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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코다입니다 - 소리의 세계와 침묵의 세계 사이에서
이길보라 외 지음 / 교양인 / 2019년 11월
평점 :
예전부터 수어에 관심이 많았기에 농어인과 그 자녀들의 이야기라는데 끌려서 선택한 책이다.
시끄러운 곳에서도 현란한 손짓(?!)으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면 무슨 이야기일까? 하는 궁금증과 나도 알고 싶고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인지 기회가 되면 꼭! 수어를 배워야지 라고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부모가 농인인 청인 자녀들을 지칭하는 한국말은 없다.
코다(CODA)란 Children of Deaf Adualts의 약자로 농인 부모 아래서 태어난 청인 자녀를 이르는 말이다. 전에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 거리를 다닐 때 장애인을 보게 되는 경우가 참으로 드물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장애인이 아주 적은 나라는 아닐텐데... 그 분들은 다 어디에 계시려나???
지은이들이 코다인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장애나 장애인에 대한 생각 없이 살아 왔는 지 반성하게 된다. 코다와 농인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결국 큰 범위 내에선 장애와 장애인에 관한 이야기이므로 많은 사람이 읽어 보면 싶다.
책 읽는 동안 처음 알게 된 내용이나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농인에게 한국어는 외국어와 같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고 제대로 써 볼 기회조차 없는 언어를 학교 교육만으로 자유자재로 사용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청인들은 내리는 눈을 보며 '눈이 온다'고 하지만 농인들은 '눈이 있다'고 표현하여 어떤 상태나 상황을 존재 여부로 나타내는데 이것은 사건의 시각적 해설을 반영한다. 비단 언어의 사용만 다른 게 아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해석하는 데도 농인과 청인의 관점은 다를 때가 많다. 농인과 청인이 함께 있는 곳에서는 이런 해석의 차이로 인해 갈등을 발생하곤 한다."
"국제 수어는 그 체계가 아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는 언어이다. 서로 다른 수어를 사용하는 두 명 이상의 화자가 만나 수어의 도상성, 공간 활용, 비수지 기호, 몸짓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의사소통할 때 중간 지점에서 하나의 체계가 만들어지는데 그것이 바로 국제수어이다."
"농어 부모를 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코다(CODA:Childlen of Deaf Adualts), 농인의 손자를 고다(GODA: Grandchild of Deaf Adualts), 코다의 자녀를 코카(COKA:Children of Coda Adualts)라 한다.
"수어에는 고정된 어휘와 생산적인 어휘가 있어요.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어휘라는 개념으은 수어에서 고정된 어휘로, 예를 들면 좋다, 싫다, 집, 학교 같은 단어들이죠. 생산적인 어휘는 맥락에 따라 수어의 형태와 의미가 무궁무진하게 변하는 말을 의미해요."
"영국 농인 협회에 방문 했을 때 들은 말은 '코다에게 절대 통역을 시키지 마세요. 코다는 코다이지 통역사가 아닙니다.였다."
"장애인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청인과 달리 듣지 못하는 아버지는 당연히 총천연색의 화려함과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 같은 그 자체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더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농인들은 시각적 정보 인지력과 시지각 운동 능력이 상대적으로 더 발달한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평생 이동의 경험을 심각하게 제한당해 온 사람들에게 지리적, 공간적 감각이나 이동의 공포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