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자 선언 -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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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 판사 천종호 판사의 글 이외엔 판사가 쓴 글을 읽어 본 적이 없는데 언젠가 TV에서 방영한 "미스 함무라비"라는 책을 쓴 판사의 글이라고 해서 선택한 책이다. TV 드라마로 만들 정도로 뭔가 재밌고 유익한 글을 쓴다는건가? 하는 생각도 들고.
특히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데 "개인주의"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더욱 궁금하기도 했다.
판사는 판결문을 주로 쓰는 사람들이라 다른 글쓰기는 어떨까 했는데... 왠걸 글을 잘 쓴다. 그 지식의 범주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이 분량도 많지 않은 책을 읽으면서 민주주의, 개인주의, 유럽의 복지 등등 많은 걸 생각하게 하고 우리와 비교 검토하게 만든다.
진실로 잘 살기 위해서 아니 잘 살아내기 위해서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사회에서 투사가 되기 싫으면 연기자라도 되어야 한다."
"타인과의 비교에 대한 집착이 무한경쟁을 낳는다. 잘 나가는 집단의 일원이 되어야 비로소 안도하지만, 그 다음부터는 탈락의 공포에 시달린다. 결국 자존감 결핍으로 인한 집단 의존증은 집단의 뒤에 숨은 무책임한 이기주의와 쉽게 결합한다. 한 개인으로는 위축되어 있으면서도 익명의 가면을 쓰면 뻔뻔스러워지고 무리를 지으면 잔혹해진다.
반면 합리적 개인주의는 공동체에 대한 배려, 사회적 연대와 공존한다. 자신의 자유를 존중받으려면 타인의 자유도 존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쁨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한다.
왕조 발전기의 특징은 균등 분배를 지향하는 토지개혁, 귀족의 세부담 증가, 국가 직영 최고 교육기관 확대 및 공정한 과거제도를 통한 신진 엘리트 등용에 있다. 패망기의 특징은 소수 귀족의 토지 사유화 증가로 인한 대농장화, 백성의 각종 세 부담 증가, 귀족 자체 중심의 사학 증가, 고위 관리 자제를 특채하는 문음, 음서제도 확대를 통한 지배계급의 세습 구조 공고화, 과거제의 붕괴 등을 들 수 있다. 이같은 병리 현장이 계속되면, 결국 사회적 불만이 극에 달해 민란이 일어난다.
"소수의 공부 잘 하는 아이뿐 아니라 다수의 그렇지 않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하다."
"'더 높은 곳'에 있는 학생들이 자신을 멸시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기보다, 스스로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학생들을 멸시하는 편을 선택한다."
"가난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수치를 모르는 것이 진짜 부끄러운 일이다."
"데이의 '세 황금문' 누구나 말하기 전에 세 문을 거쳐야 한다. '그것은 참말인가?' '그것이 필요한 말인가?' '그것이 친절한 말인가'이다."
"우리 사회처럼 '결과책임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가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지면서 체계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가 어렵다. 그때그때 책임만 회피하려는 미봉책이 나무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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