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화장실에 있는데, 옆사로에 누군가가 문을 쾅! 닫고 들어와서는(이런 예의없는..) 금방 일을 보더니 또 쾅! 하고 닫고 나간다. 도대체 누구야! 싶어서 일단 나도 질세라 일을 마치고 나오니 아직 안나간 모냥이다. 세면대 근처에서 노래까지 하고 있다.
와.. 진짜 얼굴이 궁금하다 하고 가니 날 보자마자 굿모닝~ 이런다. 아놔.. 별 수 없다. 나도 모닝.
에라 나가서 네스프레소나 뽑아마셔야지 하며 밖에 나가 커피를 내리고 있으려니, 이 사람도 옆에 와서 똑같이 커피를 내리며
흥얼흥얼 빰빠라빠라 바밤~ 빰빠라빠라 바밤~ (-_-;) 여기 회사임.(물론 나도 콧노래를 하도 흥얼 거려서 지적 많이 받아 오긴 했는데 얘는 어째 더해)
내 커피는 다 되서 가져가려는데 이 사람 자기 커피 다 된줄도 모르고 커프스 단추 잠그려고 돌아다니며 난리난리.(커프스 멋지긴 했음) 아저씨 커피 다됨~ 하고 얘기하니 엄청난 제스처와 함께 오우 때앵큐~ 하며 커피를 가져가려 하더니, 급 날 보고 어디서 왔니? 하며 묻는다. 여전히 얼굴은 싱글벙글.
한국에서 왔음. 하고 나니 또 예의 그 과장된 제스처 오~오~ 엑셀런트(나는 이 단어를 들을 때마다 나에게 엑설런트를 남발하던 영어 선생이 정작 성적은 엑 소리나게 주었던 기억이 항상 떠오른다.)를 말하며 반갑다, 여기 생활은 즐겁냐, 재밌냐 등등을 묻더니, 답할 때마다 오~오~ 엑셀런트.
그러더니 자기는 파리에서 왔단다. 아시아쪽에 오래있었다 하더니 아, 기다리라며 명함을 가져다 준다.
명함을 받고 나니. 아. 이제야 회사에서 이렇게 룰루랄라라랄라 눈누난나 하는 이유를 좀 알겠드라.
French였다.(대체로 회사에서 맨날 싱글벙글 하는 사람들 보면 대개 프랑스, 모로코 이쪽 사람들)
그러면서 이따 내 명함도 달라며 물어보고 싶은 게 있음 절대로 꼭 무슨일이있어도 물어보라며(정말 상대가 여자였으면 커피 잔 손에 든 채로 밑에가서 커피 한잔 하실래요 할 거 같다.. 정말 대단해) 커피 테이블의 짐을 주섬주섬 챙기길래, 아 출장가냐. 하고 물어보려고 단어를 생각하는데,
오.마.이.갓. 책상으로 간다.
10시인데! 이제 출근인거냣!!!!!! (이래놓고 6시에 가면 책상은 텅 비어있을 거임)
뭔가 아침부터 멘붕.
정말 프랑스 대단함.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쓸 거긴 한데, 프랑스 가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 엄청 듭디다.
도대체 이 여유와 낭만과 유흥과 작업의 일상적 아우라는 어떻게 내는 건지 도시 궁금.
(나름 나도 한가락한다고 했는데, 이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