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음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 어느 장례지도사가 말해주는 죽음과 삶에 관한 모든 것
강봉희 지음 / 사이드웨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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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그래도 "죽음을 돌보는'일을 하고 있는 지은이가 2004년부터 지금까지 해오면서 있었던 그리고 느꼈던 일들을 알려주고 있다.죽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어느 날 갑가기 아버지가 떠나셔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머리로만 생각한 우리의 삶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인데...

장례에 대해 제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던 부분들을 이해하기 쉽게 적고 있으며 죽음에 대하여 우리가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 지 생각할 꺼리를, 삶과 죽음에 대한 지은이만의 철학이 녹아 있다. 누구나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날텐데 그때 우리가 어때야 할 지, 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 지에 대해 질문을 하는 내용이라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생각해 보면 싶다.

 

"누군가가 그의 마지막을 목격하든 목격하지 않든, 죽은 몸은 자신이 보낸 평생의 삶과 죽음을 증명하고 있다. 우리들은 그것을 일러 시신은 돌아가신 후에 말을 한다고 한다."

"어떤 이유로든 무연고로 죽은 사람들은 살아 있을때부터 '잊힌' 사람들이다. 이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혼자 외롭게 남겨져 있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제발 내 곁에 살아가는 이들이 아직 살아 있을 때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분이 어떻게 살아왔든 말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 그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는가가 아니다. 그가 가족과 단절되었다 해도, 그게 그가 우리들과 단절되어도 괜찮다는 이유는 되지 못한다.그를 홀로 내팽개쳐두지 않는 것은 가족의 의무가 아니라 우리의 의무다."

"집에서 변사 사건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소방서에서 나온다. 혹여나 살아 계실지도 모르니까. 사람이 숨을 안 쉬는 게 확인되면 그때 소방서에서 112에 전화를 한다. 그러면 경찰들이 와서 검안의를 부르고, 타살 징흐가 있나 확인하며 사망 시간을 추정한다. 그리고 1차로 현장 보존 작업을 마친 뒤 시신을 옮긴다."

"사람이 혼자 살 수 없는 동물이라는 말은, 사람이 혼자 죽어서는 안 된다는 말과 동의어일 것이다. 나는 시신이 장사가 되는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고, 그런 세상에서 죽고 싶지 않다."

"해외의 많은 문화권처럼, 우리도 수의를 따로 만들지 않았다. 살아 계실 때 고인이 제일 좋아했던 옷, 고인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옷이 곧 수의였다."

"우리는 어떻게 찡그리는가. 안면에 힘을 주어야 찡그려지지 않나. 죽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 근육이 다 이완되어 편안한 상태로 간다. 숨이 끊어지면 자신의 가장 편안한 얼굴로 돌아간다. 즉, 본인의 본모습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우리는 누구나 아기의 얼굴로 죽는다.그러니 왠만하면 살아 있을 때도 아기처럼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 제일 좋은 것이다."

"누군가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은 이승과 저승을 가리지 않는다. 장례는 다만 그 마음의 표현일 뿐이다."

"장례지도사는 죽음에 관한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또 죽음에 관한 어떤 것에 대해서든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유족의 마음을 가장 쉬운 말로 편안하고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 인간의 죽음을 잘 주관하는 사람일 것이다."

"부모가 아니더라도, 혈연이 아니더라도, 한 사람이 태어나면 국가에서 책음을 져야한다. 죽을 때까지 그래야 하고, 죽은 후에도 그래야 한다. 그게 우리가 세금을 내고 이 사회를 만들어 살아가는 이유다."

"죽음에는 국경이 없고, 죽음의 슬픔은 국적을 떠나 다 똑같다. 부디 우리와 다른 국적의 사람들이 이 땅에서 죽었을 때, 그 죽음을 지금보다 더 성심껏 돌보는 분위기와 시스템이 마련되길 바랄 뿐이다."

"옛날 우리 나라 사회의 제사는 아주 단촐했다. 자기 부모님의 제사만 지냈다.그때는 단대만 지내도 예의에 어긋난 일이 아니었다. 아니 그것이 곧 예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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