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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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딱! 한 번 지내려는 엄마 제사를 하와이에서 온 가족이 모여서 지낸다는 발상 자체가 좋다.

대한민국 여자로 태어나 겪었던 겪고 잇는 여러 가지들을 아기자기하게 잘 엮어서 후다닥 잘 읽었다. 2025년에도  쉽게 이해 받기 힘든 설정이지만 나쁘지 않은 어쩌면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시선으로부터,"라는 책 이름이 중의적 뜻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책 이름도 참~ 잘 지었다. 이미 많이들 읽었겠지만 안 읽어 본 사람이 있다면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2020년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충분히 공감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기에.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 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

할머니는 욕도 표현의 일종이라고, 다만 정확하고 폭발력 있게 욕을 써야 한다고 말했었다.”

잣대는 없고 젓대는 있어서 사람 사이를 휘휘 저어버린달까?”

누군가는 유전적인 것이나 환경적인 것을, 또는 그 모든 걸 넘어서는 노력을 재능이라 부르지만 내가 지켜본 바로는 질리지 않는 것이 가장 대단한 재능인 것 같았다. 매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질리지 않는 것, 수십 년 한 분야에 몸을 담으면서 흥미를 잃지 않는 것. 같은 주제에 수백수천 번씩 비슷한 듯 다른 각도로 접근하는 것.

부모가 우는 것을 보는 것은 정말로 무섭지. 어른들이 유약한 부분을 드러내는 것은 정말로 무서워...“

남들이 걷는 길에서 벗어난 내가 자격이 있나 싶으면서도 길에서 벗어나야 길이 보일 때가 있으니 계속 했어요. 그러나 말이라는 건 그렇습니다. 일관성이 없어요. 앞뒤가 안 맞고, 그때의 기분 따라 흥, 또다른 날에는 칫, 그런 것이니까 그저 고고하게 말없이 지낼 걸 그랬다 뒤늦은 후회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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