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수렵도 - 고구려의 얼이 숨 쉬는 벽화 ㅣ 샘터역사동화 2
권타오 지음, 이종균 그림 / 샘터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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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벽화가 자주 등장한다.

그 중 수렵도는 우리가 가장 많이 접한 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고구려의 얼을 담은 숨 쉬는 벽화 수렵도에 대한 이야기가 여기 있다.

 

 

"고구려의 얼이 숨 쉬는 벽화 꿈꾸는 수렵도 (권타오 글, 이종균 그림, 샘터 펴냄)"는 화공을

꿈꾸는 모모루의 이야기이다.

역사 수업을 시작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외우는 것에 치중해 그 속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지 그 뜻이 무엇인지 알지 못할 때가 종종 있다.

대부분 그 속에 담긴 뜻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책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꿈꾸는 수렵도>는 고구려의 배경을 설명하고 그 속에 큰 특징인 벽화에 대한 이야기

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모모루는 화공이었던 모사금의 아들로 색을 구분하지 못해 석회장이가 된 아버지의 뒤를 잇는

화공이 되고 싶어한다. 모사금은 모모루가 잔재주로 벽화를 그려낼까 항상 벽화를 대하는 마음

과 서두르지 않고 예를 다해 벽화를 그릴 수 있도록 기본을 이야기한다.

모모루의 친한 친구 늘미의 응원과 은월 스님의 격려가 모모루의 실력을 더 할 수 있게 돕는다.

모모루는 고구려의 삼족오를 보고 싶어한다. 죽어가는 자작나무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남들은 보지 못하는 하얀 새를 나무 위에서 본 모모루는 언젠가는 꼭 삼족오를 보겠다 다짐

한다. 남의 벽화를 구경하러 갔다가 들켜 혼이 나지만 모모루는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여기저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도움이 될 만한 곳을 찾아 다닌다.

동네 아이들의 짖궂은 장난에도 호랑이 그림과 호랑이 똥을 이용해 위기를 모면하고. 어떠한

장면이든 놓치지 않고 눈과 마음에 담아 벽화의 주인공이 원하는 세상을 펼쳐낸다.

고추가 나리의 벽화를 두고 왕균과 대결을 해야 하는 때 모사금이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아

자리에 눕고 만다. 모모루는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산삼을 구하러 다니지만 며칠 째

고생만 할 뿐 찾아내진 못한다. 모모루가 살린 나무 아래서 신비한 하얀 새와 붉은 새를 보고

그 새가 떨어뜨려 준 붉은 알을 모사금에게 먹인다. 모사금은 다시 눈을 볼 수 있게 되고 벽화

제작에 더욱 힘을 기울인다. 은월 스님을 만나러 절에 갔을 때 이미 스님은 돌아가셔서 뼈만

남은 상태고 그 동안 모모루를 격려하던 스님은 영혼으로 모모루 앞에 나타나 고구려의 얼을

담은 벽화를 그리도록 유도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삼족오가 검은 새가 아닌 하얀 또는 붉은 새 모두가 그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스님을 화장하고 삼족오의 깃털을 얻은 모모루는 고추가 나리의 벽화에 깃털

과 함께 물감을 만들어 색을 입힌다.

중국의 화풍과 고급 재료로 도배된 왕윤의 벽화를 제치고 모모루가 고추가 나리의 벽화를

그리게 된다. 우리의 재료, 우리의 정서, 우리의 얼을 담아.

 

이 책은 초등 중학년 이상과 함께 읽으며 고구려의 배경, 벽화의 의미, 삼족오 등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역사적 의미나 사실과 다른 이야기책임을 고려해 책을 함께 읽고 고구려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조사하는 활동이나 삼족오의 의미, 중국과 고구려의 관계 등으로 확장

된 활동을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모모루에게 배운 노력과 의지를 바탕으로 어떤 일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에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교훈을 준 이 책을 모든 어린이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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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동화 빨간 자전거 - 당신을 위한 행복 배달부 ㅣ TV동화 빨간 자전거 1
김동화 원작, KBS.쏘울크리에이티브.KBS미디어 기획 / 비룡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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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아침,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고 뜨거운 오후 태양도 전처럼 지치게 하지 않는다.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워진다. 눈물이 찔끔 나올 이야기로 여름내 더위로 메마른 내

감정 부스러기들을 촉촉하게 적셔 주고 싶다.

내가 만난 "TV동화 빨간 자전거 (김동화 원작, KBS 쏘울크리에이티브, KBS 미디어

기획, 비룡소 펴냄)"는 메마르고 상처받은 마음에 촉촉한 단비를 뿌려 줄 책이다.

 

 

허기가 가득한 마음에 위로를 주고 싶어 꽃이 활짝 핀 길을 누비는 빨간 자전거 뒤를

따라가보기로 했다.

 

 

빨간 자전거의 주인은 집배원이다.

야화리를 누비며 편지를 배달하고, 홀로 사는 노인들의 심부름을 도맡아

하는 집배원은 온 동네를 세세히 살피고, 그들에게 필요한 처방을

척척 해내는 사람이다.

조부모 가정의 아이에게는 부모의 정을, 이웃과 다툼이 벌어진 상황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느낄 수 있게 하는 집배원은 야화리에서 단순히 편지를

배달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래전 헤어진 사랑을 만나 노년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다리가 되어주고,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늙은 부부의 오작교가 되는가 하면 사랑을 앞에 두고

부모와 의견대립 중인 딸과 부모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여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돕는다.

이제 야화리에서 빨간 자전거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메신저인 셈이다.

 

 

농촌에는 젊은이가 없다. 홀로 또는 부부만 남은 쓸쓸한 옛집에 손님이라고는

집배원과 도시로 나간 자식들 뿐이다.

자식들 역시 제 몫을 하고 사느라 시골에 오기가 만만치않다.

그리고 옛집을 찾아 온 팍팍한 도시 생활이 힘에 부친 자식들은 늙은 부부의

집에 자기의 자식을 맡기고 떠난다.

어느 날 조용한 마을에 몇 년 만에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리고, 외국인 며느리와

갈등을 빚던 노인은 이제 며느리의 나라를 이해하려고 한다.

야화리가 두 동으로 나뉘어 오래 전부터 마을을 지키던 옛 동 노인들과 새로

건물을 짓고 들어 온 새 동 사람들 사이에 마음의 벽이 답답하고,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곧 서로의 마을을 확인할 사건이 벌어지고 이제는 대문을

열고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된다. 가슴으로 낳은 자식을 가진 어머니의 이야기,

노인들의 피로를 풀어주는 할머니표 아메리카노 등 마을의 이야기는 예쁜 꽃처럼

피어난다. 

야화리 집배원의 빨간 자전거가 지나간 자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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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즈 & 하이에크 : 시장경제를 위한 진실게임 ㅣ 지식인마을 27
박종현 지음 / 김영사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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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머리가 아픈 책이다.

도대체 내가 시장경제까지 알아야할 이유가 뭔지...

책을 앞에 두고 일주일 넘게 투덜거렸다.

난 솔직히 이런 류에 책은 두통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읽지 않는다.

하지만 난 지식인이 되고 싶으므로 '난 지식인이다, 지식인이야..'

이렇게 주문을 걸며 책읽기를 시작했다.

"케인즈&하이에크 시장경계를 위한 진실게임 (박종현 지음. 김영사 펴냄)"은

김영사 지식인마을 27번째 이야기이다.

구성이 좀 색다른 지식인마을 시리즈 중 하나를 이미 만나봤으니 이 책도 무난하게

나를 지식인으로 거듭나게 해줄 거라 믿으며 무모한 도전의식을 갖고 이야기 속으로

들어갔다.

 

책을 이해하기 전 케인즈와 하이에크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난 경제나 정치에는 관심이 없는 여자어른이니 낯선 이름의 그들을 알아봐야했다.

친절하게도 지은이는 그들에 대한 정보를 간결하고 정확하게 제공했다.

케인즈 - 영국의 경제학자. 고용과 생산에 관한 이론과 정부 보완책의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음.

하이에크 -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의 이론에 대항. 자유시장 경제체제 옹호.

그러니까 결국 이 둘은 서로의 의견을 반박하고 나서겠다는 건가?

이론적인 부분이니 어디선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하며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기로 했다. 지은이는 경계는 수학적 개념이 아닌 도덕적 개념, 가치로 이해하라

조언한다.

이 부분은 나도 동감. 최근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하며 나는 행복지수에 관한 수업을

자주 진행한다. 행복의 조건에서 10대 아이들이 최고의 가치를 두는 건 공부나 가족,

사랑이 아닌 돈이다.

살면서 금전적인 문제로 인한 불행이 가장 크게 와닿다고 아이들은 말한다.

그리고 하우스 푸어에 대한 주제 수업에서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의 집 이야기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언제부터 우리의 행복에 경제적 조건이 일순위가 되었을까?

이야기가 시작되는 초대편 전에 이런 글귀가 있다.

 

"그리하여 우리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그 책이 훌륭한 책이라면 그 책을 읽기 전에

견주어 자신이 약간 달라졌다는 것을, 이전에 전혀 다녀본 적이 없는 낯선 거리를

지나가다 문득 새로운 얼굴들을 만난 것처럼 우리 자신이 변한 것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슐러 르귄 [어둠의 왼손]

 

아마 이 글귀를 나를 위한 글귀인 듯.

책을 읽기 전에 겁먹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 내렸다.

초대편을 읽으며 중국 요순시대 노인의 노래에서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영화에서 전쟁 중 평화롭고 한 가족처럼 지내는 동막골의

모습을 보며 촌장 어른에게 그들이 물었다. 어떻게 이러고 살 수 있냐고. 답은

간단했다. 잘 먹이면 된다고.

임금이 부럽지 않은 배부름과 평화는 빈부의 격차나 계급보다 모두가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부족함을 채워 상승효과를 누리는 것에 답이 있었다.

자율시장이란 의미가 이런 것도 포함되는지 모르겠지만 사회주의를 두고 찬, 반으로

의견을 펼치는 하이에크와 케인즈의 이론은 새로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전세계적으로 공황, 혼란, 침체 등 다양한 경제 위기가 나타나는 건 예전이나 지금이 별반

다를 것이 없고 그것을 극복해내는 과정 역시  답습된다는 생각이 든다.

자율 경제라는 표현으로 빈익빈 부익부의 격차로 양극화를 유지할 것인지 양극화 유지를

피하기 위한 시장 통제로 경제적 인간 노예를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답은 없다.

진실게임의 끝은 언제나 정답이 없는 법이니까.

자율이냐 개입이냐를 두고 펼치는 두 학자의 대화에 나 역시 고민이 생겼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누구를 위한 시장경제를 꿈꾸어야 하는지에 대해 오래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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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요 정원일기 - 어느 특별한 수목원의 기록
이영자 지음 / 샘터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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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생 광년이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꽃을 좋아한다.

그렇다고 부지런히 무언가를 가꾸고 키워내는 일을 잘하는 건 절대

아니다. 그저 보고, 느끼고, 표현하는 것만 잘할 뿐.

처음 "아침고요 정원일기 (이영자 지음, 샘터 펴냄)"를 만나고 읽기보다

사진보기에 더 집중하며 책을 대충 보고 며칠 고민을 하다 다시 읽기 시작

했다. 난 누군가의 정원을 엿볼 만큼 가꾸고 보듬는 일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글쓴이의 일기는 말그대로 하루하루 기록이다.

아침고요 정원의 365일을 꽃과 나무와 더불어 날씨의 변화를 꼼꼼하게 적어

어떤 기후에 무엇이 상하고, 어떤 바람에 꽃향기가 전해지는지를 일러준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커다란 정원을 선물한 멋진 남자이다.

이 선물로 그녀가 얼마나 힘들고 또 얼마나 뿌듯한지 책을 통해 이야기한다.

내가 아는 정원은 대부분 규모가 큰 집에 갖가지 나무와 꽃을 심어 가족을 위해

또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꾸며놓은 것 뿐인데 그녀의 정원은 만인의 정원

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는 그곳에서 사랑을 만나고 또 누군가는 추억을 마주할 것이다.

종종 드라이브를 할 때 지나쳤었는데 올 가을에는 그녀의 정원을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원에서 김을 매다 달려오는 그녀의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누고 싶고, 매표소에 앉은

그녀에게 시원한 음료수 한 잔을 선물하고 싶다.

화장실 청소를 하고, 식당에서 반찬을 만드는 그녀를 만나 허물없이 웃으며 정원이

참 아름답다 인사를 건네고 싶다.

그녀는 꼼꼼한 일기를 써내렸다. 아침고요 정원의 계절별 변화와 축제, 낮과 밤의 모습,

직원들이 고민해 만들어낸 아름다운 꽃밭들, 꽃의 이름과 색 그리고 꽃에 얽힌 다양한

정보 등을 할머니의 옛 이야기처럼 술술 풀어낸다.

문득 그녀의 남편은 그녀에게 큰 정원을 선물하고 어디서 무얼하는지 궁금해졌다.

혹 그녀를 꽃밭에 가두고 홀로 세상 여행에 심취해있는 건 아닌지...

그녀는 정원을 통해 인생을 배우고 위로와 희망을 얻는다 말하고 나는 고된 일에

지쳐 그녀가 나를 비롯한 누군가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는 정원을 내버리고 도망갈까

걱정을 한다.

꽃이 웃을 때 그녀도 웃고, 꽃이 울 때 그녀도 우는 것 같다.

자연과 함께 지내는 그녀의 삶이 내심 부럽기도 하다.

무릎 통증으로 보행의 즐거움을 잃었던 엄마가 제주도 갖가지 공원과 식물원을

살피며 뛰어다니는 모습을 봤을 때 놀람과 같은 경험을 한 시간, 그녀의 정원에서

나는 또 다른 희망을 얻었다.

가평 어디를 지날 때 나는 아침고요 정원 속 그녀를 떠올릴 것만 같다.

사람도 꽃도 나무도 보살핌이 관심이 필요하다.

종종 나는 그것을 잊는다.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소통을 위해 힘쓰는 나를 꿈꾸며 그녀의 이야기를

고이 접어 가슴 한 구석에 내려 놓는다.

희망이 꽃을 피우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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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담 & 싱어 : 매사에 공평하라 ㅣ 지식인마을 16
최훈 지음 / 김영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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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형평, 공평, 공익에 관한 이야기가 난무한다.

물론 난 이런 말들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하지만 대충 어떤 내용인지

알아둘 의무가 있다는 생각에 "벤담&싱어 매사에 공평하라 (최훈 지음,

김영사 펴냄)"를 만나 보기로 했다.

이 책은 김영사 - 지식인마을 시리즈 중 열여섯 번째 이야기이다.

 

 

표지 속 어항에는 각각 금붕어 한 마리가 들어있다.

넓은 어항 속 평화로이 헤엄을 치는 금붕어가 있는가 하면 자기 몸과 같은 크기에

어항 속에서 움직임 조차 어려운 금붕어가 있다.

둘 중 누가 행복한지는 알 수 없다. 단 공평하지 않은 그들의 환경만 보일 뿐.

공정한 사회, 윤리적인 삶 그리고 생명권리까지 다룬 <매사에 공평하라>는 어찌보면

딱딱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살짝 열어 본 책 속에는 의외로 재미있는 그림 표현들이 있다.

우선 읽어보는 걸로!

공리주의 창시자 벤담과 현대의 가장 영향력이 있는 공리주의자 싱어가 풀어내는 공평,

형평에 관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지식인마을 시리즈의 구성은 초대 - 만남 - 대화 - 이슈 순으로 이어진다.

이 책은 초대 부분에서 인간의 공평함을 영화 <에이리언> 과 함께 풀어낸다.

'사람이 육식을 하는 것과 에이리언이 사람을 잡아 먹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물론 그 둘은 단 고기가 먹고 싶다거나 혹은 식재료로 가축이나 인간을 삼은 것일 뿐이다.

그것을 두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단 우리가 인간이기에 인간을 먹이로

삼는 에이리언이 나쁘다 평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

만약 그들에게 옳고 그름에 대해 논하려면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된 후 논함이 옳을

것이다.

도덕이나 윤리를 따져 들어도 육식을 하는 선에서는 절대 공평한 대화나 협약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두 명의 공리주의자들이 말하는 공리주의 혹은 공평성은 판단하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 나의 잣대로 어떠한 일을 평가하는 것이 판단의 오류를 범하는 가장 큰 이유

인지도 모른다.

나는 종종 논술 수업을 진행하며 고전, 명작 비틀기 시간에 일반적 인물 평가가 아닌

주관적 평가를 하라 주문해본다.

예를 들어 <흥부전>을 읽고 흥부는 무조건 착하고, 피해자며 복을 받을 사람이라 평하는

객관적 평가를 비틀어 놀부가 흥부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재산을 한 푼도 주지 않고

내쫓아 가족을 이끌 힘을 키우게 했다 가정하고 누가 옳은 사람인지 논해보도록 한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나를 이상하게 보지만 무능력하고 가족을 책임지지 못하는 주제에

착하기만 한 흥부를 탓하는 사람이 지금껏 아무도 없었다는 것도 내 생각에는 이상하기

때문에 난 이 수업을 아주 좋아한다.

벤담과 싱어의 공평에 대한 이야기 역시 주관적인 눈으로 볼 때와 객관적인 눈으로 볼 때

그 답이 틀려진다.

개인주의로 인한 이익추구는 사회를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말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그런 개인들이 모여 사회가 더욱 더 발전할 수도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진다.

'이들이 내게 말하려는 공리는 무엇일까?'

 

 

천천히 생각해 보았다.

도덕과 윤리가 기본이 되는 선에서 추구하는 이익이 공리가 아닐까 하고.

지식인마을 시리즈 <매사에 공평하라>를 읽고 내가 느낀 공리는

매순간 생각을 말로 내뱉기 보다 상대의 입장을 생각한 후 나와 상대의

사이를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어떠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인 것 같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은 모호하다.

그리고 공리는 더욱 더 모호하고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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