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하지 않는다 (눈꽃 에디션)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한강 소설은 읽을 때 마다 좀 무섭다.  아주 현실감 넘치는 공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채식주의자" 때도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어쩜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헌데 이번 "작별하지 않는다"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책은 5월 광주항쟁을 소설로 쓴 경하와 만주와 베트남 등에서 역사를 살아낸 여성들 모습을 다큐멘터리로 만드는 친구 인선의 이야기인데 꿈과 현실이 뒤섞여 있어 좀 어지럽다. 

후반부는 경하네 할머니 어릴 때 이야기인데 그 배경이 제주 4.3 사건이다. 현재에도 마무리 되지 않아 진행 중인. 찾아서 읽고 기억해야만 하는 사건인데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적고 있다.

책을 다 읽으면 뭔가 정리되고 배움도 있고 하는 그런 개운함이 있는데 이 책은 다 읽고 나서도 정리되지 않고 묵지근~하게 가슴을 누르는 뭔가가 남아 석연치 않고 답답하고 그렇다.

책을 읽으면 너무 아프고 무섭다. 그래도 읽고 같이 아파하고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힘들고 아파도 자세히 들어다 보고 다시는 같은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지 깊이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빛을 받으면 목소리처럼 일어났다가 촛불이 지나쳐가는 즉시 잠잠해지는 그 글씨들을 나는 읽는다."

"발자국이 보일 만큼 놓치지 않고, 인선의 몸과 부닺히지도 않으며 걸으려면 두 걸음의 간격을 유지해야 했다. 같은 안무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사람들처럼 우리는 앞으로 나아갔다. 같은 박자로 눈이밟히는 소리가 차가운 정적 속에 부스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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