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윗집 부부
황보름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6년 6월
평점 :
"윗집 부부"라는 제목이 참으로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경험, 문화, 생각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나는 이야기이면서 나름대로 함께 부대끼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 현실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그대로 보여준다. 현재에 처한 환경이 너무나 달라서 공통점이 없을 것 같지만 결론은 건강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어린 딸 아들에게 시끄럽게 굴지 말라고 혼을 내던 아빠는 사라지고, 정적 속에 혼자 놓이면 어쩔 줄 몰라하는 늙은 아빠만 남은 것이다.”
“뉴스를 봤다고 해서 사람이 나아지는 것도 아니었다. 세계 곳곳에 흥건히 고여 있는 찝찝한 물을 퍼다 온갖 사람에게 뿌려대는 것으로 먹고 사는 게 뉴스 아닌가. 뉴스는 경직을 자식에게 존경받는 아버지로도, 아내에게 후회 없는 인생을 선물하는 남편으로도, 정적을 음미하며 매 순간 들이닥치는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노인으로도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저 찝찝하고 꺼림직한 일에 무디게 만들어주었을 뿐”
“생존 본능. 동물은 생존이 위협받으면 번식하지 않아. 우선 내가 살아야 하니까. 요즘 애들은 왜 결혼하지 않냐고? 왜 번식하지 않냐고? 생존해야 하니까. 나부터 살아남아야 뭐라도 할 거 아니야.”
“나이가 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살아온 구력이 드러내는 혜안 같은 것. 물론 살아온 구력이 빗나가 노욕의 표상이 되어버리는 늙은이들도 적지 않지만”
“식탁에 마주 보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경직과 아이들은 다른 세상에서 살고 있는 셈이었다. 보이는 대로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화정이 말했듯 걱정만 많고 능력은 없는 부모는 그저 살아온 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식들에게 변수를 추가하지 않는 방법이었다. 갑자기 돌변한 부모를 좋아할 자식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