그저 이야기 한 대목씩 읽어 가다 보면 저절로 알게 되어 있다. 아하~ 이런게 부모님께 잘 하는 거구나! 친구란 이렇게 좋은 것이고 쓸데없는 욕심은 사람을 망칠 수 있구나 하는 등등... 

어른들이 어린이에게 알려 주고 싶은 내용들을 구수한 우리 옛 이야기 속에 잘 녹이고 버무려서 그저 책을 읽었을 뿐인데 어린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책이다. 

그림도 내용과 아주 잘 어울리도록 해학적이면서 지극히 한국적으로 그려져 있다. 오래된 이야기 책을 대하는 느낌이 드나 그 내용은 결코 구태의연하지 않고 현재에도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좋은 내용이 그득한 책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즐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