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읽는 많은 책들이 서양 이야기라 읽어 주고 골라 주면서도 마음 한편이 무거움을 떨칠 수 없는 데 이 책은 그런 우려를 한번에 속시원하게 날려준다. 내용은 어려서 본 것이지만 지금 어른이 되어서 읽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이야기이다.'넘치는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옛 어른들 말씀을 다시금 일깨워준다. 어린이들 이야기책은 의성어, 의태어의 반복이 많다. 생동감을 주기 위한 배려인 것 같은 데 아이들은 용케도 잘 알아서 웃고 즐거워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과 어울려 잘 숨쉬고 있다. 글과 그림을 한 사람이 다 소화했는 데 참 훌륭하다. 그림도 우리 나라 민화를 기본으로 한 것으로 보이고 글도 너무 어렵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꾸며져 있어서 좋다.또 하나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욕심을 부렸을 때 상황을 살짝 종이를 접어서 숨겨 둔 장치이다. 책을 만들 때 이런 부분들은 별지로 인쇄해서 제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그럼에도 어린이들을 위하여 애를 쓴 것이, 어린이를 아끼는 지은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좋은 책은 여러 사람에게 두루두루 읽혀야 하는 데 이 책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면서 우리 어린이들이 많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나라 대대로 내려 오는 많은 이야기들이 어린이 눈 높이에 맞춰서 다시금 잘 쓰여져 나오면 좋겠다. 이 책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