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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크 ㅣ 에프 그래픽 컬렉션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에밀리 캐럴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평점 :
겨울이 살금살금 다가와 찬 기운을 잔뜩 머금은 12월이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12월은 이상하게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12월에 만난 이야기 중 표지가 다소 어두운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피크 (로리 할스 앤더슨 작가, f펴냄)"는 어둠 속에 그 보다 더 어두운 나무가 있고
나무 속에 여자의 얼굴이 새겨져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만나고, '혹시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잠깐 상상을 했었다.
고등학생이 된 멜린다는 학교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전엔 친했지만 지금은 친하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서 멜린다는 외로운 섬처럼 서있다.
그 사건 이후, 멜린다는 입술을 깨물어 뜯거나 누구하고도 말을 섞지 않는다.
아주 기본적인 소통 외에는 항상 혼자다.
중학생이었던 멜린다는 파티에서 강간을 당한다.
그 사실을 알리고 싶지만 어느 누구도 멜린다의 편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무섭고, 자신의
잘못으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에 혼자 꽁꽁 비밀을 감추고 지낸다.
그런 멜린다는 다음 과목은 형편없는 성적을 받지만 미술만 A를 받고 미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점점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고, 자신을 강간한 선배를 만났을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멜린다가
미술을 통해 표현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주제 나무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멜린다는 자신이 당한 일을 어느 누구도 당하지 않게 막고 싶다.
하지만 이미 등을 돌린 친구들은 그런 멜린다에게 관심이 없다.
멜린다의 경고문에 동의하는 친구들을 댓글에 멜린다는 용기를 얻는다.
그 놈이 멜린다를 찾아 학교 구석 비밀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번 만은 멜린다도 그 놈에게 지지 않고 맞선다. 소리를 내어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음을
정말 나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라는 걸 멜린다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때를 정확하게 알고
그 소리에 집중했다.
"싫어, 싫다고!'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화가 났고, 멜린다가 목소리를 내기를 계속 기다렸다.
친구들에게 조차 말하지 못했던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이겨내고
멜린다 스스로 걸어나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