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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
안재성 지음 / 창비 / 2018년 3월
평점 :
"아무도 기억하지 않았다"는 6.25 전쟁에 관한 소설이다. 그러나 지은이의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보면 정찬우라는 사람의 수기를 접한 후로 실화를 바탕으로 해서 쓰여진 것을 알 수 있다. 전쟁 전 그렸던 그림과 완전 다른 그의 인생사가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본인이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에 매몰되면서 원하지 않는 삶을 살아낸 그의 이야기가 전쟁이 사람을 어떻게 만드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럼에도 그들의 그런 뼈아픈 삶이 기억되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것이 더 아프다. 정작 잘못한 사람들은 따로 있는데 그 책임을 져야만 했던 아니 질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사람들까지...
전쟁이 어떤지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전승의 자취, 그것은 참혹의 다른 말에 지나지 않았다. 새벽빛이 쏟아지는 도로변에는 버려진 시체들이 썩어가고 있었다."
"전쟁은 개개인의 이기적인 생존 본능을 극대회시켜 평범하던 보통 사람들을 무서운 괴물로 만든다. 자유 평화나 민족해방 같은 그 어떤 위대한 명분을 내세우든 상관없이, 오랜 교육과 훈련을 통해 쌓아온 사회적, 개인적 교앙과 양심과 인간애를 근원에서 해체시켜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