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습니다 I LOVE 그림책
제프 뉴먼 지음, 래리 데이 그림 / 보물창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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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우울감이 뒤섞인 3월, 무언지 모를 허탈감에 빠져 의욕도 없고

감흥도 없다.

봄이 오고 있음은 맞는가?

.

.

때마침 마음을 달래줄 잔잔한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찾습니다 (제프 뉴먼 지음, 보물창고 펴냄)"는 글자가 없는 그림책이다.

그림을 보며 상황을 유추하고 느낌대로 이야기를 끌고 갈 수 있어 보는 내내

마음이 포근해진다.

 

 

비내리는 날 소녀는 길 잃은 강아지를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살금살금 아직 빗물이 떨어지는 몸으로 강아지 역시 털이 흠뻑 젖어 계단을 오르는 사이

물방울이 떨어진다.

 

 

낯선 소녀의 방으로 들어온 강아지는 소녀를 따라 움직이며 소녀가 잃은 강아지의 밥그릇에

밥을 먹고 소녀의 곁을 맴돌며 마치 소녀가 주인인양 따라다니다 밤이면 잠이 든다.

 

낯선 소녀의 방으로 들어온 강아지는 소녀를 따라 움직이며 소녀가 잃은 강아지의 밥그릇에

밥을 먹고 소녀의 곁을 맴돌며 마치 소녀가 주인인양 따라다니다 밤이면 잠이 든다.

 

그러다 소녀는 강아지의 주인이 강아지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초롱이. 소녀와 만난 강아지의 이름이 초롱이라고 한다.

소녀는 자신이 강아지를 잃었을 때가 생각나 주인에게 초롱이를 돌려준다.

 

 

홀로 길을 걷다 만난 또 다른 강아지.

이 강아지 역시 주인을 찾고 있는 모양이다.

 

그림책을 따라가는 내내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글자없는 그림책에 매력일 수도 있는 그림을 읽는 시간, 잃고 만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시간을 함께 하는 동안 허탈한 마음이 조금은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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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온도 - 얼어붙은 일상을 깨우는 매혹적인 일침
이덕무 지음, 한정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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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시작됐지만 봄의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뉴스 중심에선 마스크와 방역, 격리 등 우울한 단어들이 쏟아져 나왔고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며 의지할 어깨와 손을 내미는 사람들을 이야기에

싸늘한 가슴에 따뜻한 비가 내리는 기분이 들어 봄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 구석이 포근해진다.

읽어야할 책들 사이에서 물음표를 던지는 듯 무심하게 제목과 초록 열매 하나가

덩그라니 자리잡은 책 한 권이 나를 쳐다봐 읽기 시작했다.

 

"시의 온도 (이덕무 지음, 다산초당 펴냄)"가 그 책인데 가난한 서얼 출신인 그는

조선의 시인이다.

 

 

처음 읽기를 시작하며 나는 시인의 의도를 정확하게 알아내지 못했지만, 시를

읽는 내내 그가 타인에게 휘둘리지 않고 글을 썼다는 느낌이 들었다.

128편의 시들을 하나하나 읽어내리며 든 느낌은 궁핍하고 때론 다른 이에게 손가락질을

받았을지 모르는 그의 생활과 달리 그가 쓴 시들은 무언가 독특하고 개성적이었다.

 

때때로 그의 시는 소박하면서 담담했다.

이덕무의 시를 표현할 때, '동심의 시'라는 표현을 쓰곤 해서 그 말뜻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시를 마주하며 사람이나 사물 등을 솔직하고 감성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보고

그 표현의 뜻을 알게 되었다.

또한 그의 시는 뭐랄까... 일기처럼 그날의 일들을 짧게 정리한 듯해 읽는 내내 그날의

일들을 내가 함께 보는 듯하기도 했다.

소소하고 사소한 것들을 아름답고 가지있게 만드는 느낌... 그래서 그의 말들에 더욱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3월에 딱 맞는 시를 찾았다.

"봄날 우연히 쓰다

한 해 봄날 햇볕 온갖 나무 꽃피고

빈 산 흐르는 물 얼굴에 맑게 비치네

향기로운 풀 오려낸 듯 나비는 꽃가루 남기고

고요한 선비 마음 밝아 얽매인 것 없네

연기 자욱한 언덕 검은 엄소 음매음매

천진스레 제멋대로 발굽질하네"

 

내 눈으로 봄의 풍경을 보는 듯한 "봄날 우연히 쓰다"는 시골 마을 어느 산과

개천, 동산을 보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포근해진다.

내가 느낀 이덕무의 시의 온도는 싱그럽고 따뜻한 봄날같은 포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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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크 에프 그래픽 컬렉션
로리 할스 앤더슨 지음, 에밀리 캐럴 그림, 심연희 옮김 / F(에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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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살금살금 다가와 찬 기운을 잔뜩 머금은 12월이다.

한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12월은 이상하게 타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12월에 만난 이야기 중 표지가 다소 어두운 이야기가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스피크 (로리 할스 앤더슨 작가, f펴냄)"는 어둠 속에 그 보다 더 어두운 나무가 있고

나무 속에 여자의 얼굴이 새겨져있다.

처음 이 이야기를 만나고, '혹시 유령이 등장하는 이야기일까?' 잠깐 상상을 했었다.

고등학생이 된 멜린다는 학교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전엔 친했지만 지금은 친하지 않은 친구들 사이에서 멜린다는 외로운 섬처럼 서있다.

그 사건 이후, 멜린다는 입술을 깨물어 뜯거나 누구하고도 말을 섞지 않는다.

아주 기본적인 소통 외에는 항상 혼자다.

중학생이었던 멜린다는 파티에서 강간을 당한다.

그 사실을 알리고 싶지만 어느 누구도 멜린다의 편이 되지 않을 것 같아 무섭고, 자신의

잘못으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는 죄책감에 혼자 꽁꽁 비밀을 감추고 지낸다.

그런 멜린다는 다음 과목은 형편없는 성적을 받지만 미술만 A를 받고 미술 선생님의 도움으로

점점 자신을 표현하게 된다.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고, 자신을 강간한 선배를 만났을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던 멜린다가

미술을 통해 표현을 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주제 나무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멜린다는 자신이 당한 일을 어느 누구도 당하지 않게 막고 싶다.

하지만 이미 등을 돌린 친구들은 그런 멜린다에게 관심이 없다.

멜린다의 경고문에 동의하는 친구들을 댓글에 멜린다는 용기를 얻는다.

 

그 놈이 멜린다를 찾아 학교 구석 비밀의 방으로 들어왔다.

이번 만은 멜린다도 그 놈에게 지지 않고 맞선다. 소리를 내어 내가 잘못하고 있지 않음을

정말 나쁜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라는 걸 멜린다는 목소리를 내야 하는 때를 정확하게 알고

그 소리에 집중했다.

"싫어, 싫다고!'

 

이야기를 읽는 내내 나는 화가 났고, 멜린다가 목소리를 내기를 계속 기다렸다.

친구들에게 조차 말하지 못했던 수치스럽고 고통스러웠던 상황을 이겨내고

멜린다 스스로 걸어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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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에프 그래픽 컬렉션
닉 아바지스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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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표지가 재미있는 책 한 권을 만났다.

처음 표지 속에 강아지만 보고 동물에 관한 이야기인가 싶기도 한 이 책은

지구 최초 우주 여행자, 강아지 라이카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이카 (닉 아자지스 지음, 에프 펴냄)"는 구소련의 강제 노동수용소인 굴라크에서 재조사로 인해

외부로 나온 운명을 지배하는 사람, 세르게이의 등장이 첫 시작이다.

 

 

그는 지구 궤도를 도는 최초의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후 두 번째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릴 계획을

세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지만 오직 성공을 위해 달려야 하는 그는 연구에 몰두한다.

강아지들이 태어난 어느 집에서 주인은 일하는 여인에게 강아지를 없애라 말한다.

작은 곱슬이 쿠드랴프카가 탄생하고 자신들이 먹고 살기에도 힘든 상황이기에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사치라 강아지를 키워줄 만한 주인을 찾지만 아무도 선뜻 강아지를 키우겠다

나서지 않는다. 아이의 바른 인성을 위해 쿠드랴프카를 데리고 오지만 아이는 곧 귀찮아져

강아지를 버린다.

 

 

강아지는 길을 헤매다 붙잡히고 세르게이가 연구하는 연구소에서 각종 실험을 통해 우주

여행자가 된다.

 

 

인간의 연구에 동물을 사용하고 인간을 대신하여 우주 어느 곳을 누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다시 우리 곁에 올 수 없는 라이카. 세르게이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개의 죽음을 정당화할 만큼 커다란 무언가를 얻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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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 1 (한정판 양장 에디션)
박동선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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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겨울을 잇는 시간에 독서는 자극적이거나 우울한 소재보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좋다.

 

11월에 만난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1 (박동선 지음, 소담출판사 펴냄)"이

바로 그 흥미로운 이야기 중 하나였다.

 

 

혈액형으로 알아보는 성격을 시작으로 인간관계, 혈액형이야기, 쳐돌았군맨의

그림일기까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BO식 혈액형이 아닌 혈액형별 타입들이

재미있게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나도 모르게 혼자 킥킥 거리며 책을 읽었다.

 

 

관계형성에서 우리는 수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그 실수들이 쌓여 또 다른 관계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며 함께 하는 일들이

늘어난다.

"너 혈액형이 뭐야?"

"내 그럴 줄 알았지?"

"쪼잔한 놈..."

 

 

혈액형 때문이 아니라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에 대한 지식이 없어 생기는 오해들이

관계를 깨는 것이 아닌가 싶다.

상처받기 쉬운 예민하지만 솔직한 자유롭지만 예의가 있는....

타인의 양면을 볼 수 있는 시간이라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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