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1 - 조국의 딸 한수산 장편소설 1
한수산 지음 / 해냄 / 2003년 6월
평점 :
절판


어느 날인가 지은이가 텔레비전에 나와서 하는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소설을 쓰기 위해 일본 현지를 10여 차례 답사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많은 준비를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동안 소설은 그다지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보리라 생각하면서 책을 손에 쥐었다. 너무나 오랫만에 보는 소설인지라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조금은 낯설기도 해서인지 처음엔 글을 읽는 속도가 다른 책을 볼 때와 다르게 아주 천천히 읽혔다. 허나 중반을 넘어가면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역사책에서 조차 제대로 배우지 못한 부분들이 들추어져지는 데 참 기막힌 느낌을 형용할 수 없었다.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지 않는 모습들을 읽으면서 사람의 끝이 어디인 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 일본의 무모함으로 '가미가제'는 알았지만 '가이텐(함정으로 함정을 부딪치는 자살특공대)'은 이 책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지도자 한 사람의 잘 못된 생각이 얼마나 많은 사라들믈 상하고 죽음에 이르게 하는 지. 핵폭탄을 터트리기 위해 한 고민들을 쓰고 있지만 그 이후에 벌어진 사건, 사고를 생각한다면 그 고민은 너무나 모자랐다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전쟁은 정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주 피부로 절절이 느끼게 하는 책이다.

우리 역사 한 편을 아주 잘 볼 수 있었다. 이 책을 접하면서 감정적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라 아주 서늘한 이성으로 분석해서 다시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 정신 깊은 곳까지 담아 놓아야 한다. 말만이 아닌 행동으로 우리가 우리 것을 어떻게 지키고 가꿔 나가야 할 지를 생각하게 한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힘을 가져야 하나 그 힘을 어떻게 기를 지,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생각하게 한다. 중학생 이상 누구라도 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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