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의 재구성 -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
조선희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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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가 기자로 작가로 공직자로 살아오면서 가지고 있던 이 사회에 대한 생각을 되짚어보며 우리 사회가 지닌 갈등의 코드들을 점검했다고. 책을 읽어 보면 그 긴 시간을 어떻게 다 살펴서 원고를 썼는 지 기막힐 정도이다.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 번 훑어 본 느낌이고 한국을 기준으로 해서 다른 나라와의 관계까지 살펴 본 내용인데 잘못 알고 있는 것도 있고 잘못 배운 것도 있고 역사를 제대로 살펴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발전이 없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찬천히 들여다 보면서 살필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고 내가 느꼈던 것을 같이 느껴 보면 좋겠다.

 

"전염성 강한 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한국 사회는 인구밀도의 물리적 조밀함보다도 미디어 포화상태의 심리적 조밀함이 더 문제가 되었다."

"국민 소득을 계산할 때 가계뿐 아니라 기업 소득과 정부소득(세수)을 함께 계산한다. 그러니 가계소득이 오르지 않아도, 기업이나 정부의 소득(세수)만 커져도 GDP는 올라간다."

"국민 소득이 3만불 이라 해도 공사장에서 떨어져 죽는 일이 흔하다면 선진국이라 할 수 없다. 또한 부모에게 맞아 죽는 아이가 있는한 복지국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생활고로 자살하는 일가족이 있는 한 1인당 국민소득 3만 불은 위선이라는 점이다."

"진보 내부의 진보 비판으로 강준만의 강남좌파론은 신랄하나 설득력이 있다. '정책결정을 하는 집단에서 가장 필요한 건 계급적 다양성이다.'"

"갈등 자체는 강도가 높지 않지만 체감하는 갈등의 강도는 높다는 것. 실제 사회불안요인에 비해 불안심리가 훨씬 과장돼 있다는 것. 그것이 미디어 과밀 사회의 심리적 환경이다."

"한국 언론사의 냉탕과 열탕에서 각기 진실은 쇠퇴했다. 표현의 자유가 몰수됐던 시기에는 언론이 진실을 다둘 수 없었고, 표현의 자유가 분출한 시기에는 진실을 다루는 데 관심이 없었다."

"기레기라는 멸칭이 유행하는 시대는 기자들뿐 아니라 한 사회라면 그 사회가 거대한 쓰레기장이라는 얘기다. 오랫동안 신문기자들은 정치권력에 순응하든 저항하든 월급이 많든 적든 엘리트 집단이었는데 좋은 의미의 엘리트 의식이 사라지는 건 슬픈 일이다."

"사람이 저마다의 생각을 갖고 자기 의견을 말하고 이해관계가 부딪치고 갈등이 터져 나오는 것은 사회의 온도가 사람 살기에 적당하는 뜻이다."

"민주주의는 폭력을 금지시키는 한편 표현의 자유를 허용했다. 그렇게 해서 신체적인 폭력에 대해서는 엄격하고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너그러운 사회가 되었다. '공손한 폭력 사회'를 벗어나 '무례한 비폭력 사회'로 넘어온 것이다. 개인에게 잠재한 공격성은 근육에서 입으로 전이됐다. 정치논평이 국민오락이 되었다."

"정치와 사회의 진보에 대한 기대를 놓아버리면, 극우가 판치고 정치는 막장으로 간다."

"한국 정치판만큼 고소나 고발이 난무하는 정치 현장은 세계적으로도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혁의 핵심은 결국 권력기관의 과도한 권한을 줄이자는 것인데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고발장을 제출하면 검찰이나 사법기관의 역할과 영향력이 키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금태섭 칼럼-"

"서울대 이재열 교수의 <다시 태어난다면, 한국에서 살겠습니까>는 '성공적인 사회 모델의 특징은 친노동 정권이 노동개혁에 앞서고 친자본 집단이 재분배에 앞서는 것'이라 했다."

"독일의 정치제도는 대결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 승자독식이 아니라 역할 분담의 시스템이다."

"유럽에는 '누드문화'라는 것이 있다. 해변에서 '토플리스'로 일광욕을 즐기는 여자들, 해만 나면 등을 내놓고 노출하려는 것은 백인들의 피부병 예방과 관련 있지만, '몸의 자유, 정신의 해방'이라는 리버럴문화의 유산이기도 하다. 특히 독일은 강력한 누드문화의 전통이 있다."

"유럽과 미국의 극우는 주로 인종주의나 자국중심주의로 뭉치는데, 한국의 극우는 진보 정권과 북한에 대한 혐오로 결집한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북한과 대치하는 한, 남한의 극우는 존재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북한 정권과 남한 극우, 일종의 적대적 공생관계다."

"2차 대전 종전과 식민지 독립까지는 강대국들의 그라운드였다. 전쟁을 끝낸 것이 우리가 아니었으니 일본을꺽고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일본을 꺾은 나라로부터 독립을 제공받은 것이다."

"진실은 균형 잡힌 감각과 시각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 균형은 새르이 두 날개처럼 좌와 우의 날개가 같은 기능을 다할 때의 상태이다. 그것은 자연의 법칙에 맞고 인간사유의 가장 건전한 상태이다. 진보의 날개만으로는 안정이 없고 보수의 날개만으로는 앞으로 갈 수 없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균형 잡힌 인식으로만 안정과 발전이 가능하다."

"사회학자 이재열은 '지금 우리 사회의 불안은 지위경쟁과 연결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행복감이 떨어지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이기보다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사람들'이라 했다."

"한국이 3만 달러 선진국 중에서 유일하게 식민지, 운영의 경험이 없는 나라라 한다. 세계시장에서 아무런 기득권이 없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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