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상어를 사랑한 인어 공주 ㅣ 작은도서관 7
임정진 지음, 유기훈 그림 / 푸른책들 / 2004년 4월
평점 :
와~ 요즘 들어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 있는 책이다.
우리가 아주 잘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보고 새롭게 쓴 이야기 책이다.
생각지도 못 했던 방향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정말 재미 있다.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읽었는 데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어서 혼났다.
옆에서 누가 봤다면 혼자 책 읽으면서 무지 좋아 한다 고 흉을 봤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 책은 마치 "슈렉"류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슈렉보다 더 재미 있지만.
1. 상어를 사랑한 인어 공주: 무조건 아름답기만 하지도 않고 공주지만 튼튼한 다리를 가져 우체부 일을 하는 것은 참 재미 있는 발상이다. 또한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려는 생각을 하는 것이 더욱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한 발 더 나아가 지혜로운 마녀의 오리발 선물은 정말 멋진 결말이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사랑하고 그 사랑이 이루어지도록 조언을 하는 마녀도 멋지다. 역발상의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2. 벌거벗은 사기꾼 : 겉 모습만을 중시하지 않고 실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야기. 자신의 상황에 적절하게 적응해서 사는 모습이 아름답다, 잘 보이기 위해 애 쓰지 않아도 되고 필요하지 않은 것을 탐내지도 않고 사기꾼 혼내려하지 않으면도 결국은 그들의 모순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3. 늑대와 멧돼지 세 자매 : 아기 돼지를 잡아 먹으려고 나선 늑대들이 오히려 멧돼지들에게 된통 당하는 늑대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늑대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하면서 서로 공존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내용이 좋다. 다른 이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 하는 지 보여 주는 이야기라서. 방법을 찾으면 얼마든 지 서로 좋게 살아 갈 수 있다는 것.
4. 토끼 간을 찾으러 간 용왕님: 좋은 토끼 간을 만들기 위해 토끼를 풀밭에 방목하다 도망가게 된 토끼를 잡으려고 하는 용왕과 넓은 곳으로 나와 좋긴 한데 홀로 사는 것에 익숙치 않은 토끼가 서로 살기 위해 각자의 길로 갔는 데 결국은 둘 다 좋게 된 이야기. 토끼 잡으려고 노력하다 건강을 되찾은 용왕의 이야기는 정말 새롭다.
5. 부자가 된 게으름뱅이 흥부: 게으름뱅이 흥부가 부자가 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기실은 나름대로 꾸준히 노력을 한 이야기이다. 설핏 게으름을 피워서 성공한 것 같지만 부인이 시키는 대로 열심히 일한 덕분인 것을 안다. 고약한 심술쟁이 놀부가 아니라 동생이 잘 하고 살 때를 기다려 유산을 물려 주는 형다운 형으로 나오는 것도 참으로 새롭다.
6. 억울한 호랑이를 위한 재판: 지은이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은 이야기이다. 단군이 태어나게 된 배경을 깔고 있는 이야기인데 설화를 패러디 한 것이라 많이 조심스럽게 접근한 흔적이 보인다. 각자가 지닌 개성(지닌 본성)을 간파해서 공정한 시합을 해야 하는 데 방법이 공정하지 못했던 점을 지적하고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억울함을 풀고 아무리 높은 분(환웅)일지라도 잘못한 점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 댓가를 치루는 이야기.
우리 어린이과의 약속은 지킬 수 있는 것으로 해야 하고 약속을 했으면 꼭! 지켜야 한다. 또한 어린이들의 이야기도 정성껏 귀 기울여 들어서 여린 마음에 상처내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말 재미 있는 책이니 많이 읽으면 정말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