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26 - 진수 성찬의 집들이 날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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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은 영화 ,드라마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 책이다.

운암정이라는 고풍스런 한식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부터 진수와 성찬의 사랑 이야기까지..

북카페에서 종종 찾아보던 책이라 내게는 너무도 익숙한...

결혼 4년차, 아직 요리라고 말하기 어려운 단계인 나는 책 속에 또 다른 진수를 보며

참 많이도 부러웠다. 

식객26에 등장하는 집들이 요리에 절로 마음이 울렁울렁~

'도대체 이 여인은 어디서 요리를 배운 것일까?'라는 불순한 의문이 삐죽 고개를 들었다.

126화부터 130화가 담겨진 이 책에는 <뼈다귀 해장국>, <민어>, <은행>, <물회>, <집들이>

라는 소제목으로 다섯 가지 맛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뼈다귀 해장국>

결혼하고 남편과 태어나 처음 먹어 본 음식이 <감자탕>이었다.

'감자를 넣고 끓인 국이라 감자탕이구나~'라는 생각에 뼈다귀를 뒤로 하고 감자만 먹던

나는 요리 프로그램에서 돼지 뼈 속에 든 것을 감자라고 한다는 설명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었다.

물론 나의 무지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계속 되었다.

뼈다귀 해장국과 축구를 하는 아저씨 공씨.

운동보다 운동을 한 후 사람들과 어울려 먹는 음식 맛에 길들여진 우리의 공씨.

그가 맛나게 먹은 것은 뼈다귀 해장국이 아닌 소속감과 위안이었을 것이다.

<민어>

영화 <김씨 표류기>를 떠올렸던 <민어>편..

은둔형 생활을 즐기는 그가 민어를 만나 맛을 음미하며 세상에 관심을 갖는 이야기이다.

마지막 부레를 맛보며 세상과 소통하게 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음식을 나눔이 얼마나

소중한 행위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은행>

성찬이 은행 줍는 할머니를 길에서 만나며 시작되는 이야기.

할머니의 아들이 성찬을 뺑소니로 신고하고.. 성찬은 하릴없이 누워있다 받은 할머니의 전화에

할머니를 만나러 길로 나선다. 그러면서 펼쳐지는 은행의 효과...

독성에 대한 성찬의 설명에 나도 모르게 메모를 한다.

마지막 선물로 맥주와 구운 은행을 내미는 할머니... 해방촌의 마지막 모습에 성찬은 씁쓸하기만 하다.

<하루 세 가지 맛>

퀴즈를 좋아하는 손님과 대식이와 성찬이 찾아낸 세 가지의 맛.

오징어 물회와 뜨거운 밥, 가지미, 전복, 해삼 등이 매콤 달콤 시원한 국물 속에서 내는 맛의 향연.

그림에서 느껴지는 손님의 가족과 뱃사람들의 모습, 대식이의 손놀림이 정겹다.

<세 번째 식객 여행, 집들이>

성찬의 진수의 집들이... 동네 참견쟁이 유씨 할머니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더욱 맛있어진다.

잡채의 어원, 재료, 만드는 방법 등이 자세히 소개되었으며 며느리와 갈등을 겪는 유씨 할머니

의 반성이 돋보인다. 찹쌀떡, 오마참치, 엄마표 갈비, 성찬이표 뭇국을 끝으로 이야기를 마친다.

 

눈으로 책을 보는 내내 나는 맛을 느끼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었다.

맛있고, 가슴 찡한 이야기들...

정겹게 밥을 나누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식탁.

조악한 한 끼 식사가 얼마나 감사한지, 먹고 나눔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느끼고

또 느끼게 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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