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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가게 글월
백승연(스토리플러스) 지음 / 텍스티(TXTY) / 2024년 5월
평점 :
인터넷의 발달로 전자우편이 일상이 되고, 휴대폰이 필수품이 되면서 톡으로 소통하면서 종이로 된 편지는 우리 옆에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운 요즘이다. 진심을 담아 꾹꾹 눌러 쓴 손편지는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준다. 따스함을 나눌 수 있는 편지 가게 "글월"이 배경인 이야기가 담담하고 따스해 팍팍한 일상과 경쟁에 치여 상처투성이인 우리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준다.
”지금처럼 노을이 지고 슬슬 배가 고파지는 시간을 효민언니는 ’놀이터에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라고 불렀다.“
”산산조각이 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가 있지.“
”’진심’이라는 건 물속에 떨어진 한 방울의 잉크처럼 끝없이 퍼져 어딘가에는 도착하기 마련이었다.”
“글월에도 종종편지지 모양이나 무늬, 색 등을 보며 자기 과거를 소환하는 손님들이 있다. 결국 글이라는 건 과거라는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 한 동이라는 재료가 필요했다. 서툴고 부끄러워도 물 한 동이를 꺼내야 다음 할 말이 차올랐다. 그렇게 과거라는 우물을 정화한 사람은 현실에서도 자기 마음을 투명하게 볼 줄 알았다.”
“이메일이나 톡과 달리 편지는 내용만 있는 게 아니라 글씨체도 있잖아요. 편지에 그림을 넣기도 하고요. 또 어떤 펜을 썼는지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지고요. 그래서 더 진심이 담길 수밖에 없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뭘 하고 싶은지만 잊어버리지 않으면 돼. 그럼 좀 더디고 절룩대도 다 제 갈 길 가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