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니치 코드>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
-
보이니치 코드
엔리케 호벤 지음, 유혜경 옮김 / 해냄 / 2010년 3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신이 될 수 있을까?
어쩌면, 이 대답을 찾기위해 인간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 살아왔는지도 모르겠다. 그 노력을 잘 보여주는 역사적 사건은 순금. 정금. 변하지 않는 절대의 상징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시작한 연금술 아니겠는가. 물론 만들어진 건, 금이 아니라, 금을 만들었다는 전설을 만들어내긴 했지만, 그 수백년의 좌절과 실패는 인류가 이제는 신과 대적할 수 있는 과학으로 돌아오고 만다. 그리고 모든 것을 공격한다. 철학과 신학, 특히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고 명백하게 주장하는 죽은 신학에 대해서 더더욱.
그런데 이 과정을 지켜보는 나로서는, 아마 신이 존재한다면 인간의 이러한 공격을 막을 생각이 별로 없어보이지 않겠다. 라는 생각이 좀 든다. 인간이 신을 향해, 신이 되기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을 기울였던 사건이 바로 바벨탑이었고 거기서야 천사들을 보내 언어를 흩뜨려 놓았다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생각에 신은, 굳이 그러려는 인간을 막지 않을 성 싶다.
그건, 신이 어차피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해봐야 해봐야 뻘소용이라거나, 신은 결국 인간이 자신에게 다다르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것도 아닌 듯 싶다. 그저 분명하리라 보이는 건, 인간이 신에게서 났던, 어떤 지난한 과정을 거쳐 인간으로 진화했던 간에, 신이 되고픈 인간의 끝없는 노력은, 분명 인간에게 지워진 운명이며 이 운명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인간은 거의 없다. 는 스스로의 근거없는 믿음이 있기에, 그러나 싶다.
저 하늘을 바라보며 하늘을 동경하던 인간은, 지금도 여전히 땅에 발을 디디며 살며, 매일 매일 발을 씻으며 하루를 마감한다. 그럼에도 눈은 하늘에 두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게 인간의 운명이고 삶의 굴레다. 그리고 신을 포함한 그 누구도 그 모습과 그 노력과 그 삶을 멈추기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비밀은 날마다 늘어나고, 비밀에 가까이 다가서려 하는 자는 계속되는 비밀을 만나며 그 비밀을 후손에게 전파한다. 언젠가, 누군가 풀 것을 기대하면서. 혹은 그 조차 기대하지도 않은채.
그래서일까, 당연히 지동설을 지지했다는 근거없는 일화, 갈릴레오의 말(역사적으로는 진짜일지 언제나 의심하지만)이 오늘 더 괜히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p.s 요즘 p.s에 하도 오탈자만 고발하는 경우가 많아서 오늘은 책갈피한 말들을 적어본다.
|
|
|
|
튀코는 눈에 보이는 별들(거의 4000개 정도)의 위치를 전부 외우고 있었는데, 그가 살았던 위도상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리고 새로운 별은 그를 당황하게 했다. 전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별이 있었기 떄문이 아니라, 갑자기 나타난 별이 다른 별보다 훨씬 밝았기 때문이다. (중략) 놀랍게도 그 별은 처음 예측했던 것과 달리 움직이지도 않았고, 주변에 화려한 후광도 없었으며, 꼬리도 없었을뿐더러 다시금 흐릿해지지도 않았다. 혜성은 분명 아니었다.
|
|
|
|
|
|
|
|
|
미겔은 큰 소리로 웃으며 다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었다.
보세요, 신부님. 저는 믿음은 없지만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해요. 누군가 저 모든 별을 저기 하늘에 만들어놓았겠지요.
|
|
|
|
|
|
|
|
|
고전 물리학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지극히 구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고 예측가능한 우주를 제시했다. 뉴턴의 법칙이나 맥스웰의 법칙으로는 미래의 어떤 순간이건 모든 물체의 위치를 알려면 물체의 초기상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우주에 대한 이런 결정론적인 고찰은 무신론적인 학자들에게는 철학적으로 몹시 구미가 당기는 이론이었지만, 플랑크, 슈뢰딩거 혹은 파울리의 양자 물리학 덕분에 만신창이가 되었다. 이들 양자 물리학에서는 원자핵 주변에 있는 전자의 현재와 미래의 위치는 알 수가 없으며, 다만 여기 혹은 저기에 있다는 가능성만 추정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주가 어떻게 창조되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지와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현재 물리학의 중요한 과제는 대우주의 법칙과 소우주의 법칙이 다르다는 것이다. 반면에 중력은 별과 은하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으며, 덕분에 이 거대한 우주라는 바다의 미래를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우주라는 영화를 되돌려 감으면,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너무나도 작게 압축되어 있어서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은 소우주의 법칙이 된다. 그리고 양자 역학만으론 불충분하다. 현대물리학의 첫번째 사진은 초의 가장 작은 단위 내에 방정식으로 찍힐 수 있다. 거기에 벽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시작된 영화와 함께 도달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