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에 있어서 가열한 무장들의 난세 센고쿠 시대(戰國時代, 15세기 중반 ~ 17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굵직한 인물들, 물론 한 둘이 아니겠지만 그래도 세 명의 임팩트한 인물을 꼽으라면, 저번에 시리즈로 소개했듯이 바로 전국시대 풍운아 '오다 노부나가'와 '도요토미 히데요시' 그리고 이런 전국시대를 종식시키고, 새로운 정권을 창출한 걸출한 인물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꼽을 수 있다. 이렇게 세 명의 인물만 알아도 아니, 어느 정도 이름은 들어봤을 이들의 역사는 바로 일본 역사상 가장 긴장감이 감돌던 변혁기를 좌지우지하며 한 편의 드라마처럼 화려하면서도 가열하다.

그래서 좀더 알고자 하는 일환으로 강호가 적립금 만료일에 맞추어 세 인물의 역사 만화로 포팅돼 나온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작품을 이미 컬렉을 했었는데, 그 마지막이 바로 우리에게 너무한 익숙한 대하 역사소설인 '대망' 되시겠다. 학창시절 때나 남자라면 '대망'을 읽어본 자와 안 읽어본 자로 나뉠 정도로, '대망'은 그 이름부터가 익숙한 책이다. 그런데 무려 32권이나 되는 이 역사소설은 가뜩이나 외우기 힘든 일본 지명과 이름들로 인해 노트에 필기하며 볼 정도로 많은 어려움을 주며 난공불락?의 역사소설이기도 했는데, 부끄럽게도 강호는 읽어보진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 여러가지 여건 때문에 그 말글이 아닌, 역사 만화로 포팅돼 나온 것을 접해 볼려고 컬렉했는데, 어떠할지는 모르겠다. 만화는 13권으로 되어 있어 소설책보다 분량이나 내용이 압축되어 있다. 그래도 '대망'의 맛을 어느 정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선 여기 13권의 '대망' 역사만화 실사를 구경해 보자.. ~













보시다시피 총 13권이다. 이 책의 형태는 반양장본으로 되어 있는데 안의 내용은 보통 300여 페이지나 돼 만화치곤 두께가 있지만 무겁지 않고 가벼운 편이다. 그래서 가지고 다니며 읽기에도 좋은 것 같다. 우선 이 역사만화는 '요코야마 미쯔데루'의 독립적인 작품이 아니라, 이미 언급했듯이 국내에도 번역 소개되어 열띤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하 역사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화로 재현한 것이다. 

즉 원작 소설 '대망'의 5만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충실하게 압축하여 원작의 내용과 작가의 문학 사상을 완벽하게 재현시키면서, 책 속에서 그려진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생활상을 그림으로 생생하게 보여 주어 읽는 재미와 이해를 배가시켰다는 소개다. 그런데 '전략 삼국지'로 유명한 요코야마 미쯔데루 만화 스타일이 고스란히 배어있어 다소 때꾼해 보이기도 하지만, 익숙하면 이것도 볼만하다. 앞선 '오다 노부나가'나 '도요토미 히데요시'와도 그림체는 같다. ㅎ

그리고 목차는 이렇다.

제1부 대망
제1권 동트기 전
제2권 이별
제3권 주인 없는 성
제4권 발걸음의 조절
제5권 형제의 술잔

제2부 웅비
제6권 운명의 별자리
제7권 도리이 스네에몬
제8권 낙일(落日)전후
제9권 정략(政略)

제3부 천하통일
제10권 인간으로서의 탑
제11권 돌풍 전야
제12권 반쪽만 남은 오동잎
제13권 전야(前夜)의 결단

일본 역사가 꼽는 임팩트한 인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대망'을 극화로 즐긴다.

이렇게 13권으로 '대망'의 역사 만화는 이루어져 있다. 이미 원작자인 야마오카 소하치는 이 작품을 통해 토호의 집안에서 태어난 이에야스가 어려서 부모를 여읜 후, 갖은 악조건 하에서 끊임없이 밀려오는 풍파를 헤쳐 나가면서 어떻게 주위의 강적을 쓰러뜨리고 병합하여 천하의 패권을 장악하기에 이르렀는가, 그 교묘하고도 노련, 치밀하며 비정한 행동의 전모를 예리한 작가적 관점으로 파헤치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건 만화이지 않는가? 그래서 역자는 원작을 번역하면서 노파심이기는 하나 두 가지 점을 우려했었다고 한다.

첫째는 '무려 17년 동안 신문에 연재된, 거의 5만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원작을 일상생활에 쫓기는 현대인이 읽기에는 시간적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문자를 통해서만 그려낸 일본의 복장, 가옥 구조, 무기, 전투의 모습, 나아가서 머리 모양이나 신발에 이르는 당시의 생활상을 이국인인 우리가 얼마나 실감 있게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이번에 만화로 재현한 작품을 번역하면서 이상과 같은 우려를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은 원작을 충실히 압축하고 완벽하게 재현시키며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것인데, 그렇기에 이 역사 만화 '대망'도 끌리는 이유다.

어차피 바쁜 일상에 쫓기는 현대인들이라면 뻑뻑한 말글에 힘들이지 말고, 여유롭게 이런 역사 만화를 읽으며 일본의 역사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을 터. 읽어야 할 필독서로 옥죄온 그 '대망'이 생생하게 펼쳐지니,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만나보자. 그런데 아무리 만화래도 뒷편에 지도와 인물과 계보를 보니 벌써부터 머리가 어지럽다.. 이것도 필기를 해야되남.. 아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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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렉터 - The Collecto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여기 묻지도 않고 따지도 않고 사람들을 무참히 죽이고 즐기는 살인마 하나가 있다. '쏘우'의 찍소는 이유라도 있었는데, 여기에는 그런 이유 조차도 안 보인다. 그는 아마도 싸이코패스일 터. 그런데 이놈의 취미가 참 악취미다. 콜렉터(Collector) 즉 수집가이긴 한데, 그게 어디 우표나 화폐 등을 수집하는 그런 일상의 하비가 아닌, 사람을 수집한다. 그것도 사람들을 죽기 일보 직전까지 몰아가며 한놈만 수집하는 것으로 그의 콜렉터는 '살인 수집'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 '콜렉터'는 아주 정공법으로 한 장르에 몰두하며 이 살인 게임을 즐기게 만든다. 복잡한 내용없이 한정된 공간인 '집'에다 각종 부비트랩을 설치해 놓고 사람들을 죽인다. 바로 피와 살육이 튀는 하드고어 무비답게 이 살육전은 정말 볼만했으니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마스크 뒤에 감춰진 공포 트랩 | 놈은 반드시 한 명만 수집한다!

새로 이사온 보석판매업자 ‘마이클’의 집수리를 의뢰 받은 ‘아킨’은 아내가 사채업자에게 빌린 빚으로 인해 사랑하는 딸까지 잃게 될 위기에 처해있다. 그는 보수공사의 대가로 받은 돈을 들고 사채업자를 찾아가 사정해 보지만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사채업자는 아내의 빚을 대신해 ‘아킨’에게 ‘마이클’의 집 금고에 있는 보석을 훔쳐오라는 제안을 하고 위기에 몰린 그는 어쩔 수 없이 가족여행을 떠난 ‘마이클’의 집에 몰래 숨어 들어간다. 조심스레 금고의 잠금 장치를 해제하고 있는 ‘아킨’. 모든 일이 생각보다 순조롭게 풀려 가고 있음에 안도하는 순간 집 안에 자신 이외에 또 다른 침입자가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되는데...



영화의 시놉을 보듯이, 줄거리는 참 간단하다. 보통 이런 호러 스릴러가 전개되는 방식은 살인마와 사투를 벌이는 그림으로 점철돼 있다. 여기 배우 '숀펜'을 닮은 듯한 인상차림의 한 남자가 있다. 집 수리공을 하며 살아가는 이 남자가 사채업자에게 빌린 돈으로 쪼들리고 가족까지 잃게 될 상황까지 몰리자, 그가 수리하던 대저택의 금고를 털게 된다. 야밤에 잠입해 간단히 털고 나올려고 했는데, 이게 간단치가 않다. 어디서 초죽음의 피투성이가 된 남자도 보이고, 욕조 안에서 피를 엄청 흘리며 살려달라는 여자도 보이고, 바로 이집 주인 부부다. 더군다나, 여기에 무슨 큰 금고 같은 곳에 노인도 갇혀 있는 등, 분위기가 살벌하게 심상치 않다.

'쏘우'와 같거나 다르거나, '부비트랩'의 살육전 '콜렉터', 속편을 기대한다.

그렇다. 바로 미친 살인마가 이 집에서 가열한 살육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여기 주인공 '아킨'은 이 사실을 눈치채고 이곳을 벗어나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죽음 직전까지 몰린 그들을 살릴려고 나름 도와주려 했지만, 그때마다 그 살인마가 설치해 놓은 부비트랩에 의해 그들은 하나 둘 처참히 죽어 나간다. 이집의 큰딸과 남친도 정사를 나눌려는 찰나 그렇게 임팩트하게 죽는다. 이를 목도한 남자는 너무나 무서운 이곳을 벗어나 간신히 밖으로 나왔지만, 이 집에 어린 딸이 있음을 보게 된 그는 그 어린 여자 아이만은 살리기 위해서 집에 다시 들어간다. 그리고 살인마는 그것을 눈치채고 이들을 잡아 죽이려 늑대같이 달려든다. 과연 그 남자와 여자 아이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 미친 살인마의 정체는 누구였을까? 그것은 바로 '아킨'이 아는 사람이었는데.. 영화 초반에 나온 사람이다. ㅎ

이렇게 영화는 살인마와의 사투를 그리고 있는 공포 스릴러물이다. 그런데 그 호러가 제대로 몰입감을 주며 긴장감을 선사한다. 즉 한정된 공간인 집에서 벌어지는 그림들이 꽤 집중도를 보이며, 각종 설치된 부비트랩에 의해 사람이 어떻게 덫에 걸려 죽어나가는지 슬래셔급으로 제대로 선을 보인다. 여기에다 죽음 직전까지 몰려 있는 사람들을 가두어 놓고 그가 가하는 신체 훼손이나 고문 등은 깔끄장할 정도로 임팩트가 있다. 마치 최고의 살인 게임을 선사한 '쏘우'시리즈를 보듯이 그런 장치적 쾌감을 선보이는데, 이런 류에 익숙치 않은 분들은 눈 뜨고 못볼 정도다. 이와 함께 <호스텔> 시리즈처럼 그런 하드고어 고문도 주를 이루었는데, 이를 연출한 감독의 스타일이 궁금해질 정도다.

감독은 '마커스 던스탠', 잘 모르는 영화계 사람이지만 그는 <쏘우>의 4, 5, 7편의 각본과 각색에 참여해서 이미 역량을 인정 받았고, 이번이 첫 장편 연출작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커스는 기존의 '쏘우'에서 보여주었던 방식을 좀더 노골적으로 이를 활용하며 하드고어를 보여주고 있는 거. 여기에다 사람을 수집한다는 살인마의 설정과 집에 설치된 각종 부비트랩을 통해서 색다른 긴장감의 호러적 재미를 선사했다 점에서 이채롭다. 물론 그가 참여했던 '쏘우'의 방식이 보이긴 하지만, 그 '찍소'와는 다른 여기 살인마 '콜렉터'는 살인 수집과 고문의 묘한 앙상블을 띄며 제대로 된 살육전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하드 고어물의 기본에 충실하게 한 장르만 파고 들어가 '부비트랩'의 살육전을 제대로 보인 '콜렉터'가 아닐 수 없는데, 과연 그 미친 살인 수집은 언제쯤 멈출지, 충분히 '쏘우'처럼 시리즈도 나간다면 다음 속편이 기대가 된다. 우선 둘의 사투를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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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 - Head
영화
평점 :
현재상영


 

한 편의 사회 고발성을 담은 한국 영화가 있어 나름 주목을 끌고 있다. 정작 많은 이들이 관람을 안해서 문제지,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관심을 못 받고 있긴 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마치 다음 달에 개봉하는 '모비딕'과 닮은 꼴이 느껴지는 게 장르는 스릴러의 양상을 띄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액션과 코미디를 버무린 스릴러다. 그렇기에 음모론의 실체에 다가가는 좀 무거운 영화 '모비딕'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특종에 목말라하는 사회부 초년병 열혈 여기자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정말로 박예진이 이렇게 많이 뛰고 온몸을 불사하며 나름 고생을 했으니, 흥행이 안되면 다소 억울할 듯 싶다. 그렇다면 이 영화 '헤드'의 실체 아니, 사건의 실체는 무엇인지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렇게 시놉을 보듯이 이 영화의 사건은 천재과학자의 충격적인 자살과 그의 시신 중 일부인 '머리'가 사라지면서 다소 임팩트하게 시작된다. 그런데 그 머리를 어느 퀵 서비스맨 홍제가 배달을 하다가, 흘러나온 피를 보고 김치인줄 알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김박사의 머리였던 거. 이에 깜놀한 그에게 어느 중년의 사내 백정이 접근해 그는 납치가 된다. 그때부터 류덕환의 고생은 시작된다. 팬티 차림으로 감금되고 육체가 토막날 지경까지 몰리는데, 이에 중년의 사내 백정은 머리를 어디에 숨겼는지 찾아내기 위해서 그의 누나인 홍주와 거래를 한다. 홍주는 이미 사고뭉치 동생의 센스로 그 머리를 입수하게 되었고, 백정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 어서 머리를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동생을 죽이겠다며 협박을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두 사람의 대결 국면으로 달린다. 한쪽은 머리를 어떻게든 찾아야하고, 한쪽은 머리를 가지고 동생을 구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감금된 퀵서비스맨 홍제가 탈출을 모색하며 영화는 세곳을 달린다. 특히 감금된 상황에서 백정한테 알바생으로 일하는 그 친구의 사이코스런 연기가 어떻게 보면 괜찮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촌극같아 영화의 감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거. 그러면서 사회부 선배기자 승완이 홍제를 도와주려다 도리어 위기에 처하는 등, 영화는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종국에는 홍주의 핸드폰으로 이런 현장을 생중계하며 전국민에게 쇼를 선보이는데.. 과연 이 사건의 실체는 무엇이고, 여기 두 남매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났을까? 특히 사회부 기자 홍주는 최고의 특종을 잡은 셈인데, 그렇다면 그 헤드라인 줄여서 '헤드'라 불리는 그 특종은 무엇이었을까?

아래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영화 속 캐릭터들 색깔은 있어 보이지만, 그중 백윤식 형님이 제일 나아 보인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사체 밀매업과 관련이 있다. 즉 보통 스릴러 영화들이 사회 고발성을 다룰 때 자주 쓰는 소재이기도 한 '장기밀매조직'과 관련된 이야기들, 이미 영화 <아저씨>도 그랬고 최근에 나온 <나는 아빠다>도 그렇고, 여기도 장기밀매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헤드'는 그런 장기밀매를 하는 이들이 조직이 아닌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백정'이라는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즉 그는 장례식장 사장님이자 장의사 출신인데, 그는 바로 '시체 브로커'라는 거. 즉 죽은 사체를 가지고 화장을 하기 전, 사람의 몸을 토막내서 팔과 다리, 얼굴과 가슴 등을 내다 판다는 거다. 즉 고기의 등급별 육질처럼 손은 얼마, 다리는 얼마, 얼굴은 얼마 식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김박사의 머리가 필요하다는 어느 고객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일이 터진 것인데,  이게 바로 현실에 있나 싶지만, 실제 우리나라를 벗어나 전세계적으로 이런 '인체 시장'은 암암리에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사회 고발극의 양상을 띄며 전개가 된다. 그런데 이게 진중함 대신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의도된 연출로 보면 편하지만, 그런데 이게 장르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느낌이 다분하다. 심지어 이게 스릴러인지, 아니면 액션 영화인지, 아니면 코미디인지 어느 것 하나 무람없이 전개가 돼 그 어떤 시너지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체를 썰고 살해 협박이 수시로 벌어지는 이런 장면에서도 웃길려는 영화의 강박이 애처로울 정도인데, 그래도 볼만한 요소는 있다. 수상한 장의사로 분한 '백정' 역의 백윤식이 제대로 카리스마를 보였다. 이분이 여기서 코믹을 맡을 줄 알았는데, 전혀 코믹하게 나오지 않고 사이코다운 변모로 여기자 홍주를 궁지로 몰며 최후의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시체 알바생도 함께.. 이 친구 연기는 정말 뭐라 해야할지.. 웃기자는 건지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려는 건지 좀 아쉽다.



(류덕환 다리를 썰기 전.. 조용히 해라.. 그러다 너 피X 싼다.. ㅋ)

아무튼 영화는 사회고발극으로 다가와 스릴러의 양상을 띄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을 보여주지 못한 마치 가쉽성 기사처럼 고발 '시트콤'을 보는 듯 조금은 가볍게 그려낸 독특함으로 다가온 영화 '헤드'다. 예진 아씨가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특종을 잡아 뛰었지만, 사라진 머리를 가지고 벌이는 목숨을 건 시체 브로커와의 한판 대결도 그렇게 극한의 맛은 떨어진다. 그래서 보고 나서도 무엇을 보았는지, 장르가 순간 안 떠오르는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사체 밀매'라는 어두운 사회적 고발 소재를 이렇게 색다른 코미디적 포팅으로 그려낸 것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결국 영화 자체가 그 이름 '헤드'처럼 특종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아직도 이 세계에 '인체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만 해도 그게 바로 '헤드'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머리는 값이 얼마나 나갈까요? ㅎ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200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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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
류진운 지음, 김재영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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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중국 현대문학의 또 다른 인기 작가이자 신사실주의 기법으로 중국인들의 삶과 인생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류전윈'(劉震云), 기존의 위트와 해학으로 점철된 '위화'나 어떤 풍자와 문학적 수사를 함께 펼치는데 일가견이 있는 '쑤퉁'의 연장선에서, 아니면 색다르게 끌리는 매력 때문에 현재 강호가 읽고 있는 작가가 바로 '류전윈'이다. 이미 '일지계모'를 뜻하는 <닭털 같은 나날>이라는 중편집 3편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의 매력을 봤다면, 이번에 두 번째로 읽게 된 <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은 긴 호흡으로 달리는 장편소설이다. 보통 300여 페이지에서 더 나아가 600여 페이지 가까운 이 이야기 속에는 중국의 근˙현대사가 숨쉬고 있고, 그 속에서 인민들의 일상과 인생, 대물린 원한과 복수, 그리고 음모와 배신으로 점철된 죽음이 매 편마다 펼쳐지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것은 바로 유구한 역사 속에서 관제화되고 고착화 된 인민들 속에 내재된 중국에서 진정한 서민을 가리킬 때 쓰는 말 '라오바이싱'(老百姓)의 역사가 여기 이야기에서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공된 것이 아닌, 날것 그대로의, 실상에 가까운 역사라는 점에서 장편소설 '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의 의미는 깊다. 그렇다면, 그들에게 가열하게 펼쳐진 '라오바이싱'의 역사는 어떠했는지, 그 이야기 속으로 잠시 들어가 보자.



'제1부 촌상의 피살 - 민국 초년'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여기서 '민국 초년'이라 함은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무너지고 쑨원이 중화민국을 세운 1912년 이후 한동안'을 말한다. 그렇기에 시대적 배경은 어느 정도 감이 온다. 20세기 초 서구열강의 외세 속에서 당시 중국도 그리 순탄치 않았는데, 여기 마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건 아랑곳하지 않고 살아갈 뿐이다. 그러면서 여기 어느 한 마촌에 쑨씨네와 리씨네로 대표되는 두 지주 집안이 있다. 저 먼 할아버지대부터 대물린 원한이 고스란히 이어져 내려와 이들은 그 지역에서 촌장 자리를 두고 서로 음해하며 가열하게 살육전을 벌인다.

그러던 어느 날 쑨라오위엔의 아들이자 촌장 쑨뎬위엔이 목 졸려 죽게 되고, 그 범행은 리라오시의 살인청부라는 게 밝혀지면서 쑨씨는 양아들 '쉬부나가'를 사주해 리라오시를 죽이려 하다가 실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 살수 과정에서 놀라서 죽게 된 리라오시. 이어서 물려받은 촌장자리는 리라오시의 아들 '리원나오'가 맡게 된다. 하지만 그마저도 비적들에게 죽임을 당하며 다음 촌장자리는 쉬부나가가 잡게 되고, 부촌장은 쑨라오위엔의 조카 쑨마오단에게 돌아간다. 이렇게 이들 두 집안은 촌장 자리를 놓고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대물린 원한에 방점을 제대로 찍는다. 그 넘의 감투가 무엇이길래.. ㅎ

두 지주 집안의 대물린 원한에서 시작된 이야기, 아주 제대로다.

'제2부 귀신이 오다 -1940년'에서는 세월이 20여 년이 흘러 중국의 안팎이 화약고 상황에서 이들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 뒤에 자란 자식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죽은 촌장 쑨뎬위엔의 아들 '쑨스건'은 팔로군의 중대장으로, 죽은 리원나오의 동생이자 앞으로 이야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인 '리원우'의 아들 '리샤오우'는 국민당 중앙군의 중대장으로, 그리고 한 성질하는 '쑨마오단'은 일본군 앞잡이 경비대 소대장으로 지내며 이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즉 이들의 세 세력을 충돌시키면서 일본군을 소탕하려는 팔로군과 중앙군의 암중모색이 디테일하게 펼쳐진다. 여기에다 부촌장을 오랫동안 해왔던 '루헤이샤오'의 아들이자 비적떼 수장인 '루샤오투'까지 이들 세력과 충돌하면서 수많은 이들이 죽음을 맞게 된다. 일본군이 팔로군과 중앙군의 잔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죄도 없던 양민들의 대학살은 물론이요, 일본군 앞잡이 노릇을 한 쑨마오단은 칼로 난도질돼 창자가 다 튀어나와 죽게 되는 등, 여기 '귀신이 오다' 편은 말 그대로 죽음의 귀신이 강림한 듯 정점을 찍는다. 누가 죽고 누가 사느냐는 읽어보면 알터.. ㄷㄷ



'제3부 해방 -1949년'은 장제스의 국민당을 물러나게 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된 공산당이 집권하는 시절로, 바로 '해방'이라는 위명하에 가열한 '지주 탄압'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물론 앞선 이야기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몫으로, 지주로 몰린 자와 그들을 탄압하는 이들만이 존재할 뿐, 전면적인 토지 개혁을 단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투쟁대회가 신날하게 그려진다. 여기서 핵심인 두 인물이 나오는데, 이들은 이 이야기의 중반 이후 주인공 격으로 바로 소작농의 아들인 '자오츠웨이''라이허상'이라는 인물이다. 먼저, 득세한 공산당에서 공작원 '자씨'가 나서서 지주 탄압을 주도하지만 시원찮은 탄압으로 뭇매를 맞고, 이어서 온 '판씨'라는 인물이 빈봉단의 단장인 '자오츠웨이'와 부단장인 '라이허상'을 이끌고 지주탄압에 들어간다.

리씨 집안의 대들보 같은 존재인 지주 '리원우'가 어떻게든 이런 상황에서 버티는 가운데, 그를 먼저 탄압해 들어가 결국 그 집안을 숙대밭으로 만들어 버린다. 조카인 '리칭양'과 '리빙양'은 간신히 도망쳤지만, 이어서 과거 촌장이었던 쉬부다이와 한떼 비적떼 수장이었던 루샤오투까지 비판 대상이 되며 이들도 도망을 친다. 그러면서 한때 중앙군 중대장으로 활약하며 지금은 도망자 신세가 된 '리샤오우'의 잔류군에 합류를 하며 공산당에 맞서기로 한다. 하지만 들이닥친 해방군에 의해서 그들은 모두 전멸하다시피 죽는다. 리빙양만 살아남은 채로, 공산당 해방군의 소탕작전에 그들은 그렇게 죽은 것이다.

'제4부 문화혁명 - 1966년 ~ 1968년' 에서는 60년에 대기근을 일어서고 '4구 타파와 4신 정립' 운동의 기치를 내걸며 마오쩌둥의 업적?중 하나인 '문화대혁명'이라는 파고 아래 설립된 세 개의 사상적인 전투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즉 그들 조직 세력 간에 벌어지는 파벌과 다툼 속에서 죽어 나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또 보게 되는데, 앞선 두 인물 바로 '자오츠웨이' '라이허상'이 역시 주인공이다. 자오가 만든 전투대는 '악미잔 전투대'고, 라이가 만든 건 '편향호산행 전투대', 그리고 기름 장수를 하다가 마오의 어록을 너무나 잘 외운 재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리후루'가 만든 전투대가 하나 더 있었으니 이름이 꽤 길다. '마르크스·레닌주의 및 마오쩌둥 사상 수호 조반단'이 바로 그것이다. 이렇게 이들 3개의 전투대간의 음모와 배신, 그리고 이합집산을 통해서 전개가 되는데, 마치 위·촉·오로 대표되는 '삼국지'라 보면 편하다. 아니면 어디 무슨 조폭들의 세력 다툼 같기도 한 게, 이들의 물고 물리는 상황이 꽤 드라마틱하게 전개가 된다.

물론 주 세력인 '자오'와 '라이'의 두 파벌 전투대가 서로를 '주전파'라고 몰아세우고 싸우며 전개된다. 이후 '정권 탈취'의 기치를 내세우고 결판을 내기에 이른다. 바로 그 지역의 현 위원회를 접수하겠다는 것인데, 그 와중에 리후루가 이끄는 조반단 파벌이 박쥐처럼 행동하며 정세를 따지고 든다. 결국 한 번의 난투극에서는 자오 측이 승기를 잡았지만, 두 번째 벌어진 탈취 과정에서는 '자오' 측이 무너지며 결국 그 지역의 정권은 '라이허상'에게 넘어가게 된 거. 그런 과정에서 논공행상을 통해서 서로 반목이 생기더니, 두 '웨이'씨에게 자리가 돌아가고, '문화대혁명'이 막을 내려도 또 다른 권좌의 이동은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연대기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노란 꽃'은 죽음의 꽃, 그 속에는 '라오바이싱'의 역사가 생생히 담겨 있다.

이렇게 이 장편소설은 긴 호흡으로 달려온 하나의 가열한 서사적 이야기다. 쑨씨와 리씨로 대표되는 두 지주 집안의 대물린 원한에서 시작된 이 이야기는 결국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며 끝나지 않는 진행형으로 갈무리된다. 그 속에서는 중국의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날것 그대로의 실상에 가까운 인민들 아니 토속적인 '라오바이싱'의 역사가 내재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목에도 있듯이 '고향'이라는 어감이 주는 친근함이나 따스함과는 거리가 먼, 언제나 욕설과 폭력과 음모와 배신과 죽음이 난무하는 그곳은 낯선 고향으로 다가오기도 하다. 그렇기에 그들이 맞이하게 되는 죽음까지도 낯설기도 한데, 그렇다고 생소한 것은 아니다. 역사가 그러했듯이.. 한마디로 이 소설은 '라오바이싱'의 역사에 희생당한 수많은 이들을 그려낸 죽음의 연대기와 같은 것이다.

그것은 바로 제목에서 알 수 있다. 언급된 '노란 꽃'은 중국 민속학 자료에 의하면 '근대에 들어와 중국의 장례 풍속이 서구의 영향을 받아 간소화되면서, 죽은 자와 작별하거나 망령을 추모할 때 왼쪽 가슴에 자그마한 노란 꽃 한 송이를 다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므로 '노란 꽃'이란 '죽음의 꽃'을 말하고, 이 소설의 제목을 '고향 마을 죽음의 연대기'라고도 풀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소설은 바로 사람의 죽음에 대해서 가열하게 다루고 있다. 그 기법은 일정한 역사적 사건과 조건 속에서 우연과 필연을 서로 맞물리게 빚어내며 그 죽음이라는 일상적인 현상을 제대로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신사실주의 작가로 대표되는 류전윈, 그만이 풀어내는 날것 그대로의 '라오바이싱'의 역사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 이야기에는 그런 죽음만이 점철된 것은 아니다, 중국 특유의 풍자와 블랙유머, 토속성과 역사성 그리고 그로테스크한 매력까지 품고 있어 총체적인 재미까지 선사하고 있다. 물론 중심이 되는 건 결코 쉽지 않은 과거지사에 얽힌 대물린 원한의 이야기가 있다는 점과 그러면서 그 '라오바이싱'의 역사 속에서 시작된 도미노 같은 죽음의 연대기가 펼쳐지고, 또 그것을 이렇게 손쉽게 드라마틱하게 풀어낸 작품도 드물다. 그래서 '류전윈'의 첫 장편소설 작품인 '고향 하늘 아래 노란 꽃'.. 오래도록 기억이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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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명장 관우 - The Lost Bladesm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중국 역사 고전물 중에서 단연코 인기가 제일 많은 걸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삼국지'일 것이다. 소싯적 누구나 한두 번씩 접해봤을 아니, 국내 작가들의 완역본이라는 홍보로 판에 찍듯이 10권 세트로 나온 나관중의 삼국지는 최고의 베스트셀러로써 아직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진수의 정사 삼국지가 아닌 픽션이 가미된 '삼국연의', 어쨌든 수학 정석이 '집합'부터 시작하듯 '도원결의'부터 시작되는 삼국지는 동양인이라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교과서적 역사 판타지자, 특히 남자들에게 있어서는 충과 의를 주입시키는 덕후스런 흥미만점의 고전으로 아직도 자리매김하고 있는 거. 이미 삼국지 관련 드라마가 90년대에 2010년에는 '신 삼국'으로 재탄생했고, 영화로는 조자룡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삼국지:용의부활>이나 조조 대군에 맞선 오와 촉 연합군의 가열한 전투 <적벽대전1,2>를 비롯해서 유명한 코에이 삼국지 게임까지, 이렇게 삼국지는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고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수많은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삼국지기에 어느 하나의 에피소드만 봐도 끌리는 게 당연한데, 그런 점에서 이번에 나온 <삼국지: 명장 관우>의 이야기는 바로 삼국지 최고의 인기 장수 캐릭터인 관우의 일생을 담고 있다. 그렇다고 그 일생이 '용의 부활'처럼 일대기식이 아닌, 198년 하비성 전투 이후 조조에게 붙잡혀 휘하로 들어가게 된 관우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펼쳐낸다. 바로 유비 형님과 떨어져 지내며 조조의 보호?아래 잘 지내지만, 러브콜을 마다하고 그곳을 도망쳐 유비 형님께 한달음에 달려가기 위해서 5개 관문을 통과하며, 6명의 장수들을 엣지있게 무찔렀다는 오관돌파의 '오관참육장' 고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바로 '삼국지: 명장 관우'다. 그리고 그 관우 역에는 '엽문' 시리즈 등, 자신만의 무술 액션 실력을 고수하고 있는 '견자단'이 맡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미 유명한 배우기에, 그래서 더욱더 끌리기도 한 것인데, 그렇다면 견자단이 그린 '관우'는 어땠을까? 먼저 영화의 시놉시스는 이렇다.

거대한 운명을 결정짓는 역사 속 가장 비장한 전투가 온다!

늑대의 용맹함과 양의 마음을 가진 영웅, 관우(견자단). 하비성 전투 후 조조의 휘하에 들어가게 된 관우. 술 한잔이 식기 전에 적의 장군들을 물리치는 용맹함과 백성들을 살피는 세심함으로 조조의 군에서조차 존경의 대상이 된다. 조조(강문)의 신임이 더욱 커가던 어느 날, 도원결의로 맺어진 주군 유비의 생사 소식을 확인하게 되는데.. 형제에서 칼을 품은 적으로.. 관우를 절대 돌려 보낼 수 없다! 적토마를 선물하며 자신의 휘하에 두고 싶어하는 조조는 관우를 회유하지만 관우의 결심은 변하지 않는다. 그를 다시 적으로 돌리기엔 너무나 위험한 조조와 주군 유비에게 돌아가야만 하는 관우, 유비에게 돌아가는 길은 하후돈의 장수 진기를 비롯해 조조의 신임을 얻는 장군들이 버티는 5개의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관운장으로 분한 견자단 형님, 그에 앞엔 적이란 없다. 어서 비키라 카이~~)

이 영화는 삼국연의에서도 재미난 에피소드 중 하나인 전체 이야기 구도에서 중반으로 넘어 가기 전 1/3쯤에 해당하는 조조에게 잡힌 관우를 조망하고 있다. 이 대목부터가 사실 끌리는 지점이기도 하다. 진수의 삼국지 정사 기록에도 나오지만 조조에게 잡혔다는 관우를 후대에 나온 나관중의 삼국연의는 최고의 인기 장수인 '관우'에게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에 대한 딜레마를 부여하며 그를 무장의 신으로 승화시켰다. 이미 동탁 진영의 최고의 장수 '화웅'을 술이 식기 전에 단칼에 무찌른 그였기에, 또 원소군의 대장군 '안량'마저도 저승으로 보낸 그였기에, 오관에 버티고 있는 조조의 휘하 장수들과 대결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조조가 풀어주고 그냥 보냈다는 선심성 처사가 있었다지만, 이를 뒤늦게 안 장수들은 그를 막아보려지만 중과부적, 역시 관우는 무장의 신답게 오관을 돌파한다.


(오관돌파에 희생당한 6명의 장수들, 실제 역사는 그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오관돌파' 관우의 활약상과 고뇌를 중점으로 그린 삼국지 무비 '명장 관우'

위처럼 나름의 포스를 갖춘 그들이었지만, 동령관 관문을 시작으로 이들은 관우 앞에서 추풍낙엽 신세, 관우로 분한 견자단이 예의 그 무술 액션 실력을 뽐내며 손발이 아닌 이번에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이들을 물리친다. 독침을 맞는 와중에 달려드는 패거리들도 그에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제 견자단의 무술 실력이 제대로 나오고 있는 것인데, 이렇게 오관을 코에이 게임처럼 미션을 수행하듯 돌파하며 다시 조조와 맞닥뜨리며 위기에 처한 관우, '왜 나를 이리도 못살게 구느냐, 난 어서 형수님을 모시고 가야 된다, 다시 길을 열어달라'는 그 제안에, 이번 영화에서 아주 인간적이며 대인배스럽게 나온 조조는 그와의 간담상조한 전례를 생각하며 그를 보내고 만다. 그리고 조조는 20여 년 뒤 오나라 '여몽'에 의해 사로잡혀 죽게 된 관우의 관을 새롭께 짜며 그만의 아우라를 꼽씹어 보더니 진정한 충절의 무장 '관우'를 되새긴다.

이렇게 영화는 관우의 생과 사 아니, 오관돌파를 중점으로 한 관우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 오관돌파의 액션을 기본으로 해서 견자단식의 무술 액션이 빛을 발하며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했다고 하지만,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크다고는 할 수가 없다. 견자단 무술 액션에 청룡언월도가 가미됐을 뿐, 새로운 건 없다. 어찌보면 그것보다는 더욱 인간적인 고뇌에 애써 휩싸이게 만든 흔적이 엿보인다. 형수님과의 잠깐 러브?에 빠진 뻘한 상황을 그리면서 여기 조조와의 관계 묘사를 중점으로 더욱 어필한 느낌이 크다. 특히 조조 역을 맡은 '강문'이 돋보일 정도로, 기존의 간웅 조조가 아닌 대인배적 조조의 새로운 면을 부각한 것도 눈에 띈다. 조조 중심의 삼국지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ㅎ

결국 영화는 전체적으로 '용의 부활'이나 '적벽대전'처럼 스케일이 크지는 않고, 그런 스케일 보다는 '무간도'를 연출한 맥조휘 감독의 스타일인지 몰라도, 관우의 고뇌를 더욱 돋보이게 할려는 조금은 감상적인 액션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게 주인공 '관우'라는 캐릭터 그 자체 보다는 견자단이 거기에 완벽하게 빙의돼지 못하게 다가온 건 왜일까? 조조 역을 멋지게 소화한 '강문'은 나름 포스를 보여주었는데 말이다. 그것은 견자단이 외견상, 우리가 믿거나 말거나 식으로 굳어진 8척 관우의 모습과 달라서일까? 견자단 형님은 확실히 짧은 느낌이 있다. 물론 황비홍 이연결보다는 좀 낫지만서도.. ㅎ



이것이 중국 원판용 포스터다. 보시라.. 무언가 언밸스런한 게 좀 아니지 않는가? ~
기럭지도 그렇고, 얼굴에서 관운장 포스가 임팩트하게 묻어나지 않는다. 죄송스럽게도..



차라리 중드에 나온 94년작 '삼국연의'와 2010년 '신 삼국'에 나온 관우의 모습이 더 와 닿는게 사실이다.
저 눈매하며 수염빨이 어울려 보이는 게 흡사 둘이 닮아 보이지만, 서로 다른 배우다.



'신 삼국'에서 나온 관운장의 일기당천의 모습.. 이게 레알이다. ㅎ



이것은 영화 '적벽대전1, 2'에 나온 도원결의 삼총사들, 여기선 '관우'가 앞선 중드보다 못한 느낌이지만, 이분도 나름 호연을 펼쳤던 기억이 난다. 물론 영화에서 주인공은 제갈량으로 나온 금성무와 주유 역의 양조위 둘이 중심이었지만.. ㅎ


(황석영 삼국지 앞면에 나온 관우 인물과 프로필,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관우는 이 모습이다. ㅎ)


견자단이 분한 '명장 관우', 또 다른 삼국지 무비로 기억되다.

아무튼 '삼국지 : 명장 관우'는 삼국지의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관우와 관련돼서 중반 전에 조조에게 잡힌 부분을 발췌해 만든 역사 무협 영화다. 영화의 지점이 '오관돌파'라는 에피소드이기에 액션이 필요했고, 그래서 무술 액션의 일가견이 있는 '견자단'을 영입해서 그 액션의 방점을 찍으며 호쾌한 액션을 선보였다. 그것만 봐서는 분명 볼만했지만, 영화는 제목처럼 진정한 '명장 관우'를 살리지 못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즉 관우와 견자단이라는 두 인물이 상반되게 공존한다는 느낌 때문일까? 그게 비록 우리에게 익숙했던 관우의 모습과 달라서일 수도 있지만, 고뇌하는 관우의 모습도 그렇고, 영화 속 관우는 그 자체보다는 그냥 견자단의 모습으로 일관된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다소 무리수 같은 느낌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이다. 물론 다르게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래도 관우는 아직도 神으로 추앙받고 있으니, 이런 영화도 그런 일환의 한 방편으로 보면 될 터. 
제목부터가 벌써 '명장 관우' 아니겠는가.. 실제 역사에서 어떠했는지는 떠나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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