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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평점 :
1980년 5월 18일을 생각하면 늘 커다란 빚을 진 마음이 든다.
서울에 살던 난 아무 것도 모르고 주어지는 정보로만 알았던 것에 대해.
이제 곧 40년이 되어 가는 데 과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얼마나 자랐는지...
그 많은 사람들이 고통 속에서 아직도 삶을 이어가고 있는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옅어져 가고 있다고 느껴지기에. 힘들고 어려운 일로 이겨내야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우리의 현대사.
시간이 아무리 많이 흘러도 제대로 청산되지 않아 지금도 진행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리라.
지은이가 많은 조사와 탐방을 통해 태어난 "소년이 온다"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왜 기억해야 하는 지를 잘 적고 있다. 글 속에서 지은이 깉은 고뇌와 적확한 전달을 글로 풀어 낸 고심이 진~하게 느껴지는 글이다.
언제나 맑은 밝은 눈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을 봐야 하리라.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우리 모두를 위해서.
"느닷없이 발견한 내안의 깨끗한 무엇에 나는 놀랐습니다. 더이상 두렵지 않다는 느낌, 지금 죽어도 좋다는 느낌, 수십만 사람들의 피가 모여 거대한 혈관을 이룬 것 같았던 생생한 느낌을 기억합니다. 자신이 완전하게 께끗하고 선한 존재가 되었다는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양심이라는 눈부시게 깨끗한 보석이 내 이마에 들어와 박힌 것 같은 순간의 광휘를. 양심의 보석을 죽음과 맞바꿔도 좋다고"
"헤어질 적에 손을 잡는다, 그 차갑는 살.... 암것도 속에 없는 허재비 같은 손을 맞자고, 허재비 같은 등을 서로 문지름스로 얼굴을 들여다봤다이, 어굴 속에도 암것도 없고, 눈 속에도 암것도 없는 우리들이 내일 보자는 인사를 했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