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캐스팅한 사람들
맥스 루케이도 지음, 오현미 옮김 / 두란노 / 2010년 2월
절판


나는 겁도 엄살도 걱정도 고민도 많은 여자이다.
결혼 후 급격하게 달라진 생활과 이직으로 나는 많은 고통을
호소했고 정신의 짐이 곧 육체의 통증을 불러 일으키기 시작했다.
항상 불평불만을 입에 달고 살고 기도 역시 '왜 저만 이런 시련을 주시나요? 왜! 왜! 왜요..'라며 울부짖는 수준이 되었다.
하나님께 버림받은 자녀...
그게 바로 나라고 여기며 기도는 점점 화로 바뀌고 감사한 것들
보다 주시지 않음에 서운해 하며 나 자신을 힘들게 했다.
지극히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 이제는 하나님도 내
초라함에 등을 돌리시는 것이 아닌가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할
무렵 나는 내게 주신 또 하나의 달란트를 발견했다.
글쓰기... 나는 내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우연치 않은 기회에 나의 글을 보신 선생님께서 글쓰기 공부를
권유하셨고 나는 새로운 나의 꿈을 향해 아주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나의 믿음은 겨자씨보다 작아서 나의 기도는 '주시옵소서'로
시작해 '주시옵소서'로 끝나는 터무니없이 철없는 아이의 기도와 같아서...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부끄러운 사람이 되었다.
신, 구약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성경에 있는 사건과 그 사건을 토대로 보여주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가 나를 때때로 눈물짓게 했다.
'그러면 주님 저는 언제 캐스팅 해주실 건가요?'
나는 또 철부지 자녀가 되어 징징거리기 시작한다.

책 속 인물들 중 나는 사마리아 여인의 이야기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사마리아 여자 한 사람이 물을 길으러 왔으매 예수께서 물을 좀 달라 하시니...' (요한복음 4장 7절)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이 물을 마시는 자마다 다시 목마르려니와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 (요한복음 4장 13~14절)
사마리아의 여인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성경 말씀을 보고 또
보았다.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이방인, 여인... 사마리아
여인은 그런 꼬리표를 달고 우물가에서
물을 긷다 낯선 남자를 만나게 된다. 물을 마실 수 있겠느냐는
남자의 물음...
그 여인은 아마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도 못한채 물을 내밀었을
것이다.
그리고 남편이 없음을 사람들이 수근거리며 자기를 비난하는 소리를 혹시 그가 들을까 조심스레 그와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메시야라는 것을 알고 그 여인은 사람들에게 그가
왔음을 큰 소리로 알린다.
사마리아 여인은 낮고 낮은 자신의 위치를 한탄하며 힘들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가장 낮은 자리에 있는 그 여인에게 자신이
왔음을 가장 먼저 알리셨다.
그 여인은 그렇게 예수님께서 자기를 사랑하심을 느끼게 되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눈 앞에 사마리아 여인이 있는 듯
그녀의 기쁨에 찬 얼굴을 보이는 듯하여 마음에 기쁨이 한가득
채워졌다.

'거기 서른여덟 해 된 병자가 있더라 예수께서 그 누운 것을 보시고 병이 벌써 오래된 줄 아시고
이르시되 네가 낫고자 하느냐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 그 사람이 곧 나아서 자리를 들고 걸어가니라.'
베데스다 연못이 실제로 병이 낫는 곳인지 아닌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병자는 확신에 찬 믿음을 가지고 그 곳까지 오게 되었고
예수님을 만나자 그 동안 자신이 움직이지 못해 뒤로 밀려 아직도 병이 낫지 않음을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그의 병을 낫게 한 것은 기적의 연못이 아닐 것이다. 예수님을
향한 끝없는 믿음이 그를 병마로 인한 깊은 절망의 삶에서 희망의 삶으로 변화시켰을 것이다.
38년... 포기와 원망으로 얼룩진 그의 삶은 어쩌면 방향을 잃고
헤매는 우리의 모습과 닮았는지도 모른다.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에 갇힌 우리들의 상처받은
모습들...
주신 시간을 귀히 여기지 못하고 매일 허비하며 원망을 일삼는
우리들에게 이야기 속 병자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하나님을 향한 끝없는 믿음이야말로 우리를 구원할 열쇠라는
것을...
읽고 느끼고... 또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만..' '왜 나만...' 이라며 울부짖던 얼어붙은 나의
마음은 '저라서..' '저를 사랑하셔서...'로 서서히 녹아
내리고 있었다.
오늘 하나님이 나를 캐스팅 하려고 하신다.
쓰임과 알맞은 자리를 예비해 두시고 때를 기다리심을 나는 38년간 병을 앓아 온 그 병자처럼 믿고 또 믿는다.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시므로...
나는 그 분에 자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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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12 - 가족, 세상에서 가장 예쁜 행복을 그리다
허영만 그림, 김세영 글 / 김영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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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12번째 이야기

<가족, 세상에서 가장 예쁜 행복을 그리다>

언젠가 신문 구석에서 발견한 이 만화를 나는 빠짐없이 챙겨보는 어른이 되었다.

그리고 한 동안 잊혀졌던 만화...

출판사 책을 둘러 보다 이 책을 발견하고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읽으며 많은

생각을 했던  <사랑해>를 책방으로 데리고 왔다.

 

1권부터 12권까지 석철수와 나영희는 때로는 뜨겁게 때로는 차갑게 사랑하고 미워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지우라는 작품과 멍멍이 썰렁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나 또는

우리의 일상처럼 단조롭고 시시했다.

그럼에도 내가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동화 속 공부님이나 왕자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표지에는 등산을 간 철수, 영희, 지우가 등장한다.

서로 손을 잡아주고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커다란 바위 위로 오르는 평범하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말이다.

 

12권에는 759화~814화까지 55편에 이야기가 실려있다.

책 첫 장에 그 남자, 그 여자가 마주 보고 앉은 그림 옆으로 이런 글귀가 있다.

사랑이란 끝의 시작이 아니라 시작의 끝이고

46년 동안 싸우고도 더 싸울 수 있는 것이며 1년 365일이 날마다 축제일이며

가슴 아픈 기억이 다시 사랑하는 힘이 되는 것

'끝의 시작이 아니라 시작의 끝이고...'

처음 이 말에 나는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4년 남짓 나의 연애 생활과 4년 남짓 결혼 생활을 하며 365일 중 360일을 싸우는

나와 남편의 삶을 보는 듯해 가슴이 아프고 눈물과 웃음이 났다.

그 남자와 그 여자가 만나 하나에서 둘이 되고, 한 집에서 같이 살게 되고...

어느샌가 또 하나의 가족이 탄생하는... 사랑은 그렇게 시작의 끝이 되고 다시 사랑할

힘을 얻는 것인 것 같다.

연애기간 내내 서로에 대한 눈부심으로 보이지 않던 단점들이 보이고,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소홀해짐을 느끼며 오는 고독과 외로움...

55편에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사계절을 보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이 아름답고 아지랭이처럼 뿌연 봄, 시원한 소나기를 만난 듯 격정적인

여름, 함께 있어도 다른 곳을 보는듯 뜨거움이 식고 솔솔 찬바람이 스미는 가을, 마주잡은 손,

서로를 보듬어 안는 겨울...

사랑의 기복과 사계절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책을 덮으며 나 역시 세상에서 가장 예쁜 행복을 그리고 싶어졌다.

철수와 영희의 일상을 빌려 본 나의 모습들...

반성하고 반성하며 곁에 있는 나의 남편을 떠올린다.

'다시 태어나면 나랑 결혼할거야?'

오늘 나는 이 질문을 할 것이다.

다 나은 가정을 만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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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ㅣ 푸른도서관 36
이금이 지음, 이누리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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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리 반 인터넷 소설가... 제목부터가 괜히 가슴 두근거린다.

'우리 반에 유명한 인터넷 소설가가 나온걸까?' 나는 나도 모르게 까르르 웃음을

먼저 터뜨리던 나의 고교시절을 떠올리며 호기심이 발동하였다.

표지에 등장하는 단발머리 여자아이... 여신의 느낌은 아니지만 통통보다는 뚱뚱에

가까운 그 아이의 모습이 자연스럽고 아름다워 보인다.

찰랑 단발머리에 꽂은 커다란 붉은 꽃... 이 아이가 소설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럼... 다이어트 이야기일까?'

나의 궁금증은 하늘로 치솟는다.

 

여고생 봄이가 학교에 등교하지 않으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골치 아픈 일을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담임은 봄이의 집으로 연락을 하고 마침 부재 중인

부모님 대신 일하는 아주머니와 통화를 하게 된다.

부재 중인 부모를 탓하며 단순 결석이라 치부한 담임은 책상 위에 놓인 아이들의 글을 읽으며

점점 봄이와 반 아이들의 일상 속으로 빠져든다.

봄이는 공부를 잘하거나 예쁜 외모의 아이가 아니다.

어쩌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로 밀려날 수도 있는 봄이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이유를

담임은 책상 위에 놓인 소설같은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체코 프라하, 까를 다리, 로맨틱한 프로포즈, 달콤한 키스... 그것도 대학생과의 로맨스.

아이들은 열광했고,시기했으며, 봄이의 거짓을 밝히려 애쓰며 봄이 위에 자신을 덧입혀

사랑놀이에 빠져 들었다.

봄이가 나타나지 않는 동안 아이들은 침묵했고, 담임은 도대체 끝을 알 수 없는 소설같은 이야기에

혼란스럽다.

어느새 아이들은 한 통속이 되어 봄이를 밀어내고 있었다.

봄이의 이야기가 거짓이라 이야기하며 봄이의 가면을 벗기려 애쓴다.

하지만 봄이는 현실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뭐가 잘못 된거지?', '왜들 이러는 거냐구!' 내가 봄이라면 나는 이렇게 외쳤을 것이다.

봄이는 울며 교실을 빠져 나가고 아이들은 일제히 교실에서 일어난 일을, 봄이 결석한 이유를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기로 다짐한다.

봄이는 그 동안 일어났던 일을 소설처럼 써내려가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을 잔뜩 안겨

주고 학교를 빠져 나갔다.

누가 잘못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단지 외모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아이들이 사회가 무섭고 정떨어질

뿐이다. 봄이의 진실을 믿어주지 않는 아이들은 교실은 학교는 더 이상 봄이에게 필요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봄이의 무단 결석 이유가 궁금했고 그 다음에는 학번처럼 이어진 이야기 속 내용이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아이들의 또 다른 얼굴이 무서워 소름끼쳤다.

'봄이는 어디로 간 걸까?', '진하와 함께 있는 걸까?'

나는 이야기 뭉치를 두고 학교를 떠나버린 봄이의 마음을 알고 싶어 조바심이 난다.

진실을 진실로 받아 들이지 못하는 속좁음...

나 역시 아이들처럼 봄이의 진실을 믿지 못하고 봄이를 학교 밖으로 밀어낸 것은 아닐까...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한참을 나는 봄이 생각에 혼란스러웠다.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우리들... 취업과 결혼을 위해 성형을 하고 굶주림에 지쳐 생명을 잃는

아이들이 지구 반대 편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날씬한 몸매를 위해 부러 끼니를 거르고 불평을

해댄다.

나의 투덜거림이 나의 비뚤어진 눈이 부끄럽고 부끄럽다.

'봄이는 어딘가에서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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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ㅣ 그림책 보물창고 50
모디캐이 저스타인 글.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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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제목은 그냥 <책>이다.
표지에 거위랑 삐에로, 탐정, 이상한 나라의 토끼, 후크 선장이 등장하는

이상한 책이다.

하늘빛 느낌 표지와 달리 책 속은 깜깜한 밤이다.

깜깜한 책 속에 침대 셋이 보이는 듯하다.

침대에 누운 가족은 아빠와 엄마, 여자아이 하나와 남자아이 하나 그리고  애완동물들이다.

책 장이 닫힐 때 책 속에는 밤이 오고 가족들은 잠이 든다고 한다.

'자, 이제 내가 책 장을 열었으니 일어나야지!'

나는 서둘러 책 속에 사는 가족들을 깨워 본다,

아침이다.. 여느 가족들처럼 부산스레 아침을 맞이하는 가족들 모습이 정겹다.

여자아이는 고민이 가득하다. 책 속에 사는 자기의 이야기는 어떤 것인지, 궁금해 견딜 수가 없다.

가족들 모두 자기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서커스 광대인 아빠, 소방관인 엄마, 우주비행사로 자라는

오빠.. 하지만 여자아이의 이야기는 없다.

'애완동물들도 자기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나는 뭐람?'

아마도 여자아이는 이런 생각에 빠져들어 다음 또 다음 쪽으로 계속 발걸음을 움직였을 것이다.

그리고 거위 아줌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개구리 왕자,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집, 신데렐라의

왕자, 빨간 모자의 늑대, 콩나무를 타는 잭, 탐정... 등을 만난다.

아직도 여자아이는 자기 이야기를 찾지 못했다. 거위 아줌마의 도움으로 독자인 우리가 자기를

들여다 보고 있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그렇게 긴 여행에서 돌아 온 여자아이는 다른 이야기가 아닌 자기의 이야기를 쓰는 작가가 되겠다고

가족들에게 말한다.

그리고 쉬고 싶다고 이제 책을 덮으라고 내게 말한다.

 

나 역시 어렸을 때 '내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까? 어떤 일이 펼쳐질까?' 궁금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것을, 내가 자라 어떤 모습이든 그것은 내가 노력한 내 모습,

내 이야기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아직 못 다 쓴 나의 이야기를 매일 조금씩 써내려가고 있다.

여자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위해 떠난 동화 속 여행은 어른인 내가 보아도 신기하고

즐거워보였다.

어릴적 엄마와 함께 읽었던 이야기들을 떠올리며 어른인 나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펼쳐본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 나의 이야기를 멋지게 쓰는 작가로 나도 늙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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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6 - 진수 성찬의 집들이 날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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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은 영화 ,드라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 책이다.

운암정이라는 고풍스런 한식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부터 진수와 성찬의 사랑 이야기까지..

북카페에서 종종 찾아보던 책이라 내게는 너무도 익숙한...

결혼 4년차, 아직 요리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인 나는 책 속에 또 다른 진수를 보며

참 많이도 부러웠다. 

식객26에 등장하는 집들이 요리에 절로 마음이 울렁울렁~

'도대체 이 여인은 어디서 요리를 배운 것일까?'라는 불순한 의문이 삐죽 고개를 들었다.

126화부터 130화가 담겨진 이 책에는 <뼈다귀 해장국>, <민어>, <은행>, <물회>, <집들이>

라는 소제목으로 다섯 가지 맛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뼈다귀 해장국>

결혼하고 남편과 태어나 처음 먹어 본 음식이 <감자탕>이었다.

'감자를 넣고 끓인 국이라 감자탕이구나~'라는 생각에 뼈다귀를 뒤로 하고 감자만 먹던

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돼지 뼈 속에 든 것을 감자라고 한다는 설명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었다.

물론 나의 무지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되었다.

뼈다귀 해장국과 축구를 하는 아저씨 공씨.

운동보다 운동을 한 후 사람들과 어울려 먹는 음식 맛에 길들여진 우리의 공씨.

그가 맛나게 먹은 것은 뼈다귀 해장국이 아닌 소속감과 위안이었을 것이다.

<민어>

영화 <김씨 표류기>를 떠올렸던 <민어>편..

은둔형 생활을 즐기는 그가 민어를 만나 맛을 음미하며 세상에 관심을 갖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부레를 맛보며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음식을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행위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은행>

성찬이 은행 줍는 할머니를 길에서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할머니의 아들이 성찬을 뺑소니로 신고하고.. 성찬은 하릴없이 누워있다 받은 할머니의 전화에

할머니를 만나러 길로 나선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은행의 효과...

독성에 대한 성찬의 설명에 나도 모르게 메모를 한다.

마지막 선물로 맥주와 구운 은행을 내미는 할머니... 해방촌의 마지막 모습에 성찬은 씁쓸하기만 하다.

<하루 세 가지 맛>

퀴즈를 좋아하는 손님과 대식이와 성찬이 찾아낸 세 가지의 맛.

오징어 물회와 뜨거운 밥, 가지미, 전복, 해삼 등이 매콤 달콤 시원한 국물 속에서 내는 맛의 향연.

그림에서 느껴지는 손님의 가족과 뱃사람들의 모습, 대식이의 손놀림이 정겹다.

<세 번째 식객 여행, 집들이>

성찬의 진수의 집들이... 동네 참견쟁이 유씨 할머니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욱 맛있어진다.

잡채의 어원, 재료, 만드는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었으며 며느리와 갈등을 겪는 유씨 할머니

의 반성이 돋보인다. 찹쌀떡, 오마참치, 엄마표 갈비, 성찬이표 뭇국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눈으로 책을 보는 내내 나는 맛을 느끼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었다.

맛있고, 가슴 찡한 이야기들...

정겹게 밥을 나누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식탁.

조악한 한 끼 식사가 얼마나 감사한지, 먹고 나눔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끼고

또 느끼게 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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