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걷는 밤 - 나에게 안부를 묻는 시간
유희열.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은이의 글이 읽고 싶다는 생각은 김이나 작가의 "보통의 언어들"이란 책의 추천사 "예민하게 수집한 단어로 감정에 이름표를 붙여주는 사람, 그 단어들로 연결된 문장으로 감각을 노래하는 사람. 김이나의 글에서는 풍경이, 속삭임이, 향기가, 씁쓸함이, 따뜻함이 느껴진다. 4분 남짓의 가사가 아닌 한 권의 책으로 그녀를 만날 수 있다니 두근댄다. 아니지, 설렌다. 들뜬다. 떨린다."를 읽고 나서이다. 이런 추천사를 쓰는 그의 글은 어떨까? 하는 생각에. 그런 그가 에세이를 썼다고 해서 읽었는데 개인적인 평가로는 최고!다.

이 책은 글만 좋은게 아니라, 마젝님의 사진, 이내님의 일러스트, 편집까지 완벽하게 느껴졌다.

참 오랫만에 진짜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겉과 속이 모두 꽉~찬.

 

산책은 우리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밤 산책은 낮과 달리 느껴지는 불빛, 풍경 따위로 낮 동안의 번잡스러움이 많이 사라진 고즈넉하고 넉넉하게 품어주는 느낌으로 인해서. 지은이의 따스하고 말캉말캉한 표현과 여유로운 발걸음이 내게도 전달되어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코로나 19로 인해 마음이 팍팍할 때 읽으면 좋을 책이다. 

"골목을 산책한다는 건 세월의 두께를 헤아리는 동시에, 나이를 먹어가며 달라진 나의 시선을 바라보는 일이기도 했다."

"익숙한 길 위에서는 쉬지 않고 추억을 더듬었는데 낯선 길 위에 놓이니 저절로 탐험가의 마음이 된다."

"하나의 공간은 각자의 추억 속에서 저마다 새로운 풍경으로 되살아난다."

"만월은 물 위를 걷고, 나는 그 곁을 따라 걷는다."

"모두가 따로 또 같이 걷고 있는 이 길, 이 순간이 그동안은 당연하게 여기기만 했던 일상이 마냥 소중하게 느껴지는 밤이다."

"내가 지금 막 걸어온 길처럼, 인생에도 샛길은 별로 없다."

"거리가 살아 숨쉬려면 사람들이 걸어 다녀야 한다. 그중에서도 젊은 사람들로 북적여야 한다. 거리를 혈관에 비유한다면 젊은 피가 수혈돼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너무 올려다 보면서 걸었나 보다. 더 밝게 환대하는 마음은 낮은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다."

"직접 걸어봐야 그 길의 진짜 얼굴을 알게 되고, 걸음이 쌓일수록 길 위의 풍경도 선명해진다는 것을"

"좋은 시간은 좋은 시간대로, 나쁜 시간은 나쁜 시간대로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 않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