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 동아시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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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라는 책 이름에 끌려서 읽기 시작했다.

내용을 읽는 동안 내 알지 못함과 짧은 생각들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미처 깨닫지 못했던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책을 통해서 알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지 생각할 거리를 내 앞에 툭! 떨어뜨린다.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들을 보기 힘든 이유를 다른 책을 통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좀더 많이 알게 되고 장애인 뿐만 아니라 상처 입은 사람들, 성소수자, 같은 소수에 속하는 사람들의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나름 평탄할 것 같은 길을 놔두고 어렵고 힘든 길로 들어서 끝없이 공부하고 아파하고 함께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하는 지은이의 노력과 애씀에 박수를 보낸다. 

깨닫게 해줘서 진짜 고맙다고.


외출하기 위해서는 가고 싶고, 갈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 장애인을 욱여 넣는 게 아니라, 장애인의 삶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 노동을 포함한 한국 사회의 각 영역을 디자인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 사회학자 데이비드 윌리엄스 나도 나를 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건 우리가 특권층이라는 뜻이다.“

대한민국에서 여군은 자궁과 난소가 없으면 결격 사유가 되어 지원조차 불가능합니다.“

어떤 이들은 Y염색체의 존재로, 혹은 자궁이나 난소 같은 기관의 유무를 기준으로 남성과 여성을 나눕니다. 그러나 현대 의학은 이러한 이분법이 과학적으로 엄밀히 적용될 수 없는 기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XX염색체를 가지고 있는데도 남성인, 자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여성인 사람들의 사례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정의로운사람들이 모인 합리적인사회만이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지요.“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무의식적으로,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암묵적 편견을 바꾸는 길은 권력의 적극적인 재분배를 통해 소수자의 삶을 바꾸어 내는 것과 함께, 우리 스스로가 고정관념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나 역시 내 의도와 무관하게 가해자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인식하고 경계하며 행동하는 일이라고요.“

플라톤은 동등하지 않은 사람들을 동등하게 대하는 것만큼 불공정한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보건학의 학문적 탐구는 부조리한 현실을 바꾸어 내기 위한 과학적 근거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

연구자는 이미 존재하는 사실관계에 따라서, 그 데이터에 기반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런 합리성은 종종 보수적인 현실 인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역사는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의 질서에 도전하며 판에 균열을 만들어 낸 이들이 열어왔다.“

몸과 경험의 차이를 감안해 남녀가 화장실을 평등하게 이용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려면, ’그 평등을 측정하는 척도가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마침내 도달한 결론은 남성과 여성이 화장실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동일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피부색은 어떤 인종이 다른 인종보다 우월한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아니라 일조량에 따른 진화의 결과물입니다.“

미투 운동이 두려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묻고 배우면 됩니다. 이상한 핑계로 자신의 비겁함을 합리화하며 도망가지 않았으면 합니다.“

노동자의 작업환경에 대해 고용주에게 물어보면 그건 과학적인 연구가 되는 데, 일하는 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 물어보면 정치적인 행위가 되는 식이다.“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회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사회적 약자의 삶에 대한 연구는 기본적으로 불평등에 대한 연구이다.“

오늘날 HIV 감염은 과학적 지식에 기반해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치료약을 충실히 복용하면 비감염인과 평균수명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 만성질환이 되었습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공포와 편견에 기반한 과도한 행동은 의료진을 HIV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차별 받기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어떤 경우에도 개인을 비난하고 낙인찍는 편리한 인식으로는 효과적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없다.“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하며 안전하게 관계를 맺는 것

고정관념은 편리한 만큼, 그릇된 것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지난 10년간 사회적 합의는 정치인들에게 예민하고 중요한 문제에 대한 책임을 모면하는 편리한 출구전략으로만 기능했다. 그렇게 한국의 정치는 후퇴했다.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가 사회적 합의를 대안으로 말하는 경우는 없다. 그것은 기득권의 언어이다. 기득권은 본인들이 합의의 주체라고 생각하니까.“

인권위는 근거의 부재부재의 근거를 구분하고, ‘의지의 부재를 성찰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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