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 - Hea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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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사회 고발성을 담은 한국 영화가 있어 나름 주목을 끌고 있다. 정작 많은 이들이 관람을 안해서 문제지, 이런 영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관심을 못 받고 있긴 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마치 다음 달에 개봉하는 '모비딕'과 닮은 꼴이 느껴지는 게 장르는 스릴러의 양상을 띄고 있다. 하지만 이건 액션과 코미디를 버무린 스릴러다. 그렇기에 음모론의 실체에 다가가는 좀 무거운 영화 '모비딕'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한마디로 특종에 목말라하는 사회부 초년병 열혈 여기자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정말로 박예진이 이렇게 많이 뛰고 온몸을 불사하며 나름 고생을 했으니, 흥행이 안되면 다소 억울할 듯 싶다. 그렇다면 이 영화 '헤드'의 실체 아니, 사건의 실체는 무엇인지 시놉시스는 이렇다.




이렇게 시놉을 보듯이 이 영화의 사건은 천재과학자의 충격적인 자살과 그의 시신 중 일부인 '머리'가 사라지면서 다소 임팩트하게 시작된다. 그런데 그 머리를 어느 퀵 서비스맨 홍제가 배달을 하다가, 흘러나온 피를 보고 김치인줄 알았지만 그것은 정말로 김박사의 머리였던 거. 이에 깜놀한 그에게 어느 중년의 사내 백정이 접근해 그는 납치가 된다. 그때부터 류덕환의 고생은 시작된다. 팬티 차림으로 감금되고 육체가 토막날 지경까지 몰리는데, 이에 중년의 사내 백정은 머리를 어디에 숨겼는지 찾아내기 위해서 그의 누나인 홍주와 거래를 한다. 홍주는 이미 사고뭉치 동생의 센스로 그 머리를 입수하게 되었고, 백정은 그녀에게 전화를 해 어서 머리를 가져와라.. 안 가져오면 동생을 죽이겠다며 협박을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두 사람의 대결 국면으로 달린다. 한쪽은 머리를 어떻게든 찾아야하고, 한쪽은 머리를 가지고 동생을 구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감금된 퀵서비스맨 홍제가 탈출을 모색하며 영화는 세곳을 달린다. 특히 감금된 상황에서 백정한테 알바생으로 일하는 그 친구의 사이코스런 연기가 어떻게 보면 괜찮기도 하지만, 때로는 너무 촌극같아 영화의 감흥을 떨어뜨리기도 했다는 거. 그러면서 사회부 선배기자 승완이 홍제를 도와주려다 도리어 위기에 처하는 등, 영화는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면서 종국에는 홍주의 핸드폰으로 이런 현장을 생중계하며 전국민에게 쇼를 선보이는데.. 과연 이 사건의 실체는 무엇이고, 여기 두 남매는 어떻게 이 위기를 벗어났을까? 특히 사회부 기자 홍주는 최고의 특종을 잡은 셈인데, 그렇다면 그 헤드라인 줄여서 '헤드'라 불리는 그 특종은 무엇이었을까?

아래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길...








(영화 속 캐릭터들 색깔은 있어 보이지만, 그중 백윤식 형님이 제일 나아 보인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사체 밀매업과 관련이 있다. 즉 보통 스릴러 영화들이 사회 고발성을 다룰 때 자주 쓰는 소재이기도 한 '장기밀매조직'과 관련된 이야기들, 이미 영화 <아저씨>도 그랬고 최근에 나온 <나는 아빠다>도 그렇고, 여기도 장기밀매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헤드'는 그런 장기밀매를 하는 이들이 조직이 아닌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백정'이라는 인물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즉 그는 장례식장 사장님이자 장의사 출신인데, 그는 바로 '시체 브로커'라는 거. 즉 죽은 사체를 가지고 화장을 하기 전, 사람의 몸을 토막내서 팔과 다리, 얼굴과 가슴 등을 내다 판다는 거다. 즉 고기의 등급별 육질처럼 손은 얼마, 다리는 얼마, 얼굴은 얼마 식으로 장사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에게 김박사의 머리가 필요하다는 어느 고객에게 그것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일이 터진 것인데,  이게 바로 현실에 있나 싶지만, 실제 우리나라를 벗어나 전세계적으로 이런 '인체 시장'은 암암리에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이 영화는 사회 고발극의 양상을 띄며 전개가 된다. 그런데 이게 진중함 대신 코믹적인 요소가 들어가 다소 무게감이 떨어진다. 의도된 연출로 보면 편하지만, 그런데 이게 장르의 부조화를 일으키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선보이지 못한 느낌이 다분하다. 심지어 이게 스릴러인지, 아니면 액션 영화인지, 아니면 코미디인지 어느 것 하나 무람없이 전개가 돼 그 어떤 시너지를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시체를 썰고 살해 협박이 수시로 벌어지는 이런 장면에서도 웃길려는 영화의 강박이 애처로울 정도인데, 그래도 볼만한 요소는 있다. 수상한 장의사로 분한 '백정' 역의 백윤식이 제대로 카리스마를 보였다. 이분이 여기서 코믹을 맡을 줄 알았는데, 전혀 코믹하게 나오지 않고 사이코다운 변모로 여기자 홍주를 궁지로 몰며 최후의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시체 알바생도 함께.. 이 친구 연기는 정말 뭐라 해야할지.. 웃기자는 건지 사이코패스의 전형을 보여주려는 건지 좀 아쉽다.



(류덕환 다리를 썰기 전.. 조용히 해라.. 그러다 너 피X 싼다.. ㅋ)

아무튼 영화는 사회고발극으로 다가와 스릴러의 양상을 띄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을 보여주지 못한 마치 가쉽성 기사처럼 고발 '시트콤'을 보는 듯 조금은 가볍게 그려낸 독특함으로 다가온 영화 '헤드'다. 예진 아씨가 그렇게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특종을 잡아 뛰었지만, 사라진 머리를 가지고 벌이는 목숨을 건 시체 브로커와의 한판 대결도 그렇게 극한의 맛은 떨어진다. 그래서 보고 나서도 무엇을 보았는지, 장르가 순간 안 떠오르는 기분도 들지만, 그래도 '사체 밀매'라는 어두운 사회적 고발 소재를 이렇게 색다른 코미디적 포팅으로 그려낸 것도 드물지 않을까 싶다. 결국 영화 자체가 그 이름 '헤드'처럼 특종을 잡지는 못하겠지만.. 아직도 이 세계에 '인체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만 해도 그게 바로 '헤드'가 아닐까 싶다.

당신의 머리는 값이 얼마나 나갈까요? ㅎ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820057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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