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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질문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9년 6월
평점 :
현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이야기라 읽으면서 슬프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정말 대한민국은 요모양 요꼴로 밖에 못 사는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뭘 모르는 나이였다면 그저 재밌고 인간 군상들의 탐욕에 대해 놀라면서 읽었을텐데...
그러기엔 세상을 많이 알고 사람에 대해서도 많이 겪어본지라 매운 고추를 먹을 때 처럼 아리다. 아직은 3권이 남아 있으니 지은이는 어떻게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지 궁금하다.
책 내용 중에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이다.
"시는 줄줄 외울 수 있도록 거듭거듭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운율이 생기고, 그 운율을 따라 시를 읊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혼이 느껴지고, 그 시혼을 깊이 음미하면서 경탄하고 활홀함을 느끼게 되면 그 어떤 문제가 시험에 나와도 다 맞힐 수 있다는 지론을 폈다."
"선거전이란 내 능력을 선전하는 것보다는 상대방의 흠점을 폭로해 대는 것이 훨씬 더 효과가 나는 법이었다."
"국회의원들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이되 자기 자신들에게 불리한 법은 절대로 만들지 않는다."
"짧은 정권, 긴 자본, 무사안일 국가 권력층, 이 세 가지 구조 속에서 현 상황이 바뀔 가망은 전혀 없어요."
"국민은 국가의 주인이다. 정부는 국민에 의해서 탄생되었고, 모든 기업은 국민의 노동과 구매에 의존해 유지 발전된다. 이 불변의 원칙에 따라 나라의 위기를 구하느라 비정규직의 고통을 견디어온 국민들을 정규직으로 환원시켜 드리는 것은 정부와 기업이 함께 수행해야 할 당연한 의무이고 책임이며 보은이다."
"글 쓰는 일은 언어와의 싸움입니다. 첫째 단어를 많이 알아야 하고, 둘째 단어의 개념을 명확하게 파악해야 하고, 셋째 단어의 활용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본적인 행위의 첫 번째가 국어사전을 부지런히 찾는 것이고, 두 번째가 좋은 책들을 많이 읽는 것입니다. 그 원시적인 방법의 끈질긴 실천이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