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자기만의 방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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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내용은 명함 따위는 필요 없는, 인생 자체가 멋진 명함인 분들의 이야기다.

세계사나 우리 나라 역사 속에서 여자는 그야말로 이야기꺼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남은 자료들이 거의 없다는 생각하는 맞을 듯. 그나마 있는 이야기들 속에서도 좋은 이야기 보다는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더 남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아쉽다.

이 책 이야기를 한 줄 정리하면 "우리 나라 현대사 속 여성 노동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얼마나 어렵게 살아왔는지, 죽을 듯이 일해서 지켜 낸 가정인데 그 수고로움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한 여성 노동에 대한 이야기로 노동자라면 성별에 상관 없이 다 읽어 봐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행복한 삶을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고 생각해보고 좀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한 몫 할 것 같기에.

이 책 편집은 참 독특하다. 내용 가름을 할 때 사용한 검정색과 큼직하고 굵고 반듯한 글자 크기가 책 크기와는 좀 균형이 맞지 않아 세련된 것과는 거리가 있는 듯 싶으나 책 이야기와는 잘 맞는 듯하고 글꼴 또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좋다.

편집자가 무척이나 생각하고 고심해서 나온 작품인 듯. 앞으로는 다른 책들과 다를 것 없는 책으로 만들 수 있게 우리 나라 여자들의 일과 가족의 삶이 잘 어우러졌으면 싶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제자리를 지키며 이 사회를 지탱해온 '필수 노동'의 대부분이 돌봄, 보건의료, 환경미화 등 여초 산업이라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들을 여성들은 그동안 제 값을 받지 못한 채 해왔다."

"1950년대 합계 출산율은 6.3명, 한 집에 자녀 수가 5~6명은 됐는데 딸들은 아들 없는 집에서는 눈칫밥을, 아들 있는 집에서는 식은밥을 먹으며 자랐다."

"가사, 육아 없이는 다른 경제 활동이 불가능함에도, '집사람=집에서 노는 사람'이라는 편견이 노동의 가치를 폄하해 온 것이다."

"54년생 딸들은 10대에 여공으로 일을 시작했다. 20대에 엄마가 돼 가사노동을 도맡았다. 30대에 다시 공장에서 일했다. 40대에 외환위기를 겪으며 비정규직이 됐다. 50대 이후부터 청소, 요양, 간병 등 저임금 일자리에 종사했다."

"분석결과 필수노동자의 67.4%는 여성, 32.6%는 남성이었다. 배달원과 자동차 운전원을 제외한 모든 직업에서 여성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 필수 노동은 여성들이, 고령층 여성들이 떠받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재밌게 살고, 힘들게 살지 마. 살아보니까 인생이... 그렇게 길지가 않아."

"일하는 여성이 '기본값'이 됐지만 일터를 움직이는 건 여전히 남성이다. 일과 가정의 양립은 아직도 여성의 어깨를 더 무겁게 누르고 있다."

"일하는 여성이 더 이상 예외적이지 않은 지금도 가사와 돌봄은 여전히 여성 몫이다."

"여성의 경제 활동 증가와 각종 제도적인 개선에도, 여성만 일과 가정의 양자택일을 요구 받는 상황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페미니즘은 많은 딸에게 '그냥 우리 집 일'로 여겨지던 것들을 사회적 차원으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용감하지 않으면 울타리를 벗어나기 힘들어요."

"국제노동기구(ILO)는 광업, 건설업과 함께 농림어업을 3대 위험사업으로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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