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사려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어린 왕자를 발견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책이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책 그야말로 유명세를 충분히 탄 책임을 되살리면서 지금 읽으면 어떤 느낌이 들까 하는 마음에서 또 사서 읽게 된 책이다. 그런데 역시나 예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같은 책도 나이가 다를 때 읽으면 그 느낌이 아주 많이 다른 데 어린왕자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요즘처럼 뻑뻑하고 여유 없을 때는 내 스스로 날 생각하게 한다. 예전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를 말이다. 세상살이에 휩쓸려 나 자신을 잃고 표류하는 것은 아닌지,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잃고 속세에 찌들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나 자신만 생각하느라 옆 사람이 어떤 상황인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등등...오랜 조직 생활에서 부딪힘 속에서 나를 잃고 나 아닌 나로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너무 많이 알고 있고 잘 알려진 책이라 지나치지 말고 다시 한번 읽어 보면 좋겠다. 멀지 않아 이 책은 다시 손에 쥐게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오랫만에 참 편안한 마음으로 기분 좋게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