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자꾸 많아지고 있다.
드디어 회사에서 일을 맡기기 편한 놈으로 인식되는 모냥이다.
이상하다. 들을 때마다 대개 그지같다고 느끼는 단어인 생산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일을 잘 하는 사람에게 맡겨야 일이 생산적이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요즘의 상황을 보면
모두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긴 하구나. 라는 생각도 한다.
사실 생산성은 일의 결과라기 보다 퇴근시간을 땡기는 거라고 우길 때면.(근데 이게 진짜 생산적이긴 해)
대체로 싫은 소리를 잘 안하려고 하는 주의기 때문에,
주면 대개는 그냥 한다. (물론 나만 그럴린 없다.)
우얏건, 그저께 처음으로,
원하는 기한 내에 절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입구멍 밖으로 살짝 표현해봤다.
학교와 동아리, 선후배, 친구 사이를 넘어 처음으로 상사에게 그건 좀 힘들거라는 표현도 해봤다.
물론 딱 확정지어 못합니다. 라는 말은 못한다.
연기가 아닌 실제로 한숨이 쉬어졌고, 대답을 쭈뼛거리는데, 그 감정을 막지 않았을 뿐이다.(이게 진짜 연기다)
큰 진전이다. 물론 그 표현에 대한 응답은 없지만, 마음은 오히려 편하다.
요즘의 생활은 참 단순하다.
일어나면 회사에 오고 회사에서 일이 끝나면 집에 간다. 그리고 잔다. 그래야만 내일 일어날 수 있다.
주말에 근무하면 휴가와 수당이 주어진다는(토,일을 다 해야 한다. 개중 하루만 하면 안준다), 엄청난 대우가 있음을 깨달았고, 그걸 기대하는 쾌감도 좀 누리고 있다.
덕분에 빚갚는 재미도 좀 있다. 젠장.
근데, 살이 좀 쪘다. 요 몇 주 하도 얻어먹었더니, 걸신 하나가 드디어 자리를 잡았다.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확 치밀어서,
책도 좀 지르고(물론 내 스스로 고른 건 없다. 서재를 유랑하며 어 이거 좋다.는 느낌받은 책만 골랐다)
여행을 지르고, 어서 세이셜에 다녀온 여행기를 올려야겠다는 분노의 다짐을 하게 되었다.
1시가 되면, 알라딘은 다시 막힌다. 어서 마무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